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AI는 그동안 사람이 맡던 여러 업무를 대신할 수 있어 AI 도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 때처럼 AI가 일부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새 일자리도 만들어 낼 거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세계 3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AI가 일자리 감소를 부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는 2026년 초 세계 37개국에서 조사를 벌여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석했다. 9월 17일 보고서에 담긴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퓨리서치센터는 응답자에게 AI가 앞으로 20년 동안 자국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지 물었다. 그 결과 대부분 국가에서 AI가 일자리 감소를 부를 거라고 답한 비율이 일자리 증가를 부를 거라고 답한 비율보다 높았다.
우리나라와 호주·미국에서는 응답자 70% 이상이 AI가 일자리를 줄일 거라고 답했다. 반면 AI가 일자리를 늘릴 거라는 응답은 압도적 소수였다. 이 응답이 일자리 감소 응답보다 많은 나라는 나이지리아뿐이었고 그 차이도 1%포인트에 그쳤다.
퓨리서치센터는 전체적으로 AI가 일자리를 줄일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성인 5분의 1 이상은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케냐·태국·필리핀·콜롬비아·말레이시아·스리랑카·인도·멕시코 같은 중소득국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5%를 넘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나라일수록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도 대체로 컸다.
많은 나라에서 AI발 일자리 감소 우려는 50세 이상 고령층보다 18~34세 청년층에서 더 흔했다. 캐나다·프랑스·싱가포르·스웨덴 같은 고소득국뿐 아니라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같은 중소득국에서도 청년층이 AI로 일자리를 잃을까 더 걱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밖에 주로 고소득국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더 많이 우려했다. 중소득국에서는 가구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일자리 감소를 걱정하는 비율이 높았고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AI 영향을 모르겠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AI가 빈부 격차를 키울 것 같은지 묻자 사람들은 대체로 AI가 빈부 격차를 넓히고 불평등을 악화시킬 거라고 답했다. 다만 이 질문에서는 일자리 영향 질문보다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비교적 부유한 나라일수록 AI가 빈부 격차를 키울 거라고 보는 경향이 강했다. 한국·호주·미국·그리스·캐나다에서는 40% 이상이 이렇게 답했다. 거꾸로 AI가 빈부 격차를 줄일 거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37개국 가운데 29개국에서 그 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AI가 빈부 격차에 미칠 영향을 보는 시각은 정치 이념과 밀접하게 얽혀 있었다. 퓨리서치센터가 응답자 이념을 조사한 28개국 가운데 미국·스페인·호주·프랑스·그리스·이탈리아·영국·아르헨티나 등 8개국에서 우파보다 좌파가 AI가 빈부 격차를 키울 거라고 보는 경향이 강했다. 미국에서는 우파와 좌파 격차가 31%포인트에 달해 이념에 따른 시각차가 매우 컸다.
연령별로 보면 미국에서 AI가 빈부 격차를 키울 거라고 본 비율은 50세 이상 고령층이 38%였던 데 비해 18~34세 청년층은 56%로 훨씬 높았다. 호주·캐나다·폴란드·싱가포르 같은 고소득국에서도 젊은 세대일수록 AI발 격차 확대를 걱정했다. 반면 아르헨티나·칠레·헝가리·이탈리아·페루에서는 상황이 뒤집혀 고령층이 AI가 빈부 격차를 키울 거라고 보는 경향이 더 강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일자리나 경제 격차와 별도로 일상생활에서 AI 사용이 늘어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전체 응답자 37%가 AI 확산을 우려한다고 답했고 41%는 걱정과 기대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우려한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라는 사람도 많았다. 가나·나이지리아·이스라엘·한국·방글라데시에서는 설렌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격차 확대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으면서도 일상에서는 AI에 설레는 사람이 많은 경향을 보였다.
응답을 자세히 뜯어보면 많은 나라에서 AI 기술 관련 정보와 기사를 자주 접하는 사람일수록 일상 속 AI를 더 낙관적으로 봤다. 15개국에서는 50세 이상 고령층이 18~34세 청년층보다 일상적인 AI 사용을 우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일상적인 AI 사용을 우려하는 청년층 비율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청년층이 AI를 가장 덜 걱정하는 연령층이었지만 2026년에는 가장 많이 걱정하는 연령층이 됐다. 스웨덴·폴란드·브라질·일본·호주에서도 2025년보다 2026년에 AI를 우려하는 청년층이 늘었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에서 진보 성향 민주당원과 보수 성향 공화당원이 AI를 어떻게 달리 보는지도 조사했다. 2026년 6월 조사 결과 일상생활 속 AI 확산을 우려하는 비율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56%에 이른 반면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49%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AI 확산을 우려하는 비율이 해마다 줄어든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늘었다. 기대와 걱정을 함께 품은 공화당 지지자 비율은 해마다 늘었지만 AI 확산에 기대하는 공화당 지지자가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 공화당 지지층 안에서도 AI 확산에 기대만 품은 사람은 상당한 소수였다.
일자리 영향을 두고서는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여전히 AI가 일자리를 줄일 거라고 보는 사람이 다수였다. 민주당 지지층은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일자리 감소 우려를 더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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