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씨엔티테크가 11월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로봇 스타트업 커넥트 허브 2026(ROBOT STARTUP CONNECT HUB 2026)을 개최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실시하는 로봇 스타트업 성장지원 사업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투자 유치와 PoC, 사업 협력, 시장 확장 같은 후속 기회를 연결하는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이 날 행사는 로보월드 현장인 킨텍스 제1전시장 2층 회의실 205호에서 10시부터 18시까지 이어졌다. 오전에는 김영덕 카카오 센터장이 “AI 시대에 어떤 창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키노트 강연에 나섰다. 이어 선배 로봇기업 대표와 투자자, 오픈이노베이션 기업 실무자가 첫 고객 확보부터 스케일업까지를 논의하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오후 IR 데모데이에는 물류와 모빌리티, 서비스, 제조, 농업, 의료·재활 분야 스타트업 12곳이 무대에 올랐다. 1부 7개사와 2부 5개사가 기업별로 10분간 발표하고 4분간 질의응답을 했다. 투자사 심사위원 7명이 평가해 우수기업 1곳을 뽑았고 수상 기업에는 상장과 상금 200만원을 수여했다. 발표와 함께 행사장 뒤편에선 투자 상담회도 진행됐다.
◇ 잇츠센서 “0.3mm 정밀도로 로봇 마지막 작업을”=잇츠센서는 옵티컬 트래킹 센서(OTS)와 뎁스 카메라를 직접 설계·제작하고 서로 다른 센서를 융합한다. 강대천 대표는 로봇 경쟁력이 움직임보다 작업 정밀도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내세운 기술은 0.3mm 수준 초정밀 센싱. 제조 현장 AGV 도킹 시간을 10분에서 1분으로 줄이고 반도체 공정에서 0.4mm 정밀도로 도킹을 수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병원 내 약물 전달과 서빙 로봇 실증도 진행했다. 강 대표 설명에 따르면 국내 첫 ToF 안전인증 센서는 내년 선보일 계획이다.

◇ 지오로봇, 일머리 갖춘 4세대 자율이동로봇 겨냥=지오로봇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진이 창업한 물류 로봇 기업이다. 강태훈 대표는 작업 흐름까지 스스로 이해하는 4세대 자율이동로봇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방향 이동 기술과 로봇을 레고처럼 연결하는 기술은 미국 특허까지 확보했다. 3톤급 로봇 2대를 연결해 6톤 화물을 옮기고 험로도 달린다는 설명. 강 대표는 납품 실적에 PoC가 한 건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광주·구미 사업장에 공급했고 두 달 전 베트남 공장에 30대를 수출했다. 200kg급 제품 가격은 중국산보다 30% 낮다는 설명이다.

◇ 로봇이 배터리 바꾼다? 피트인 영업용 전기차 스테이션=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전기택시 전환이 더딘 이유로 배터리를 소유해야 하는 구조를 꼽았다. 피트인은 차와 배터리를 분리해 운전자가 배터리를 빌려 쓰고 충전 대신 완충 배터리로 바꾸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능형 로봇이 배터리를 교체하며 차량 1대에 6분이 걸린다. 스테이션에 둔 배터리 50개는 전기가 쌀 때 충전해 전기료를 낮춘다. 안양 스테이션 전기료를 50% 줄였다는 설명이다. 인천 스테이션은 건물을 짓기 전에 택시 30대가 계약했다. 최근 120억원 투자 유치를 마쳤고 2029년 가맹사업과 2031년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 하이퍼다인, 유압 대체할 고출력 힘 제어 구동기=하이퍼다인은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들이 지난해 10월 세운 교원창업 기업. 무대에 오른 양준모 기술이사는 전동화 건설장비도 엔진만 배터리로 바꿨을 뿐 작업부는 유압에 머문다고 지적했다. 유압은 힘이 세지만 반응이 느리고 힘 측정이 어렵다. 하이퍼 드라이브는 탄성체 기반 힘 측정 기술로 고출력과 정밀 제어를 함께 구현한다. 측정 데이터는 디지털 트윈과 AI 학습 프레임워크로 확장한다. 건설장비에 이어 방산과 우주 시장도 겨냥한다.

◇ 에이드올, 반응속도 수백배 빠른 시각장애인 로봇=김제필 에이드올 대표는 시각장애인 안내 로봇 베디비어(Bedivere)가 첫 응용처일 뿐이라며 핵심은 그 뒤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로봇의 척수와 소뇌 역할을 하는 미들웨어를 개발한다. 일반 RGB 카메라로 물체 접근과 후퇴를 판별하는 생체 모사 AI다. 인지부터 제어 신호 생성까지 2.3~2.5ms가 걸려 최신 모델보다 250~570배 빠르다고 밝혔다. 3차원 지도 없이 구글맵만으로 주행하며 8월에는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달렸다. 내년 로봇을 출시해 신뢰 데이터를 쌓고 미들웨어 라이선스 사업으로 확장한다.

◇ 모투스, 봉제 특화 로봇 모델로 동남아 공략한다=모투스는 숙련공 손기술을 학습한 봉제 특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개발한다. 박세찬 대표는 봉제가 밀리초 단위 제어를 요구하고 원단이 수시로 변해 시뮬레이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베트남 가방 제조사 LTS비나와 3년 데이터 수집 계약을 맺고 현장 데이터를 모은다. 장력까지 측정하는 전용 장갑도 자체 개발 중이다. 하체와 배터리를 뺀 2,000만원대 로봇을 기존 재봉기 자리에 투입해 월 구독형으로 공급한다. 현재 작업 성공률은 직선 봉제 80%, 곡선 봉제 60%다.

◇ 엘케이로보틱스, 중대재해 대응 시설관리 로봇=엘케이로보틱스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 1호 연구소기업이다. 김승훈 대표는 시설관리 로봇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수요를 공략한다고 밝혔다. 고정형 CCTV와 달리 로봇과 대상이 모두 움직이는 상황에서 멀티모달 AI로 화재나 쓰러진 사람을 찾아낸다. 데이터를 자체 서버에 두는 보안 구조로 국방과 공공 시장을 겨냥한다. 해군사관학교와 한국중부발전 화력발전소, 부평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서오릉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다. 외부 투자 없이 창업 첫해부터 매출을 냈고 이제 시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내년 CES에서 범용 로봇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 리보틱스, 기존 물류 현장에 하루 만에 로봇 배치를=리보틱스는 수작업으로 돌아가는 기존 현장, 이른바 브라운필드 자동화에 집중한다. 백승민 대표는 로봇 도입 사례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현장 배치 단계에서 멈춘다고 진단했다. 수개월 걸리던 사전 영업을 1시간으로, 현장 배치를 하루로 줄이는 게 목표. 라이다와 카메라를 단 장비로 현장을 돌며 경로와 작업을 파악해 로봇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만드는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첫 제품은 자율 로봇 지게차다. 200m 이상 팔레트 운반 솔루션을 고객사에 납품했고 내년 트레일러 상하차 사업화에 나선다.

◇ 로웨인, 로봇 관점으로 재설계한 수직농장=이경하 로웨인 대표는 기존 농장에 로봇만 넣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농장 전체를 로봇 기준으로 재설계했다고 밝혔다. 이송 로봇이 재배 타워를 작업 공간으로 가져오는 구조로 1,000평 농장을 로봇 1대가 맡는다. 기존 수직농장보다 생산량은 2배로 늘고 인력은 절반 이하로 준다는 설명. 로봇과 재배 장치, 관제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며 고층 진동 제어를 기술 해자로 꼽았다. 풀무원과 어린이 샐러드를 개발해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 해머인더스트리, 석유‧가스시설…위험 현장에 로봇 간다=박준성 해머인더스트리 대표는 일반 로봇을 그대로 쓰기 어려운 위험 산업 현장을 겨냥한 플랫폼 엑스가드를 소개했다. 8개 산업군을 조사해 석유·가스 시설을 첫 시장으로 골랐다. 엑스가드는 무한궤도 방식으로 움직이며 장애물을 인식하면 앞부분을 먼저 들어 올려 30cm 이상 턱을 넘는다. 상부 수평을 유지해 비파괴 검사 모듈을 얹을 수 있다. 처음부터 양산을 고려해 설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인천 미추홀구청과 하수관·공동구 점검 PoC를 협의 중이다. 내년 방폭 인증을 추진하고 2028년 양산한다.
◇ 디밀리언, 흩어진 제조 데이터를 AI+로봇에…=김웅섭 디밀리언 이사는 제조 현장 인력은 주는데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판단할 일은 늘었다고 짚었다. 제조실행시스템(MES) 데이터를 AI와 최적화까지 쓰는 기업은 1.5%도 안 된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현장 데이터를 AI와 로봇이 이해하도록 표준화하는 플랫폼 디아스트라(D’ASTRA)를 공급한다. 반나절 넘게 걸리던 생산 스케줄링을 수초로 줄이고 판단 결과를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플렉시봇(FLEXIBOT)으로 넘겨 작업까지 잇는다. 첫 시장은 자동차 부품 사출성형이다. 창업 3년차로 첫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 메디스비, 관절 가동술 맡는 재활 로봇=임준영 메디스비 대표는 의료진이 환자를 붙잡고 30분간 반복하던 관절 가동술을 로봇이 대신하는 로보암(ROBOARM)을 소개했다. 의료진이 로봇을 잡고 경로를 입력하면 로봇이 따라 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먼저 진입하고 이후 원격 치료와 AI 자율 경로 생성으로 나아간다. 6축 로봇 1대로 상지와 하지를 모두 치료하며 의료진 노동시간을 5분 세팅으로 80% 줄인다는 설명. 통증 반응 감지를 핵심 기술로 꼽았다. 내년 초 미국 FDA 등록을 추진한다.

◇ 우수상은 지오로봇=심사 결과 우수상은 유기적으로 지오로봇이 차지했다. 강태훈 대표가 무대에 올라 상장과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이번 행사는 국내 로보틱스 기업의 현주소를 둘러볼 기회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한계도 포함된다. 이 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판매 모델이면 먼저 선제적 시설 투자라든지 구독이라면 1,000대 이상 미리 사야 하는 등(선행 재고 투자) 개별 기업을 떠나 로봇 산업 자체의 현실적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일부 발표 기업은 이에 대한 해법을 스마트한 방법을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용래 수석은 “작년에 처음 시작한 행사로 올해 선발한 7곳, 지난해 5곳까지 더해 12개 기업이 이번 IR 데모데이 무대에 올랐다”면서 “꾸준히 이런 자리를 마련하면 졸업기업 네트워크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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