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글로벌] 전월대비 36% 투자 증가한 인도‧신흥국 시장도 눈길

이번 주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여전히 AI 분야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가운데 주요 기업의 성공적인 자금 조달 및 상장(IPO) 준비가 두드러진 한 주였다. 그 중에서도 헬스케어, 엔터프라이즈 GTM(Go-to-Market), 차세대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등 AI 다양한 영역에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됐다.

◇ LLM 활용 전문 분야 눈길=AI 분야는 이번 주에도 투자를 주도했으며 그 중에서도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전문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났다.

히포크라틱 AI(Hippocratic AI)는 환자 대면 AI 에이전트 확장을 위해 1억 2,6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35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는 18개월 만에 50개 이상의 대형 의료 시스템 및 제약 고객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미 1억 1,500만 건 이상의 임상 환자 상호작용을 안전 문제 없이 완료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에는 구글 성장 펀드인 CapitalG와 Andreessen Horowitz(a16z), Kleiner Perkins 등이 참여했다.

또 AI 네이티브 GTM 플랫폼을 개발하는 리보(Reevo)는 마케팅, 영업, 고객 성공 기능을 통합한 지능형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와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공동 주도하에 8,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리보의 목표는 파편화된 기존 GTM 시스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있다.

차세대 AI 모델 개발도 활발했다. 스탠퍼드 대학교수 스테파노 어먼(Stefano Ermon)이 이끄는 스타트업 인셉션(Inception)은 코드 및 텍스트를 위한 확산 모델(diffusion models) 구축을 목표로 5,000만 달러 시드 펀딩을 확보했다. 이 확산 모델은 기존 자동 회귀 모델(auto-regression models)보다 빠르고 효율적이며 지연 시간과 컴퓨팅 비용을 절약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싱가포르 기반의 AI 비디오 생성 스타트업 비디오 리버스(Video Rebirth) 역시 전문 영화, 광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위한 월드 모델(world model) 개발을 위해 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물리적 사실성과 미세한 제어를 우선시하는 비디오 모델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며 전문 제작자가 요구하는 현실적인 그림자, 움직임, 장면 연속성을 제공하는 ‘Physics Native Attention’ 기술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소비자 AI 부문에서는 AI 컴패니언 리플리카(Replika) 창립자인 유제니아 쿠이다(Eugenia Kuyda)가 새로운 스타트업 와비(Wabi)의 프리시드 라운드에서 2,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앱계 유튜브로 불리는 와비는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통해 즉시 미니 앱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소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AI 서비스 확장이 눈에 띄었다. 대만 기반 AI 솔루션 제공업체 클라우드마일(CloudMile)은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2,000만 달러 전략적 투자를 확보했다. 또 싱가포르 음성 AI 기업 Wiz.ai는 엔터프라이즈 고객 참여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수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지역 언어, 방언, 악센트를 이해하는 현지화 전략이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 대형 스타트업, 기업가치 상승‧상장 시동=샌프란시스코 기반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아미스(Armis)는 골드만삭스 올터너티브(Goldman Sachs Alternatives)의 주도하에 4억 3,500만 달러 규모 프리(Pre)-IPO 라운드를 유치했다. 이 투자는 아미스의 기업 가치를 61억 달러로 상승시켰으며 이는 지난 8월 공개된 45억 달러 평가액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아미스는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 IPO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3억 달러 연간 반복 매출(ARR)을 달성하고 IPO 전에 5억 달러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기업 엑세오(Exzeo)는 미국 IPO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약 1억 6,800만 달러를 조달하며 19억 달러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기술 기반 보험 솔루션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에서는 주요 상장 관련 소식 2건이 전해졌다. 핀테크 기업 파인 랩스(Pine Labs)는 다가오는 IPO에서 최대 29억 달러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4억 4,00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한편, Zomato와 Temasek이 후원하는 쉬프로켓(Shiprocket)은 2,500 크로르 루피 규모 IPO를 위해 Sebi(인도 증권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웹3 및 게임 부문에서도 상장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홍콩 기반 암호화폐 게임 기업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s)는 커렌크 그룹(Currenc Group)과의 역합병(Reverse Merger)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 핀테크‧암호화폐, AI 자동화에 베팅=소비자 암호화폐 거래 앱 포모(Fomo)는 벤치마크(Benchmark)가 주도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7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총 자금 조달액을 1,900만 달러로 늘렸다. 이 앱은 사용자에게 기술적 마찰 없이 모든 암호화폐 자산에 접근하고 소셜 기능을 통해 다른 사용자 거래를 추적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AI 기반 암호화폐 기술 기업 도넛 랩스(Donut Labs)는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AI 기반 브라우저 개발을 위해 1,500만 달러 시드 펀딩을 조달했으며 이를 통해 총 자금 조달액은 2,200만 달러가 됐다. 이 회사는 시장 상황 분석, 위험 계산 및 온체인 거래 실행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브라우저(agentic browser)’를 개발하고 있다. 투자자는 AI와 분산 금융(DeFi)의 교차점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으며, 효율성과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자동화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 로보틱스, 지속 가능성에 주목=시드니 기반 자율 수중 로봇 제작사 헐봇(Hullbot)은 선박 선체 세척 로봇을 통해 선박의 연료비를 평균 15%(최대 26%) 절감하고 해운 산업의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는 점을 인정받아 1,6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싱가포르의 푸드 로보틱스 기업 ROLO 로보틱스(ROLO Robotics)는 BEENEXT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에서 345만 달러를 초과 유치했다. 이 회사는 로봇, AI, 식품 공학을 결합한 자율 마이크로 키친 시스템 ‘MAYA 3.0’을 개발해 24시간 무인 운영을 가능하게 해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문제를 겪는 식품 서비스 업계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한편 앵커(Anker)가 후원하는 하이브리드 RV 스타트업 이보트렉스(Evotrex)는 통합형 가스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RV 트래블 트레일러를 통해 장거리 캠핑 여행에 매력을 어필하며 1,600만 달러 시드 펀딩을 유치했다.

◇ 인도 비롯한 신흥 시장의 부상=인도는 10월 한 달간 99건 거래를 통해 16억 달러 VC 투자를 유치하며 전년 대비 76%,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뭄바이가 9억 5,8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를 기록했으며, 핀테크와 AI 스타트업이 제프토(Zepto)에 이어 주요 투자 분야로 꼽혔다. 또 엔비디아(Nvidia)와 퀄컴 벤처스(Qualcomm Ventures)는 10억 달러 이상 투자를 약속한 ‘인도 딥테크 동맹(India Deep Tech Alliance, IDTA)’에 합류해 인도의 차세대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2025년 10월 한 달간 16건 거래에서 총 6억 800만 달러를 유치하며 회복력을 입증했다. 그 중에서도 HR 및 급여 플랫폼 기업 딜(Deel)이 3억 달러 메가 라운드를 이끌며 전체 자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라고스 기반 초기 단계 투자사 벤처스 플랫폼(Ventures Platform)이 2번째 펀드를 위해 6,4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최종 목표액은 7,500만 달러다. 이 펀드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iDICE 프로그램의 첫 VC 펀드 투자 사례를 포함하며 핀테크, 헬스케어, 에듀테크, AI 등 ‘페인킬러’ 비즈니스 그러니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시장을 위한 비즈니스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소프트웨어 및 IT 스타트업 펀딩이 완만한 반등세를 보였으며 2025년 3분기에는 8건의 지분 거래를 통해 총 1,0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 임상 연구 및 실험실 회사인 INCREASE가 Living Lab Ventures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바이오메디컬 혁신 강국으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AI 기반 고객 참여 플랫폼 보낫(Bonat)은 제품 개발 및 걸프 지역 확장을 위해 600만 달러 시리즈 A 투자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