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AI 기술이 여전히 압도적인 주도권을 행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투자 심리 위축이 감지되는 등 희비가 교차했다. 특히 AI 인프라, 코딩 자동화, 데이터 보안, 로봇 공학 등 AI 관련 스타트업이 수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음을 입증했다.
◇ 투자 유치한 미스트랄AI‧퍼플렉시티=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Mistral AI)는 최신 자금 조달 라운드를 통해 17억 유로(20억 달러)를 유치하며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AI 기업으로 등극했다. 네덜란드 첨단 칩 제조 장비 공급업체 ASML은 13억 유로(15억 달러)를 투자해 미스트랄 AI 최대 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럽 기술 주권을 강화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스트랄 AI는 이번 시리즈 C 라운드에서 100억 유로(117억 달러) 사전 투자 가치를 인정받았고 보도에선 14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I 모델 훈련 전문 스타트업인 머코(Mercor)는 OpenAI, 메타(Meta)와 같은 주요 AI 기업을 도메인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사업 모델로 투자자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시리즈 C 펀딩 라운드를 논의 중이며 100억 달러 이상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머코는 연간 반복 매출(ARR)이 4억 5,000만 달러에 육박하며 상반기 600만 달러 이익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였다. 이들은 아마존(Amazon),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엔비디아(Nvidia) 등 5대 AI 연구소에 데이터 라벨링 계약자를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AI 기반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2억 달러 신규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 가치 200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단 두 달 만에 18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엔비디아 지원을 받는 AI 스타트업 리플렉션 AI(Reflection AI) 또한 코딩 자동화 AI 도구를 개발하며 10억 달러 규모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며 기업 가치는 45억~5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불과 6개월 전 5억 4,500만 달러였던 가치에서 거의 10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AI 코딩 플랫폼 리플릿(Replit)은 2억 5,000만 달러 신규 자금을 조달하며 기업 가치가 30억 달러로 급등했다. 이 회사의 연간 반복 매출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280만 달러에서 1억 5,000만 달러로 50배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프라이즘 캐피탈(Prysm Capital)이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는 아멕스 벤처스(Amex Ventures)와 구글 AI 퓨처스 펀드(Google’s AI Futures Fund) 등 주요 투자자가 참여했다. 그 중에서도 리플릿은 코딩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최신 AI 에이전트인 에이전트 3을 공개했으며 이는 인간 개입 없이 코드를 작성, 테스트,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100배 향상됐다.
이 외에도 전 구글 X 연구원이 설립한 트윈마인드(TwinMind)는 주변 음성을 캡처해 개인 지식 그래프를 구축하는 AI 앱으로 57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메타(Meta)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오르바(Aurva)는 실시간 AI 데이터 보안 플랫폼으로 220만 달러 시드 투자를 확보하며 핀테크 및 SaaS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고 있다. 구글 보안 전문가가 설립한 이지스AI(AegisAI)는 AI 기반의 자율 에이전트를 통해 피싱, 악성코드 등 이메일 위협을 차단하는 솔루션으로 1,300만 달러 시드 펀딩을 받았다.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가 지원하는 모션(Motion)은 중소기업을 위한 AI 에이전트 번들로 3,8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C 라운드를 마쳤으며 4개월 만에 B2B 고객 1만 명 이상을 확보하고 연간 반복 매출 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AI 앱 수익화에 초점을 맞춘 코아(Koah)는 AI 챗에 광고를 통합하는 모델로 5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윅스(Wix)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다즐(Dazl)은 AI 기반 앱 개발 플랫폼으로 1,000만 달러 시드 펀딩을 받았다.
◇ 로봇 공학 및 첨단 하드웨어 분야 성장=로봇 공학 분야에서는 중국 로봇 스타트업 X 스퀘어 로봇(X Square Robot)이 알리바바(Alibaba) 클라우드 부문 주도로 1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로봇이 지시를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가정용, 서비스, 산업용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콴타 X2(Quanta X2)’를 선보였다. 호주 멜버른 기반의 안드로메다 로보틱스(Andromeda Robotics)는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비(Abi)’ 개발을 위해 2,3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1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랑데부 로보틱스(Rendezvous Robotics)는 재구성 가능한 우주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300만 달러 프리-시드 투자를 받았다.

반도체 기술에서는 이스라엘의 칩 모니터링 혁신 기업인 프로테안텍스(proteanTecs)가 지멘스(Siemens), 삼성 카탈리스트 펀드(Samsung Catalyst Fund), 암(Arm) 등이 참여한 5,1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자동차, 클라우드 컴퓨팅, 통신 등 고위험 산업에서 칩 상태와 성능을 모니터링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AI 인프라 확장을 목표로 하는 네비우스 그룹(Nebius Group)은 전환사채와 공모주 발행을 통해 30억 달러 자본을 조달했다. 이 자금은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GPU 확보, 데이터센터 용량 확장,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저(Azure) GPU 계약 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양자 기술 분야에서는 중립 원자 기반 양자 기술 선도 기업인 인플렉션(Infleqtion)이 SPAC 거래를 통해 기업 가치 18억 달러로 상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엔비디아, 미국 국방부, NASA 등 주요 기관 신뢰를 받고 있으며, 컴퓨팅과 정밀 감지 분야에서 실제 배포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 MENA 성장과 동남아시아 침체=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스타트업 투자는 8월에 3억 3,750만 달러로 급감하며 7월의 기록적인 수치(7억 8,300만 달러) 대비 57%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작년 동월 대비 74% 증가한 수치로, 대규모 거래가 집중되었던 7월 이후 재조정 국면을 반영한다. 투자는 주로 사우디아라비아(1억 6,600만 달러)와 UAE(1억 5,400만 달러)에 집중되었으며 이집트는 1,470만 달러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분야별로는 부동산 기술(PropTech)이 9,6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으며, 핀테크(6,830만 달러)와 건설 기술이 뒤를 이었다. 특히 건설 기술 기업 마이크레인(MYCRANE)은 5,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해당 부문을 이끌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자가 1,260만 달러를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디지털 콘텐츠 및 게임 분야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전체 투자에서 후기 단계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B2B 모델이 1억 8,0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여성 창업가가 이끄는 스타트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기반 개턴(Gathern)과 피스(Phys)는 2건 거래에서 7,230만 달러를 유치하며 지역 여성 기업가에게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반면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펀딩은 2025년 상반기 1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과 강화된 거버넌스 기준이 투자자를 더 신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때 투자자로부터 사랑을 받던 핀테크 부문은 2025년 1분기에 1억 9,300만 달러로 급감했으며, 헬스케어 기술 부문도 2024년에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자금 부족은 많은 스타트업이 비용을 절감하거나 대체 수익원을 모색하게 만들고 있으며, 특히 초기 단계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딥테크 투자사 SG이노베이트(SGInnovate)가 친환경 바이오폴리머 스타트업 그리니티오(Greenitio)에 15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주도하며 지속 가능한 혁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싱가포르 기반 AI 비디오 플랫폼 픽스버스(PixVerse)는 알리바바가 주도하고 앤틀러(Antler)가 참여한 6,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AI 비디오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유럽 지역에서는 2025년 상반기에만 12개 이상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등극하며 활발한 투자 활동을 보여줬다. 핀란드 양자 컴퓨터 개발사 IQM은 3억 달러 이상의 시리즈 B 펀딩으로 유니콘이 되었고, 네덜란드 노코드 웹사이트 빌더 프레이머(Framer)는 1억 달러 시리즈 D 펀딩으로 20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웨덴의 AI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은 출시 8개월 만에 액셀(Accel)이 주도한 2억 달러 시리즈 A 라운드로 18억 달러 가치 유니콘이 됐다. 그 외에도 영국 재생에너지 기업 퓨즈 에너지(Fuse Energy),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무비(Mubi), 프랑스 동형 암호화 스타트업 자마(Zama), 독일 우주 스타트업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ce), 포르투갈 드론 스타트업 테케버(Tekever), 독일의 듀얼-유즈 스타트업 퀀텀 시스템즈(Quantum Systems), 독일의 대화형 AI 플랫폼 파를로아(Parloa),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에서 분사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 아일랜드의 AI 기반 워크플로우 스타트업 타인즈(Tines), 런던 기반 바이오테크 기업 버디바 바이오(Verdiva Bio), 스포티파이(Spotify)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예방 건강 스타트업 네코 헬스(Neko Health) 등이 유니콘 대열에 합류하며 유럽 기술 생태계의 역동성을 증명했다. 이스라엘의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허쉬 시큐리티(Hush Security)는 기계 간 연결을 위한 정책 기반 액세스 플랫폼으로 1,10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네덜란드 메드테크 스타트업 바이센트라(ViCentra)는 칼레이도(Kaleido) 인슐린 패치 펌프 확장을 위해 7,240만 유로 시리즈 D 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25년 상반기 유럽 내 새로운 유니콘 기업 12곳
기업명 | 국가 | 유니콘 등극 시기 |
IQM | 핀란드 | 2025년 9월 |
Framer | 스웨덴/미국 | 2025년 9월 |
Lovable | 스웨덴/미국 | 2025년 7월 |
Fuse Energy | 영국 | 2025년 7월 |
Mubi | 영국 | 2025년 6월 |
Zama | 프랑스 | 2025년 6월 |
Isar Aerospace | 독일 | 2025년 6월 |
Tekever | 포르투갈 | 2025년 5월 |
Quantum Systems | 독일 | 2025년 5월 |
Parloa | 독일 | 2025년 5월 |
Isomorphic Labs | 영국 | 2025년 3월 |
Tines | 아일랜드 | 2025년 2월 |
Verdiva Bio | 영국 | 2025년 1월 |
Neko Health | 스웨덴 | 2025년 1월 |
인도 시장에서는 물류 스타트업 포터(Porter)가 확장된 자금 조달 라운드를 통해 최대 3억 달러를 유치할 예정이며 기업 가치는 12억 달러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포터는 12~15개월 내에 기업 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4-25년 회계연도에 흑자를 달성하고 매출이 4,000억 루피를 넘어섰다. 가정용 서비스 마켓플레이스 어반 컴퍼니(Urban Company)는 IPO를 통해 2억 2,9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강력한 시장 데뷔를 알렸으며 초기 투자자들은 최대 28.5배 수익을 올렸다. 전기차(EV) 호출 스타트업 스냅-E 캡스(Snap-E Cabs)는 250만 달러 브릿지 펀딩을 확보하여 EV 혁명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2025년 1월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주방용품 브랜드 엠버(Ember)는 연구 개발 확장을 위해 32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뉴질랜드의 해양 보안 스타트업 스타보드 해양 인텔리전스(Starboard Maritime Intelligence)는 글로벌 확장을 위해 1,38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 사회적 연결과 건강 기술의 새로운 시도=고독 문제 해결에 나선 스타트업도 주목받았다. 베를린 기반 AI 게임 스타트업 본(Born)은 사회적 AI 동반자를 구축해 고독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1,5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의 대표 제품인 가상 펫 앱 ‘펭구(Pengu)’는 1,500만 명 이상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클릭스(Clyx)는 사용자가 지역 커뮤니티 이벤트를 찾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소셜 플랫폼으로 1,4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창립자 Alyx van der Vorm은 고독이 심각한 건강 문제임을 강조하며 사람이 친구와 어울리는 걸 쉽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클릭스는 마이애미와 런던에서 운영 중이며 뉴욕과 상파울루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