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AI 이젠 필수, 도입 안하면 뒤처진다는 두려움과 압박감 있어”
톰슨로이터코리아가 5일 드래곤 시티 호텔에서 AI 시대 법무 환경 혁신과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제시하는 연례 리걸테크 컨퍼런스인 코리아 리걸 테크포럼(Korea Legal Tech Forum) 2025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리걸테크, 생성형AI, 그리고 법률의 미래(Legal Tech, GenAI, and the Future of Law)라는 주제 아래, 법률 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과 생성형 AI가 계약 초안 작성, 법률 리서치,워크플로우 최적화 등 생성형 AI가 법률 전문 분야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실제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열렸다. 로펌, 대기업, 정부 등에서 활약 중인 법률 전문가 4명이 참여한 패널토론에서는 AI 기술 발전이 법률 시장에 가져온 인식 변화와 그에 따른 조직의 대응과 미래 전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먼저 패널들은 몇년 사이 법률 AI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편리한 도구에서 업무의 본질을 바꾸는 혁신으로 전환됐다고 입을 모았다.
임희준 SK AX 법무 담당 CLO는 “처음 리걸테크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편리한 수단 정도였다면 2022년 말 챗GPT 이후로 리걸테크가 단순 툴에서 본질적인 업무까지 가능한 수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최근에는 리걸 AI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것같다”고 말했다.
김세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분쟁대응과장은 “이미 5~6년 전부터 해외에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디스커버리 업무에 AI를 활용해왔는데 최근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등장이 AI의 질적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와 국내 로펌 및 법무 조직의 AI 도입을 가속화하는 큰 계기가됐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인식이 아직 보수적이지만 최근 그 인식들이 무너지고있고 대형 빅펌은 사용하기 어려워하지만 중견 중견은 모조리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퀄리티, 보안, 비용 세 가지를 고려 해야 하지만 비용 절감이라는 큰 장점이 있어 도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AI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비용, 기술, 문화, 규제 등 현실적 장벽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임희준 CLO는 “로펌 아닌 사내 법무 조직의 경우 AI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지만 투자 ROI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한계에 대해 언급했다. 경영진이 기대하는 AI 성능과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성능 간 괴리가 존재해 기대만큼 드라마틱한 생산성 향상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유경 두산밥캣 팀장은 “동일한 AI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사용자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문제도 있다”며 “AI 사용자의 역량 차이가 존재해 이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정재억 김앤장 변리사는 “AI 자연어 처리가 탁월해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며 대표적인 예는 번역”이라며 “미국 소송에서의 e디스커버리, 대량 리뷰 과정에서도 단시간에 AI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검토를 비롯해 자료요약, 분류 등에서 더욱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업무 워크플로우의 관점에서 더 많은 사용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규제와 보안 문제는 가장 큰 우려로 꼽였다. 김 과장은 “퀄리티 콘트롤, 보안 문제가 있는 데 이건 개별적으로 해결이 될 것으로 보지만 국제통상 규제들, 그중에서 현재 쏟아지고 있는 것이 IT 규제인데 LLM이 이 법을 준수하고 있느냐도 중요해지고 있다” 며 “미국은 제외하고 중국, EU 등 국가들은 신흥 규제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LLM이 이것을 준수하도록 만들어졌나를 확인해야하는 허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변리사는 “고객 데이터 유출 및 해킹 사고, 서비스 제공자의 데이터 활용 안전성, 개인 정보, 국가 신기술 보호 관련 규제 준수 등 보안이 허들이다”라며 “또 환각 현상(Hallucination)’이라고 불리는 AI의 오답 생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AI 도입에서의 한계가 존재하지만 따라야 할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에는 모두 동의했다.
임 CLO는 “반복업무를 AI가 대체하는 등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맨드 조직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50년 뒤에도 법무 조직의 기본적인 역할은 유지될 것으로 AI가 워킹을 수행하고 사람이 책임을 지는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톰슨로이터 방영선 아시아 및 신흥시장 사업 개발 총괄 대표가 AI Landscape, Thomson Reuters Vision for 2025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법률 산업의 AI 도입 현황과 톰슨로이터의 전략적 비전을 공유했으며 BHSN, 세일즈포스, KUSRC, 베링랩, 부스트드래프트, Asia Business Law Journal 등은 홍보 부스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