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크 투자자와 스타트업 창업자는 오랫동안 최첨단 기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내 하이테크 붐에 힘입어 상하이와 선전 등을 목적지로 한 테크 투어리즘(tech tourism)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SNS와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중국산 로봇이 춤을 추거나 중국산 플라잉카가 실제로 하늘을 나는 영상을 접하는 일이 잦아졌다. 중국산 전기차와 AI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존재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와 기업가가 다음 투자 기회와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하이테크 기업을 순방하는 테크 투어리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뉴욕대학교 국제관계학자 샤오위 위안(Xiaoyu Yuan)은 중국 테크 투어리즘의 유행에는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 기술 생태계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를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이미 다녀온 경쟁자에 비해 정보 면에서 불리해진다는 감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테크 투어는 상하이 AI·로봇 이노베이션 투어, EV 배터리 심층 탐방 투어 같은 이름으로 홍보되며 가격은 최대 9,000달러 수준이다. 보통 3~5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는 공장과 스타트업 지원 기관, 업계 콘퍼런스 등을 견학하는 건 물론 경영진과의 개별 질의응답 세션에 참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항공료는 포함되지 않지만 숙박과 식사, 현지 교통비 등은 포함된다.
이 투어에서 소개되는 기업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추월한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 인터넷상에서 인형 로봇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챗GPT와 비교되는 AI 개발 기업 딥시크(DeepSeek) 등 중국 하이테크 붐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한 인도 투자자는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좀 비싸지만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에 접근할 수 있다며 관광객으로 비야디를 방문할 수는 있지만 쇼룸 너머로는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중국 제조사 생산 능력을 직접 목격한 뒤 인도 유사 기업은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를 바꿔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 중국 테크 투어 운영자는 현재 상하이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며 18개월 동안 1,000명 이상에 이르는 관광객을 받아들였다. 그에 따르면 고객 대부분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유럽 출신이며 미국과 브라질에서도 적지 않은 수가 방문한다고 한다. 그는 컨설팅 업계에는 경쟁자가 많지만 포괄적이고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시장에는 아직 빈자리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분석 기업 테크 버즈 차이나는 이공계 배경을 가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테크 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청자 대부분은 미국 출신이며 나머지는 주로 싱가포르와 인도 출신이다. 이 투어에는 중국 AI 기업의 인턴생과 로봇공학을 전공하는 젊은 학생이 보호자 및 아이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일반인도 쉽게 참가할 수 있는 테크 투어도 마련되어 있다. 실제로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tech tour’를 검색하면 선전과 광저우 등을 목적지로 한 투어가 검색된다. 가장 인기 있는 선전 테크 투어: 미래를 탐구하다 투어에서는 드론 음식 배달 시연과 로봇 택시 탑승 체험이 가능하며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안경 등 혁신 현장을 직접 견학할 수 있다.
이런 테크 투어 유행은 중국을 기술 강국으로 내세우려는 중국 정부 의도와도 맞닿아 있으며 각국 정부도 중국 기술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유니트리 로보틱스를 시찰했고 스페인과 베트남 총리들도 중국 테크 기업 임원과 회담했다.
전문가는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통해 중국이 진정한, 그리고 아마도 선도적인 기술 강국이라는 인식이 깊어진다며 그 인식이 정확한지 과장된 것인지와 별개로 이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은 분명히 실재하며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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