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한편 노동시장 전체만 봐서는 어느 계층이 영향을 받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스탠퍼드 대학교 디지털경제연구소(Stanford Digital Economy Lab) 연구팀이 생성형 AI 보급 이후 일어난 고용 변화를 연령과 직종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급여 계산 서비스 회사인 ADP가 보유한 수백만 명분에 이르는 익명화된 급여 기록을 분석해 생성형 AI 보급 이후 나타난 고용 변화를 6가지 사실로 발표했다. 2025년 8월 발표된 초판에서는 AI 영향을 가장 받기 쉬운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고객 서비스 담당자 등 직종에 종사하는 22~25세 고용이 상대적으로 13% 감소했다는 추계가 제시됐다.
연구팀은 8월 12일 논문을 개정해 분석 대상을 2026년 6월까지 연장했다. 주로 분석에 사용된 건 2021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매월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업 기록으로 1개월당 정규직 노동자 350만 명~500만 명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팀은 직종별 업무를 GPT-4로 어느 정도 자동화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기존 평가를 사용해 직종을 AI 영향을 받기 쉬운 순서로 5단계로 나눴다. 그 결과 2022년 1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조사 대상 전체 고용이 6% 늘었고 AI 영향을 가장 받기 쉬운 그룹에서도 4% 늘었기 때문에 AI에 의해 폭넓은 직종에서 고용이 사라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석 대상을 22~25세로 좁히자 큰 차이가 나타났다. AI 영향을 받기 쉬운 상위 40% 직종에서는 고용이 11% 줄어든 반면 나머지 60% 직종에서는 10% 증가했다. 영향을 받기 쉬운 직종 고용이 그 외 직종과 같은 속도로 늘었다고 가정하면 실제 고용은 도달했어야 할 수준보다 19% 적은 계산이 된다.
한편 연구팀은 베테랑 노동자에게는 같은 격차가 보이지 않았고, 35~49세에서는 AI 영향을 받기 쉬운 상위 40% 직종에서도 고용이 10% 늘었다고 보고했다.
또 초판에서 제시됐던 청년 노동자 13% 고용 감소는 기업별 경기 변동 등을 고려해 산출한 수치이며 개정판에서 제시된 19%와는 계산 방법이 다르다. 같은 단순 비교로 보면 2025년 7월 시점 15%였던 격차가 2026년 6월에는 19%로 벌어졌다.
연구팀은 청년층 고용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해고나 퇴직 증가가 아니라 채용 감소가 주된 요인이라고 보고했다. AI 영향이 큰 직종과 작은 직종 어느 쪽에서든 2022년 이후로는 이직률이 낮아지고 있어 이직자 증가로는 양자 간 격차를 설명할 수 없다. 한편 22~25세 채용률은 AI 영향이 큰 직종일수록 낮았고 2022년 이후로 차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또 클로드 이용 데이터를 정리한 앤트로픽 이코노믹 인덱스(Anthropic Economic Index)를 사용해 AI가 인간 작업을 대체하는 사용법과 AI가 인간 작업을 보완하는 사용법으로 나눠서 비교한 결과 AI가 인간 작업을 대체하는 비율이 높은 직종일수록 22~25세 고용이 감소했다.
한편 AI가 인간 작업을 보완하는 비율이 높은 직종에서는 청년층 고용에 같은 감소가 보이지 않았고 중견이나 베테랑 고용은 보합 혹은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이 연령 차이에 대해 학교나 교과서, 매뉴얼로 배울 수 있는 형식지는 생성형 AI로 대체되기 쉬운 한편 실천이나 지도, 경험 축적으로 익히는 암묵지는 AI가 숙련자를 보완할 여지가 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분석에서는 형식지 비중이 높은 직종일수록 22~25세 고용 증가가 둔했고 암묵지 비중이 높은 직종일수록 중견이나 베테랑 고용이 늘어났다.
기술 기업이나 컴퓨터 관련 직종을 제외한 경우나 금리 상승이나 원격근무의 영향을 고려한 경우에도 AI 영향을 받기 쉬운 직종일수록 청년층의 고용이 침체되는 경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AI 영향이 큰 직종과 AI의 영향이 작은 직종 고용에는 챗GPT 등장 이전부터 다른 움직임이 있었고 각 직종에서 차지하는 대졸자 비율을 고려하면 격차는 작아졌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교육에 준 영향 등 AI 이외 요인이 관계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ADP 데이터는 대기업이나 AI 영향을 받기 쉬운 직종을 미국 전체 데이터보다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전국 규모 통계에서도 같은 방향 움직임은 보였지만 변화의 폭은 ADP 데이터보다 작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만으로는 생성형 AI가 청년층 고용 감소를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생성형 AI가 청년층 고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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