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이용약관 위반 이유로 오픈AI 측 API 접근 차단

AI 개발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경쟁사인 오픈AI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Claude)에 대한 API 접근을 차단했다. 이 조치는 오픈AI가 경쟁 제품이나 서비스 구축, 경쟁 AI 모델 훈련에 이용하는 걸 명확히 금지한다는 자사 약관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는 오픈AI가 차세대 대형 모델 GPT-5 출시를 수 주 앞둔 시점에서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엔지니어는 GPT-5 성능, 그 중에서도 우위에 서려는 프로그래밍 능력을 테스트하고 개선하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 코딩 어시스턴트로 평가받는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오픈AI 엔지니어는 일반 채팅 화면이 아닌 API를 통해 클로드를 자사 내부 개발 도구에 직접 통합해 코딩과 창작 글쓰기, 나아가 안전성 관련 응답을 체계적으로 비교·평가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앤트로픽은 이런 행위가 단순한 벤치마킹 범위를 넘어 약관에서 금지한 경쟁 제품 개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앤트로픽 측은 오픈AI 기술진이 GPT-5 출시 전에 우리 코딩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놀랍지 않았다며 이게 이용약관에 대한 직접적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픈AI 측 관계자는 경쟁 AI 시스템을 평가하는 것은 진보의 벤치마크가 되고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업계 표준이라고 반박하며 자사 API는 앤트로픽에도 이용 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한 뒤 이번 결정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이 이런 조치를 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에도 오픈AI 인수설이 돌았던 코딩 도구 윈드서프(Windsurf)의 클로드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 이 일련의 움직임은 AI 업계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이 API 접근을 경쟁사 견제를 위한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코딩 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GPT-5 최종 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오픈AI는 향후 제3자 프로바이더를 통해 클로드에 접근하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