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는 운이 아니라 설계다.”
박정환 메쥬 대표는 27일 서울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IBK창공 데모데이 2026에서 ‘IPO 여정 그리고 파운더스’를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2007년 개인사업자로 기술만 믿고 창업해 10년을 허비한 뒤 2018년 법인 설립과 동시에 엑시트까지의 모든 밸류에이션과 자금 계획을 설계하고 약 5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완수한 경험을 공유했다.
많은 창업자들이 IPO를 창업의 엑싯으로 오해하지만 박 대표는 이를 자금 조달의 한 수단으로 정의했다. 그는 “IPO의 핵심은 파운더의 타임라인이 담긴 살아있는 사업 계획서”라며 “매일 아침 꺼내 한 글자씩 고쳐 나가는 과정이 약 5년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VC 투자를 받은 후에는 최대 7년, 최적은 5년 안에 IPO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펀드 만기가 7년이기 때문에 그 안에 결과를 만들어낼 의지를 창업자가 명확히 보여줘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받고도 IPO에 성공할 확률이 약 1%에 불과하며 그 성공의 95%는 파운더의 몫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투자사들은 기술을 보지 않고 창업자를 본다. 팀, 마켓 사이즈, 밸류에이션은 나머지 5%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소개한 투자 단계별 전략은 이렇다.프리시리즈A 단계에서 투자사가 보는 것은 단 하나, 창업자에 대한 신뢰다. 박 대표는 강원도에서 테헤란로까지 매일 1시간 반을 운전하며 약 1,000번의 IR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돌파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열렸다. 엔젤 투자 계약서를 쓰러 간 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VC 심사역이 “대표 얼굴을 보니 믿을 만하다”는 이유 하나로 다음 날 원주까지 내려와 10억 원을 확정한 것이다. 그는 “프리시리즈A에서 기술을 디테일하게 보는 투자사는 없다”며 “끝까지 완수해서 엑시트시켜 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키”라고 강조했다.
첫 밸류에이션 설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에어비앤비가 두 명의 창업자가 소액으로 창업해 첫 투자에서 약 20%의 지분을 매각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창업 자본 1억 원의 50배인 50억 원 밸류를 첫 기준으로 삼았다. 10억 원에 지분 20%를 매각하는 구조였으며 이 틀 자체를 법인 설립 초기에 설계해 두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즈A에서 투자사가 보는 것은 마켓이다. 박 대표는 경쟁사들이 이미 자금을 쓸어간 상황에서도 신한벤처투자, 아주IB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는 “삼성이 있어도 하이닉스가 있듯이 마켓이 있으면 두 개든 세 개든 투자한다”며 “경쟁사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메쥬는 250억 원 밸류에 90억 원을 유치했으며 이 수치는 2018년 법인 창업 시점에 이미 설계된 값이었다.
그는 이 단계에서 밸류에이션에 집착할 필요는 없고 처음 사업 계획서에 설계한 값대로 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투자를 받은 다음 날부터 곧바로 다음 라운드를 위한 IR을 재개해야 하고 매일 전날의 자금 흐름을 점검하는 자금 일보는 매출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도 반드시 실천해야 할 습관이라고 강조했다.

브릿지 라운드는 단순한 추가 자금 조달이 아니다. 박 대표는 미국 제약사들이 헬스케어 기업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연구한 뒤, 제약사 SI 유치를 사업 계획서에 미리 설계해 두었다. 시리즈 A 때 들어오려던 SI를 의도적으로 6개월 늦추자 밸류가 그 사이 두 배로 뛰었고 250억에 90억 투자금을 더한 340억에 1.5배를 적용해 510억 밸류로 브릿지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그의 원칙은 명확하다. 메인 라운드마다 밸류를 2배로, 브릿지 라운드는 1.5배로 올리는 공식을 처음부터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리즈 B에서 투자사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은 엑싯 플랜이다. 이 단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창업자의 이탈이다. 창업자가 중간에 빠지면 거래소와 금감원이 모두 문제를 제기하고 이미 상장한 뒤에도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다는 것. 박 대표는 “시리즈B를 성공시키려면 대표 이사의 지속적인 유지 시장이 실재한다는 지속적인 증명, 그리고 구체적인 투자 회수 시나리오까지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 밸류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투자자가 기피한다. IPO 이후 이득이 없기 때문. 박 대표는 신주와 구주를 혼합해 적정 가격을 조율했고 510억에서 두 배인 1,070억 원 밸류로 시리즈B를 마무리했다. 이 시점부터는 매출도 필요하다. VC들이 원하는 것은 제이 커브 그림이며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IPO 시점에 제이커브를 그리며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창업자가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기술평가를 통과하는 순간이 곧 창업자에게 진정한 해방의 순간”이라고 밝혔다. 투자를 받을 때마다 RCPS(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쌓아온 수백억 원의 개인 채무가 보통주로 일괄 전환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300억 원의 빚을 짊어지고 있다가 기평 통과 하나로 한꺼번에 없어지는 경험”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데모데이에서는 5개월간 IBK창공 보육을 받은 기업들이 사업 소개를 진행했다. 첫날 발표기업은 마케마케, 그린다, 참약사, 에이피그린, 콜로세움코퍼레이션, 알에프온, 하이퍼칩스, 에이트스튜디오, 캠프, 프나시어, 나비프라, 에어스, 위베어소프트 13개사며 28일인 둘째날에는 이브이앤솔루션, 솔라스틱, 반석산업, 바이올렛페이, 엠버로드, 미켈로로보틱스, 메이아이, 피아스페이스, 일렉셀, 라이플렉스사이언스, 마이허브, DLIRTM, 우주로테크 등 13개사가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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