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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로봇 기업 피규어(Figure)가 피규어 03(Figure 03) 등장으로 구형이 된 인간형 로봇 피규어 02(Figure 02)를 용광로에 넣어 폐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폐기는 영화 터미네이터 2(Terminator 2)에서 T-800을 연기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조언에서 시작됐다.

발단은 2026년 8월 20일 브렛 애드콕(Brett Adcock) 피규어 최고경영자(CEO)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었다. 애드콕은 피규어 02가 정말 일 잘하는 로봇이라 아꼈지만 본사에 둘 공간이 없어 떠나보내야 한다며 제대로 된 작별이 필요한데 좋은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슈워제네거는 녹이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나 피규어는 실제로 피규어 02를 용광로에 녹였다.

◇ 핀란드 주물공장서 촬영=폐기는 핀란드 이마트라(Imatra)에 있는 주물공장에서 이뤄졌다. 피규어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에서 연락한 금속 주물공장은 하나같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 로봇을 값비싼 설비에 집어넣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사용한 설비는 75t급 전기아크로다. 촬영팀에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었고 촬영 기회는 용해 공정 6번뿐이었다. 그마저도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녹은 쇳물 표면이 굳기 시작하기 전까지 20분에 불과했다.

영상에선 내열복을 입은 인물이 등장하고 피규어 02가 용광로 안을 들여다본다. 터미네이터 2 주제곡이 흐르는 가운데 피규어 02는 영화 마지막에 T-800이 그랬듯 쇠사슬을 붙잡고 용광로 안으로 내려가려 한다. 쇠사슬 고리에 발을 거는 장면도 영화와 똑같다. 소년 존 코너(John Connor)처럼 내열복 차림 직원이 쇠사슬을 움직이는 리모컨을 조작하고 피규어 02는 불길에 휩싸인 채 천천히 용광로로 내려간다.

이어 직원이 내열복을 벗기 시작한다. 터미네이터 2를 상징하는 묵직한 타악 선율이 깔리고 내열복 아래서 슈워제네거가 모습을 드러낸다. 피규어 02가 점점 쇳물 속으로 가라앉자 슈워제네거는 엄지를 들어 배웅한다. 영화 최고 명장면으로 꼽히는 용광로 속 엄지 척 장면도 그대로 재현했다. 슈워제네거는 시가를 피우며 피규어 02에게 아스타 라 비스타(Hasta la vista)라고 작별 인사를 건넨다.

그 뒤로도 피규어 02가 용광로에 곧장 뛰어드는 장면이 이어지며 쇳물이 사방으로 튄다. 이 장면을 찍으려고 피규어 02는 피규어 본사 건물 2층에서 대형 에어백으로 뛰어내리는 훈련을 하며 용광로에 뛰어드는 동작을 학습했다. 영상은 슈워제네거가 피규어 02가 폐기됐다고 말하며 끝난다.

피규어는 피규어 02를 녹인 금속을 가공해 기념품도 만들었다. 기념품은 일반에도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01/50이라는 일련번호가 붙어 있어 수량은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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