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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2026년 10월 20일 달 표면에서 고성능 컴퓨팅(HPC) 성능을 측정하고 AI 동작을 실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 하반기 발사 예정인 달 탐사선에 소형 컴퓨터 HPE 스페이스본 컴퓨터-4(HPE Spaceborne Computer-4)를 실어 달 표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실제로 쓸모 있는지 검증한다.

달 탐사에서는 탐사선이 모은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 분석하는 방식을 써왔다. 하지만 지구와 달 사이 통신에는 시간이 걸리고 통신 대역폭에도 제약이 있다. 이 때문에 달 표면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가 있으면 탐사 활동을 효율화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PE가 발표한 스페이스본 컴퓨터-4는 혹독한 달 표면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한 소형 컴퓨터다. 저전력 CPU와 GPU를 탑재했고 냉각팬을 쓰지 않는 팬리스 설계를 채택했다.

HPE는 그동안 우주 공간용 컴퓨팅 기술을 개발해왔다. 2017년에는 1세대 스페이스본 컴퓨터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냈다. 1세대 모델은 HPL(High Performance LINPACK)과 HPCG(High Performance Conjugate Gradients) 벤치마크에서 1테라플롭스(TFLOPS)를 넘는 성능을 기록했다. 이후 ISS에서 스페이스본 컴퓨터-2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번 스페이스본 컴퓨터-4는 그 기술을 달 표면용으로 발전시킨 제품이다.

스페이스본 컴퓨터-4 크기는 가로 25cm 세로 10cm로 일반 그래픽카드와 비슷하다. 저장 용량은 1TB이며 데이터 저장에는 키오시아(Kioxia) SSD를 썼다. 내부에서 생긴 열은 탐사차 장착부로 빠져나가도록 설계했다. 다만 CPU와 GPU 구체적 제품명과 소비전력, 처리 성능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 달 남극 향하는 탐사차에 실려=스페이스본 컴퓨터-4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 계획의 일환으로 2026년 하반기 발사될 예정이다. 보이저테크놀로지스(Voyager Technologies) 달 착륙선 그리핀-1(Griffin-1)에 실리는 아스트로랩(Astrolab) 달 탐사차 플립(FLIP)에 탑재돼 달 남극 부근으로 옮겨진다.

달 표면에서는 슈퍼컴퓨터 성능 측정에 쓰는 벤치마크 2종인 HPL과 HPCG를 실행한다. HPL은 주로 연립일차방정식 계산 속도를 측정하고 HPCG는 실제 과학기술 계산에 가까운 처리를 통해 성능을 평가한다. HPE에 따르면 이 벤치마크를 달 표면에서 실행하는 건 세계 최초가 될 전망이다.

또 스페이스본 컴퓨터-4에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검색증강생성(RAG)과 이미지 인식 AI 추론 처리도 시험한다. 레이저로 주변 지형을 측정하는 라이다(LiDAR) 데이터를 처리해 지형 파악과 탐사차 내비게이션, 달 표면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하는 실험도 예정돼 있다.

◇ NASA·딜로이트도 실험 참여=NASA는 이와 함께 FLUID(Federated Learning for Unbounded and Intelligent Decentralization)라는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구와 달, ISS 데이터로 각각 학습한 AI 모델 3개를 연계하는 실험이다. 우주선 안 문서를 검색하고 내용을 이해하도록 조정한 LLM 동작도 검증한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도 실험에 참여해 사이버 공격 탐지 시스템 사일런트실드(Silent Shield)를 시험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사이버 공격 징후나 이상 동작을 거의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탐지하는 걸 목표로 한다.

HPE는 달 표면 실험과 별도로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아스트로랩 임무 관제시설에 HPE 프라이빗 클라우드(HPE Private Cloud)를 제공한다. HPE 클라우드옵스 소프트웨어(HPE CloudOps Software)로 처리 관리와 자동화를 지원하고 달 표면에서 얻은 분석 결과를 지구로 안전하게 전송하는 체계도 갖춘다.

이번 계획은 달 표면에 대규모 슈퍼컴퓨터를 설치하는 게 아니라 소형 컴퓨터로 고성능 계산 벤치마크와 AI 처리를 실행하는 실증 실험이다. HPE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달 탐사와 달 기지 건설에 필요한 컴퓨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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