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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과 산업을 연결하겠다” 토종 IoT 플랫폼 스타트업


이석원 기자 - 2021년 11월 30일

엔터핀은 사물인터넷 구축을 돕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사명 자체는 엔터테인먼트와 엔돌핀 합성어에서 따온 것. 즐거움과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를 담았다.

스타트업 꿈꾸던 청년이 IoT 플랫폼 시장 선택한 이유=김민욱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가장 계기는 미국 유학 시절 경험이 컸다. 이전부터 온갖 IT 기기를 다루는 게 취미였던 그는 대학생이 됐을 무렵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걸 지켜봤다. 이어 에어비앤비와 우버, 스트라이프 같은 기술 기업이 등장하는 걸 보며 자신도 “이 업계에 들어가서 획을 그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물론 꿈은 생겼지만 업무 경험이 전무해 일단 영업이나 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며 업무를 배웠고 퇴사 후 창업 전선에 나섰다.

김 대표는 창업 초 현재 함께 일하는 조성구 연구원과 골전도를 이용한 스피커나 차량 분실 방지 블루투스 LE 트래커 등을 만들었지만 그야말로 ‘처참하게’ 망했다. 이런 찰나 현재 CTO와 CSO, 디자이너 등 이전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던 팀원이 차례로 합류하며 아이디어를 다시 다듬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 때 하드웨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문제점을 직접 겪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발 도구가 뭘지 고민하게 됐다. 여러 하드웨어 업체를 만나면서 가장 번거로운 회로 설계나 양산, 펌웨어 개발 중에서 펌웨어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다면 하드웨어 개발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펌웨어 개발 솔루션인 스키드(skiiiD)를 만들었다.

스키드는 이후 피드백을 받으며 하드웨어를 네트워크와 연결하고 데이터를 수집,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엔터핀이 지금 서비스하는 스키드 IoT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IoT, 그러니까 사물인터넷 시스템은 하드웨어를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하드웨어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다시 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엔터핀이 말하는 IoT 플랫폼이란 이런 IoT 시스템을 고객이 더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네트워크 연결이나 데이터 수집과 저장, 데이터 활용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 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IoT 시장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전 세계 IoT 플랫폼 시장은 2020년 900조 원 규모를 이미 형성한 상태지만 2026년에는 1,640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2015년 3,300억 원에서 2020년 12조 원 시장으로 성장한 상태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전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져왔다”며 센서나 서버, AI 등 다양한 기술 발전으로 IoT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IoT 도입에 대한 요구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도입을 쉽게 돕는 IoT 플랫폼은 더 성장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가 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IoT 플랫폼, 직접 개발보다 50% 이상 개발 리소스 줄여준다”=김 대표가 IoT 플랫폼 서비스에 나선 이유는 IoT 시스템 구축에 가장 큰 장벽이 되는 요소가 개발 리소스라는 데에 있다. “IoT 시스템은 기술 특성상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디자인, 데브옵스 등 온갖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요구하고 융합하는 과정까지 거치게 됩니다.” 어디 그 뿐이랴. 지속적인 연결과 안정성을 위한 유지 보수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IoT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복잡할 것도 없다. 하나는 인하우스 그러니까 기업 내부에서 맨땅에서 개발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IoT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인하우스 개발 방식은 고객이 원하는 입맛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하지만 구축까지 2년 이상 개발팀을 빌딩하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게 문제다. 그동안 들어가는 비용도 인건비만 해도 요즘 개발자 비용을 고려하면 연간 2억 원 이상은 거뜬하게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유지 보수 인력과 유지 비용도 당연히 필요하다.

이렇게 많은 개발 리소스를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는 솔루션이 바로 IoT 플랫폼이다. 김 대표는 “IoT 플랫폼은 기존 인하우스 개발보다 50% 이상 개발 리소스를 줄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IoT 플랫폼 역시 호환 하드웨어가 한정적이고 고정 데이터 포맷을 사용하는 등 고객 제품과 서비스를 IoT 플랫폼에 맞춰야 하는 단점도 있다.

엔터핀은 이런 기존 서비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 단계로 기존 IoT 플랫폼 개발 리소스를 더 줄일 수 있게 클릭 몇 번이면 Io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IoT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환성”이라면서 “자체 플랫폼 점유율만을 위한 방향이 아니라 타사 제품 호환을 적극 추진해 기존 솔루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키드는 사물인터넷 환경을 개발 없이 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SaaS인 스키드 IoT 센트럴(skiiiD IoT Central), 게이트웨이나 센서 같은 하드웨어로 이뤄진 스키드 박스(skiiiD BOX) 2가지로 이뤄진 IoT 플랫폼이다.

스키드 입장에서 경쟁사라면 파티클(Particle), 일렉트릭임프(Electric Imp) 같은 곳을 들 수 있다. 경쟁사가 자체 플랫폼 안으로 고객사를 유치하는 형태라면 김 대표는 “엔터핀은 CMS로 비유하자면 워드프레스와 같은 포지션”이라고 말한다. 개발자가 없더라도 IoT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문제가 없는 플랫폼인 것.

엔터핀은 이를 위해 하드웨어에 차별점을 가져간다. 자체 하드웨어인 스키드 박스는 스키드 IoT 센트럴에 자동 연결되며 스키드 박스 연결은 메시(Mesh) 네트워크를 이용해 기기간 연결이나 해제가 자유롭게 이뤄진다. 그 뿐 아니라 LTE나 지그비, 블루투스 등을 통한 무선 환경 구축 위주로 구성했다. 회사 측은 향후 자체 하드웨어 뿐 아니라 기성 제품까지 지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스키드 IoT는 2020년 5월 알파 버전을 시작으로 제품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검증을 위해 공장에 데이터 수집 장치 공급 업체와 협력해 15곳 이상 공장에 스키드를 도입해 데이터 수집 장치를 구축해 네트워크 연결부터 실시간 모니터링, 이상 작동 알람, 데이터 수집이나 통계 등 스마트 공장화를 진행했다.

제품 검증과 피드백을 거쳐 2021년 초에는 1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스키드를 통한 스마트 침대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식 버전 출시를 앞두고 리테일 매장 IoT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이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있기도 하다.

스키드 비전은 모든 사물과 산업을 연결하는 것”=이렇게 엔터핀은 지금은 타사와 제휴를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초를 목표로 준비 중인 스키드 정식 버전은 클라이언트가 직접 Io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구성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별다른 구축비용 없이 사용 용량 기반 종량제 형태 가격 모델을 채택해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식 버전은 리테일테크 시장을 겨냥하며 클라이언트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 외연 확장을 돕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리테일테크 특화 기능을 꾸준히 추가할 예정이다. 해당 기능은 위치와 재고, 상품 관리, 환경 관리 기능으로 나눠 세부 기능을 더하겠다는 것. 다른 한편으로는 클라우드 MSP와도 협업해 안정적 클라우드 네트워크 통신 연결성과 MSP에서 연결되는 파트너를 통한 영업도 진행할 방침. 그 밖에 전자부품 공급사가 수행하는 컨설팅-제조 서비스에도 참여해 IoT 시스템 도입을 원하는 파트너와 연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방향성을 통해 리테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을 시작으로 여러 분야 산업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또 “회사 성장 이후에는 자사 오프라인몰도 체험형 무인 매장으로 스키드와 파트너사 제품을 통한 레퍼런스 모델 역할을 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무인 매장 내부에는 IoT 위주 하드웨어 업체가 입점할 수 있도록 하고 제품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고객에게 제품 체험 경험을 주고 기업은 고객 행동을 추적, 리포트를 제공받게 된다. 김 대표는 무인 매장에서 체험 외에 펀딩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크라우드펀딩 섹션도 함께 제공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많은 기업과 IoT 생태계를 확장할 기회와 브랜드 가치 확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엔터핀은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창업육성 플랫폼 IBK창공(創工) 마포 7기 혁신창업기업에 선정되어 공동 운영사인 엔피프틴파트너스 액셀러레이팅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 제품 양산을 위한 인사이트를 키우는데 도움이 됐고 전시회 부스 참가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엔터핀이 서비스 중인 스키드가 목표로 하는 비전으로 “모든 사물과 산업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산업과 협력하고 IoT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걸 목표로 한다.

“목표요? 내년까지는 프리-A 라운드를 통해 회사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게 목표이고요. 내년 말까지 국내에서 서비스를 궤도에 올리고 2023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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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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