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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있는 사람 목소리는 정면에서 들리고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면 그 소리는 위에서 들린다. 우리가 평소 듣는 소리는 이처럼 여러 방향에서 전해진다. 현실 세계 소리가 퍼지는 모습과 방향을 재현하는 기술이 공간 오디오, 곧 입체음향이다. 구글(Google)과 삼성전자(Samsung)가 중심이 돼 개발한 이클립사 오디오(Eclipsa Audio)는 앞뒤와 좌우는 물론 위아래 소리까지 재현하는 입체음향 기술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개방형 규격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 높이까지 담는 입체음향=일반 스테레오 음성은 좌우 채널 2개로 소리가 퍼지는 느낌을 표현한다. 영화관이나 홈시어터에서 쓰는 5.1채널 같은 서라운드 음성은 앞뒤와 좌우에 둔 스피커 여러 개로 시청자를 둘러싸는 소리를 만든다. 다만 기존 5.1채널 서라운드로는 머리 위처럼 높이 방향 소리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클립사 오디오는 높이 방향까지 포함한 3차원 소리를 다룬다. 콘서트 영상을 볼 때 정면에서 들리는 연주뿐 아니라 주변 관객 함성과 공연장 전체 울림까지 재현해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입체음향 기술이 이클립사 오디오가 처음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돌비(Dolby)가 개발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있으며 이미 영화관과 TV, 스마트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클립사 오디오는 돌비 애트모스처럼 유료 라이선스가 필요한 포맷에 맞서기 위한 로열티 없는 대안 기술이다.

◇ 기반 규격 IAMF=이 작업의 중심에는 구글과 삼성전자, 넷플릭스(Netflix), 메타(Meta) 등이 참여하는 업계 단체 오픈미디어연합(AOMedia)이 있다. 오픈미디어연합은 동영상 압축 규격 AV1 같은 개방형 미디어 기술을 개발하는 단체로 2015년 설립됐다.

오픈미디어연합은 2023년 11월 9일 입체음향용 새 규격인 IAMF(Immersive Audio Model and Formats)를 공개했다. IAMF는 구글과 삼성전자 등이 개발에 참여한 규격으로 오픈미디어연합의 로열티 없는 라이선스로 제공된다.

IAMF는 특정 음성 압축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일반 음성 파일은 AAC나 오푸스(Opus) 같은 방식으로 음성을 압축하지만 IAMF 자체는 음성을 압축하는 코덱이 아니다. 오푸스와 PCM, AAC, FLAC 등 다양한 음성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 규격이다.

여러 방식으로 입체음향을 다룰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스테레오나 5.1채널 서라운드처럼 스피커 배치에 맞춰 음성을 나누는 채널 기반 방식을 지원한다. 높이 방향 음성을 더한 5.1.2채널이나 7.1.4채널도 다룰 수 있어 머리 위에서 들리는 소리도 재현한다.

IAMF는 특정 스피커 배치를 전제하지 않고 주변 360도 소리를 입체적으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앰비소닉스(Ambisonics)도 지원한다. 앰비소닉스는 앞뒤와 좌우는 물론 위아래 소리까지 다룰 수 있어 주변 소리를 입체적으로 녹음하는 마이크 등에 쓰인다. 녹음 지점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입체적으로 담을 수 있으며 이 방식으로 녹음한 음성도 IAMF로 배포할 수 있다.

IAMF에는 여러 음성을 어떻게 조합해 재생할지 지정하는 믹스 프레젠테이션(Mix Presentation)이라는 구조도 있다. IAMF 음성 파일 하나에는 소리 소재인 오디오 엘리먼트(Audio Elements)가 여러 개 들어 있다. 이 소재를 어떤 스피커 환경에서 어떻게 조합해 재생할지 정의할 수 있다. 영화 대사와 효과음을 따로 다뤄 시청자가 대사 음량만 조절하게 하는 구성도 가능하다.

◇ 제작부터 재생까지 아우르는 기술=이 IAMF를 기반으로 개발한 입체음향 기술이 이클립사 오디오다. IAMF가 입체음향 데이터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방법 등을 정한 규격이라면 이클립사 오디오는 IAMF를 활용해 입체음향 콘텐츠 제작부터 배포와 재생까지 구현하는 기술과 도구를 포함한다. 공통 규격인 IAMF를 써서 특정 기업 기술에 기대지 않고 다양한 기기와 소프트웨어에서 입체음향을 다룰 수 있게 하려는 게 목표다.

이클립사 오디오는 재생 환경에 맞춰 소리를 변환한다. 같은 입체음향 콘텐츠라도 홈시어터처럼 스피커가 많은 환경과 헤드폰만 쓰는 환경에서는 소리를 재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이클립사 오디오는 재생 기기에 따라 음성을 처리하는 렌더링 기법을 쓴다. 스피커가 여러 개면 각 배치에 맞춰 음성을 내보내고 헤드폰이면 양쪽 귀에 닿는 소리 차이를 활용하는 바이노럴 재생으로 입체감을 표현한다.

구글은 2025년 6월 입체음향 콘텐츠 제작용 무료 오픈소스 플러그인인 이클립사 오디오 플러그인(Eclipsa Audio Plugins)을 공개했다. 이 플러그인을 쓰면 지원하는 음성 편집 프로그램이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 소리 방향과 배치를 조정하고 IAMF 형식 음성 파일이나 이클립사 오디오를 지원하는 MP4 형식 동영상을 내보낼 수 있다.

유튜브(YouTube)도 2025년 1월부터 이클립사 오디오를 지원해 IAMF 형식 음성이 담긴 동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유튜브는 이클립사 오디오 형식 PCM 음성과 오푸스 음성을 지원하며 이를 지원하는 TV나 사운드바 등에서 입체음향을 재생할 수 있다. 개인 동영상 제작자도 입체음향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클립사 오디오 플러그인은 개별 음성을 3차원 공간에 배치하는 이클립사 오디오 엘리먼트 플러그인(Eclipsa Audio Element Plugin)과 여러 음성을 한꺼번에 관리하는 이클립사 오디오 렌더러 플러그인(Eclipsa Audio Renderer Plugin) 2종으로 구성된다. 음성마다 들리는 방향을 정하고 스피커나 헤드폰에서 어떻게 재생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완성한 음성을 동영상과 합치면 유튜브에 올릴 수 있는 MP4 파일도 만들 수 있다.

공개 초기에는 맥OS(macOS)용 아비드 프로툴스(Avid Pro Tools)만 지원했지만 이후 윈도(Windows)도 지원하게 됐고 리퍼(REAPER)와 로직 프로(Logic Pro), 어도비 프리미어(Adobe Premiere) 등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플러그인은 공식 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소스코드도 깃허브(GitHub)에 공개돼 있다. 오픈미디어연합도 IAMF를 다루는 오픈소스 도구를 제공해 개발자가 자체 지원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오픈미디어연합은 2026년 5월 입체음향을 재생 환경에 맞춰 처리하는 오픈 오디오 렌더러(Open Audio Renderer·OAR) 1.0 버전도 공개했다. OAR는 IAMF를 지원하는 음성 렌더러 사양으로 스피커와 헤드폰에 맞춘 입체음향 재생 방법을 정한다. IAMF로 음성을 기록하고 배포하는 구조에 더해 재생 쪽 처리에도 공통 기술 기반이 마련됐다.

이클립사 오디오 보급을 위해 삼성전자는 2025년형 TV 제품에서 지원을 확대했다. 구글도 유튜브에서 이클립사 오디오가 담긴 동영상을 다룰 수 있게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입체음향 콘텐츠를 만든 사용자가 지원하는 동영상 서비스로 공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소니(Sony)는 2026년 10월 이클립사 오디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용 마이크 ECM-AX10을 내놓았다. ECM-AX10은 무지향성 마이크 4개를 달아 주변 소리를 4채널 1차 앰비소닉스로 녹음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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