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2년 아폴로 17호가 채취한 달 암석 샘플을 미국 브라운 대학 연구팀이 50년 만에 분석한 결과 달 형성 과정에 관한 정설에 영향을 미칠 만큼 놀라운 결과가 확인됐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에 걸쳐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아폴로 계획에 의해 달에서 수많은 샘플이 가져와졌다. 나사에 따르면 아폴로 계획의 6차례에 걸친 달 착륙으로 2,196개, 모두 382kg에 이르는 달 물질을 샘플로 가져왔다고 한다. 샘플 일부는 당시보다 진보한 기술이 훨씬 더 상세한 분석을 가능하게 할 걸 예상하여 밀봉해 보존됐다.
브라운 대학 연구팀은 보존되어 있던 샘플 중 하나를 50년 만에 꺼내 질량분석법을 이용해 샘플 내 황의 동위원소비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황은 천체 내 지질학적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원소이며 황의 동위원소비를 측정해 샘플 기원이나 형성 메커니즘, 연대를 추적할 수 있다.
암석 샘플에는 우주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철과 황 화합물인 트로일라이트 파편이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팀이 트로일라이트 내 황 동위원소비를 분석한 결과 황의 동위원소인 33S가 미세하게 높아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화산 가스 방출과 일치하는 동위원소 패턴이며 연구팀이 달 화산암 분석으로 기대했던 것과 일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샘플 다른 부분에서는 33S 동위원소비가 놀라울 정도로 감소해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동위원소비 샘플을 관측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처음 생각한 건 그럴 리 없다는 것이었다며 분석이 적절히 수행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재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결과에 오류가 없음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는 2가지 흥미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나는 기존 지구형 행성 맨틀에서 획득됐다고 여겨졌던 황이 달 자체에서 형성됐다는 것이다. 탄생한 지 얼마 안 된 달은 마그마의 바다로 덮여 있었다고 여겨지는데 이 바다가 식어 결정화하는 과정에서 황이 대기 중 자외선과 상호작용해 동위원소가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달 형성에 관한 유력한 갓 탄생한 지구가 화성 크기 천체 테이아와 충돌하면서 달이 탄생했다는 설이 있다. 원래 달이 가질 수 없는 33S 동위원소는 테이아에서 달에 남겨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2번째 가능성으로 고려되고 있다. 연구팀은 지구에서는 판 구조론이 표면에서 맨틀로의 물질 교환을 수행하지만 달에는 그런 작용이 없다며 따라서 초기 달에 어떤 교환 메커니즘이 존재해 그게 황 변화를 가져왔다는 아이디어는 자극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달 기원이나 지구와의 관계성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지구와 달은 거의 같은 재료로 만들어졌다는 정설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달이나 화성, 기타 소행성 샘플을 분석해 달 초기 형성이나 황의 미스터리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