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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발라드(Mia Ballard)가 자비 출판한 호러 소설인 샤이걸(Shy Girl)은 대형 출판사 아셰트 북 그룹(Hachette Book Group)에 의해 미국 출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집필에 생성 AI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아셰트 북 그룹은 출판을 중단했다. 이 사태가 AI와 출판 업계에 던지는 의미는 뭘까.

샤이 걸은 2025년 2월 발라드가 자비 출판한 호러 소설로, 강박장애를 앓는 지아라는 여성에게 네이선이라는 남성이 자신의 펫이 되면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지아는 동물 같은 생활을 이어가면서 자신이 마치 동물이 되어가는 듯한 감각에 빠져든다.

자비 출판한 전자책이 호평을 받자 아셰트 북 그룹은 샤이 걸 출판권을 확보했다. 2025년 11월 영국에서 출간됐고 2026년에는 미국 출판도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도서 편집자를 자처하는 인물이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 샤이 걸은 AI가 생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계기로 논란이 불거졌고 사용자 다수가 거의 모든 명사 앞에 형용사가 붙는다, 행동이 직유로 묘사되는 경우가 잦다, 3가지씩 나열되는 묘사 문장이 많다, 특정 단어가 과도하게 사용된다는 등 생성 AI 징후를 지적했다.

이 논란은 틱톡 내 북톡(BookTok) 커뮤니티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도 번졌고 결국 출판사는 미국 출판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의 출판도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발라드는 자신이 소설 집필에 AI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샤이 걸 자비 출판 버전을 집필하기 위해 고용한 지인이 AI 도구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발라드는 이번 스캔들을 계기로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소셜 미디어 계정도 삭제했다. 아셰트 북 그룹은 독창적인 표현과 이야기를 보호하는 데 계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밝혔지만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출판사와 독자는 오랫동안 AI가 도서 집필과 출판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추상적으로 논의해 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논의가 현실적인 문제로 가시화되고 있다.

AI 활용은 창작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으며 로맨스 작가 코럴 하트(Coral Hart)는 AI를 이용해 2025년 한 해에만 로맨스 소설 200권을 자비 출판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AI 집필이라는 발상 자체가 많은 독자에게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건 분명하다고 지적하며 출판·독서계가 AI 활용에 대해 적대적인 환경이라는 걸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출판사가 작가의 AI 사용 여부에 대해 공개적이고 명확한 정보 공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 영국 최대 작가 단체인 저자 협회(The Society of Authors)는 이미 생성 AI가 아닌 인간이 집필한 책을 식별하기 위한 로고를 발표했다. 이런 시도는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이 된다.

또 생성 AI 집필은 저작권법 문제도 야기한다. 미국에서는 AI가 생성한 예술 작품은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점이 아셰트 북 그룹이 샤이 걸 출판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반면 영국에서는 컴퓨터 생성 저작물에도 저작권 보호가 주어져 AI가 생성하거나 보조한 소설도 일정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영국 저작권법에서도 AI 생성 저작물이 인간 창작물과 동등한 보호를 받는 건 아니며 모호한 영역이 존재한다. AI 생성 저작물에는 인간 저작자에게 인정되는 저작자 표시권이나 저작자 인격이 훼손되지 않을 저작인격권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

AI와 출판 업계를 둘러싼 상황은 의심할 여지 없이 심각하며 사태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안타깝게도 발라드 같은 작가가 처벌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한편 이면에서는 더 많은 작가가 AI를 들키지 않은 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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