에릭 김 굿워터캐피털(Goodwater Capital) 대표는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5에서 “한국은 글로벌 혁신 기업이 탄생하는 최적의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쿠팡에서 토스까지: 한국 대표 스타트업 투자 경험과 창업자를 위한 조언’을 주제로 한국 시장의 경쟁력과 투자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굿워터가 왜 한국에 지속적으로 주목하는지를 설명했다.
굿워터는 실리콘밸리에 기반한 벤처캐피털로 45억 달러(약 6조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며 컨슈머테크에 주력 투자하고 있다. 한국을 전략적 중요 시장으로 보고 투자해온 김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보여주는 빠른 성장성과 독보적인 소비자 중심 혁신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혁신 기업의 중심지로 부상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높은 인구 밀도와 촘촘한 소비자 기반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김 대표는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 아니라 아마존이 미국의 쿠팡이라고 표현하며 쿠팡이 한국이라는 독특한 시장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다. 빠른 인터넷 환경과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그리고 디지털 친화적인 소비자들은 한국이 기술 기업에게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이를 빠르게 일상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기술 기업의 빠른 확산과 검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우수한 과학기술 교육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한국이 과학과 수학 교육에서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와 중국과 함께 글로벌 5대 과학기술 교육 강국으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인적 자원이 창의적인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로 이어지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굿워터가 투자한 주요 기업 사례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먼저 설립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쿠팡에 2011년 투자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쿠팡의 성공 비결을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기술 혁신을 꼽았다. 그는 “로켓배송과 같은 독보적인 배송 시스템과 끊임없이 개선되는 서비스 경험은 고객들이 ‘와우’라고 외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기술 기업의 성장은 마치 스노우볼과 같아 한번 시작하면 점점 더 빠르게 성장한다”며 쿠팡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압도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투자 기업인 토스의 성공은 ‘디자인’의 힘에 있다고 봤다. 토스는 단순히 UI/UX 디자인을 넘어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반적인 경험을 디자인하고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동시에 직관적인 사용성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삶을 훨씬 편리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지역 기반 커뮤니티 문화 형성에 성공한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당근마켓은 거래라는 기능을 넘어서, 사용자 간의 신뢰와 교류를 기반으로 지역 사회의 연결을 촉진하는 플랫폼” 이라며 “매너 온도와 같은 기능은 이러한 문화를 강화하고 사용자가 서비스에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근마켓은 기술보다는 사람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관계와 공동체를 형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