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티쓰 “AI로 치과 보철물 제작 표준 재정의한다”

[G-스타 오디션 인터뷰] 치통 환자는 진단 후 보통 기공소에서 보철물 제작을 의뢰하게 된다. 하지만 기공소는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는 탓에 평균 불량률이 27%에 달한다고 한다. 그 탓에 치과는 연간 3.2억원, 기공소는 1.5억원, 환자는 5,000만원 손실을 입는다. 전체 시장으로 따지면 연간 91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다. 치과와 기공소, 환자 모두가 손실을 입는 시장인 셈이다.

리얼티쓰(REALTEETH)는 AI 기반 디지털 덴탈 솔루션을 개발하는 헬스테크 기업이다. 치과 보철물 3D 자동 설계와 품질 검수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에는 수작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제작 과정을 자동화, 지능화해 정확도와 속도, 비용 효율을 동시에 개선하겠다는 것.

리얼티쓰라는 기업명에는 진짜 치아처럼 자연스럽고 정확한 보철물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업 철학이 담겨 있다. 기술 개발을 넘어 치과 치료 접근성 보편화를 실현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파트너를 지향하는 것이다.

◇ 치과기공사의 고민에서 시작된 창업=리얼티쓰 창업은 이 회사 전진훈 대표가 치과기공사로 임상 현장을 경험하고 대학 정교수와 연구자로 활동하면서 느낀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전 대표는 “임상 현장에선 숙련 인력 부족과 과도한 제작 시간, 국가나 인종별로 달라지는 비표준화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면서 “또 고령화로 보철물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수작업 방식만으론 시장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 뿐 아니라 전 대표는 대한치과기공사협회 국제이사로 활동하면서 이런 문제가 특정 국가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모두 겪는 공통적인 구조적 한계라는 걸 확인했다. 전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니라 제작 방식 자체 전환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AI 기반 자동 설계 기술을 적용한다면 숙련도나 지역에 관계없이 일정 품질 보철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2021년 10월 리얼티쓰를 설립했다.

리얼티쓰 핵심 솔루션인 REAL TEETH는 임플란트와 덴처, 교정, 라미네이트 같은 모든 보철물에 대해 AI 기반 3D 자동 설계와 품질 검수 기능을 제공하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전 대표가 말하는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먼저 AI 자동 설계 엔진은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아 형태와 교합 관계 등을 분석해 최적의 3D 디자인을 자동 생성한다. 다음으로 정밀 경계선 인식‧분할 기술은 국가나 인종에 관계없이 표준화된 보철물 형태를 구현한다. 또 자동 품질 검수 시스템이 교합 간섭, 두께, 적합도 등을 자동 점검해 제작 오류를 사전에 방지한다.

기존 치과기공소에선 설계 과정 대부분이 인간 손으로 이뤄져 품질 편차가 발생하고 제작에 평균 수일이 소요됐다. 하지만 리얼티쓰 AI 시스템은 완전 자동화로 해결했다. 이를 통해 설계 시간을 기존 대비 70% 이상 줄이고 보철물 평균 불량률을 기존 27%에서 1% 이내로 현저히 낮추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AI는 인간이 하기 어려운 교합 분석이나 두께 측정 같은 반복 분석을 실시간 수행해 기공사가 더 고도화된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리얼티쓰 솔루션은 치과기공소와 치과 병원, 글로벌 덴탈 플랫폼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전 대표는 “현재 글로벌 덴탈 시장은 디지털 스캐너와 CAD/CAM 장비, AI를 한데 묶은 풀 디지털 치과 환경이 표준으로 자리잡는 추세”라면서 리얼티쓰는 이런 흐름 속에서 자동화 분야 핵심 기술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가별 맞춤형 현지화 진출 준비중 “2026년 본격화”=리얼티쓰는 미국과 중국,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글로벌 덴탈 시장 진출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별 규제 환경은 물론 시장 성숙도를 면밀하게 분석해 현지화 전략과 파트너십 기반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 대표는 “예를 들어 미국에선 SaaS 기반 자동 설계 서비스 도입 수요가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에 기술 검증(Technical Validation)과 초기 파일럿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대형 기공소와 제조 클러스터가 발달한 만큼 대량 생산 환경에 맞는 B2B 협력 모델을 설계하며 관련 업체와 실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의료‧헬스케어 허브로 앞으로 글로벌 파트너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그 밖에 글로벌 덴탈 전시회나 학회 참여, 해외 치과대학과 기공소와의 공동 연구 논의, 데이터 표준화 등 다양한 국제 협력 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이런 준비를 통해 리얼티쓰는 2026년을 기점으로 국가별 단계적 진출과 서비스 상용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앞으로 3∼5년간 AI 보철 설계 엔진 고도화와 글로벌 SaaS 출시, 임상 기반 데이터 확장, 5축 밀링과 3D 프린팅 제조 기술과의 통합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인증과 파트너 협력 체계를 확대해 글로벌 상용화 기반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 “궁극적 비전은 구강 건강 형평성 실현”=리얼티쓰는 창업 이후 꾸준히 기술력을 인정 받아왔다. 2023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에 선정됐고 2024년 벤처창업진흥 유공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올해에는 제20회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ISO 9001/14001 인증과 벤처기업 인증, 이노비즈와 메인비즈 인증도 획득했다.

그 뿐 아니라 리얼티쓰는 올해 경기창업공모 G스타 오디션 글로벌 리그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전 대표는 이 자리가 경기도 대표 창업 프로그램이자 기술 기반 스타트업 성장 가능성을 검증 받을 중요한 무대였다며 “특히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하는 리얼티쓰에게 경기도 생태계와 네트워크 지원 프로그램은 큰 의미가 있어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수상 이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실시한 다양한 후속 지원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 접근성 확대, 글로벌 파트너 발굴, 사업 검증 기회, 기관 투자자 레퍼런스 확보 등 실제 도움이 되는 실질적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리얼티쓰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입 준비를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라는 자평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치과 보철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8,200억 달러, 한화로는 1,200조원대에 달한다. 올해는 8,750억 달러, 평균 성장률 6.1%를 보이며 오는 2032년에는 1,327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큰 시장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유럽의 시장 점유율이 36.47%에 달한다고 한다. 리얼티쓰는 이 거대한 시장에 AI를 통해 치과 보철물의 기준을 재정의하려 한다.

전 대표는 리얼티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비전은 “구강 건강 형평성 실현”이라고 말한다. 국가와 소득, 지역에 따라 치과 치료 품질이 달라지는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누구나 동일 수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장기 목표라는 것. 그는 리얼티쓰가 기술을 넘어 건강한 삶의 질을 제공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