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개발사이자 AI 붐 불씨를 지핀 오픈AI, 클로드 개발사로 알려진 앤트로픽(Anthropic), 그록 개발사인 xAI를 산하에 둔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스페이스X(SpaceX) 등 AI 업계에서도 주목받는 이들 3사가 상장을 검토 중이다. AI 대형사의 잇따른 상장에 시장이 버틸 수 있을까.
5월 중순 스페이스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등록 신고서를 제출했다. 스페이스X IPO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도됐으며 조달액은 750억 달러, 기업가치는 1조 7,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앤트로픽도 6월 1일 SEC에 IPO 등록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 공개 주식 수와 가격은 미정이지만 앤트로픽은 최근 자금 조달에서 650억 달러를 모았으며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됐다.
양사의 경쟁사인 오픈AI도 머지않아 IPO 등록 신고서를 SEC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모두 조달액이 6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들 양사에 오픈AI까지 더해 3사가 IPO를 실시할 경우 미국 기업 시가총액에 최대 4조 달러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3사 IPO가 초래할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그 중에서도 우려되는 건 인덱스 제공사가 이들 3사를 벤치마크에 우선 편입할지 여부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수조 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트래커 펀드가 발행 후 불과 며칠 만에 신규 주식을 대거 매입하게 될 것이다.
그는 그렇게 될 경우 매우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 많은 투자자가 존재하게 된다며 이번과 같은 초대형 IPO 실시는 전례 없는 일이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이를 어렵지 않게 흡수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후 수년간은 어느 정도 혼란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기준으로 IPO 사상 최대 자금 조달액을 기록한 건 2019년 상장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Saudi Aramco)로 액수는 290억 달러다.
이에 비해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3사는 합산 2,000억 달러 이상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오차 범위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러셀 3000(Russell 3000)에 포함된 기업 시가총액 합계는 79조 달러, 더 좁은 범위 지수인 S&P500에 포함된 기업 시가총액만 해도 69조 달러에 달하기 때문.
주가지수 대부분은 공개 거래되는 주식 가치에 비례해 기업에 비중을 부여한다. 스페이스X의 경우 발행 예정인 750억 달러 주식만을 의미하므로 S&P500에서의 초기 비중은 0.1%다. NASDAQ100은 예외로 유동주식 최대 3배까지 기업에 비중을 부여하는 규칙으로 변경됐다. 그럼에도 NASDAQ100 내 스페이스X 초기 비중은 0.5%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IPO 투자설명서 내 락업(lock-up) 조항에 따라 내부 관계자와 초기 투자자는 IPO 시점에 기존 주식을 매각해 유동주식 비율을 높일 수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들 조항 기한이 만료되면 수백조 원 상당 신주가 시장에 풀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는 락업된 주식을 여러 차례에 나눠 방출할 예정이다. IPO에서 750억 달러 상당 주식이 발행되고 시가총액이 목표치인 1조 7,500억 달러에 달할 경우 첫 유동주식 비율은 4%가 된다. 머스크의 지분은 IPO 후 366일간 매각이 불가하며 이 제한은 특정 대형 투자자가 보유한 일부 주식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 시가총액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나머지 주식은 락업 만료 시점이 보다 이르다. 8월 또는 9월 진행되는 첫 분기 실적 발표 후 내부 관계자는 보유 주식 20%를 매각할 수 있다. 주가가 IPO 가격보다 30% 이상 상승할 경우 추가로 10%를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추가 주식은 IPO 후와 2회차 분기 실적 발표 후 정해진 기일에 매각될 예정이다.
물론 내부 관계자가 반드시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머스크는 보유 주식 대부분이 강한 의결권을 지니고 있어 스페이스X 지배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주식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유사한 사항은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주식 공개 이후 주주에게도 적용된다.
플로리다대 제이 리터는 1980년부터 2024년 사이에 상장된 주식에 대한 IPO 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주식 평균 수익률이 첫 거래일로부터 3년간 시장 전체보다 20%나 낮았다고 보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40배 이상 평가액을 가진 기업은 58%나 성과가 저조했다. 기업가치가 1조 7,500억 달러인 스페이스X의 경우 평가액이 매출액 90배 이상에 달한다. 대형 IPO에서 기업이 주식을 최고가에 팔고자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1990년대 후반과 2008년 이전의 IPO 붐 이후에는 큰 불황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큰 우려가 되는 건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IPO가 향후 신규 상장할 거대 기술 기업과 기존 기업 모두에 대한 추가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는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IPO에 열광하겠지만 수년 후 주식시장은 자본 조정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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