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부터 4세대까지…대표 6인이 말하는 세대별 창업

“완전히 미쳐야 겨우 성공합니다.”

벤처기업협회가 2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에서 열린 ‘세대를 잇는 도전 토크쇼’에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벤처 정신의 본질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현정 회장은 1983년 대학시절 독학으로 코딩을 공부해 창업한 벤처 1세대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던 시대를 거쳤다. 이날 토크쇼는 지난 30년 벤처 시장의 성장을 돌아보고 각 세대별이 느끼는 창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패널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 예비창업자인 장남호 고등학생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창업가 6명이 참여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AI 시대 창업에 대해 자동차 산업 고도화 시기, 생산국과 소비국이 갈라진 사례를 들었다. 백 대표는 “과거 우리나라가 소수의 자동차 생산국이 된 것처럼 AI도 근본적인 혁신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산국이 될지가 향후 30년의 국격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미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창업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기준이나 원칙 같은 건 없다. 환경, 경영 방침 그런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로서 끊임 없이 대화하고 서로에게 믿음을 갖고 변화에 대해 투명하게 이야기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이 팀의 건강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자신만의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언러닝을 제시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오답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과 관습을 과감히 버리는 언러닝 과정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조직의 신뢰를 쌓고 혁신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념식은 올해 처음 지정해 운영한 2025 제1회 벤처주간의 공식 폐막행사로 지난 30년간 벤처 생태계의 조성과 성장을 이끌어온 벤처기업인 및 유관기관 관계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향후 30년의 혁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벤처기업협회 설립자이자 초대회장인 고(故) 이민화 명예회장은 AI 복원 영상을 통해 깜짝 등장하기도했다.

송병준 회장은 “1995년 벤처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젊은 창업자들이 기술과 상상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하며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다”며 “벤처기업은 지난 30년간 위기 속에서도 길을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혁신 주체이자 경제의 핵심 성장축”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또한 “앞으로의 30년은 AI·딥테크·바이오·우주 등 미래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4대 벤처강국을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시기”라며 AI는 산업의 생산성과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로, 제3의 벤처붐은 AI 기반의 새로운 벤처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념식에서는 십여 명의 학계 연구진이 참여한 벤처 30주년 연구보고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대한민국 벤처생태계의 7大 성과와 함께 한·일간 혁신생태계 비교 및 향후 30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인류와 함께하는 글로벌 K-벤처 비전을 제안했다.

벤처기업협회는 벤처생태계 발전(벤처정책・벤처금융・창업활성화 등)에 기여한 인물과 단체 등 총 8개 분야, 153점의 공로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하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후 행사에서는 청년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중심이 된 벤처 온더블록, 벤처기업의 공개 피칭 프로그램 쇼미더 벤처, 30세 이하 청년 창업가들의 토론 프로그램 30UNDER30 썰전 등이 이어졌다. .

마지막으로 송병준 회장은 “올 한해 벤처30주년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협회는 앞으로도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청년과 미래세대가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세대의 벤처기업인들과 함께 세계최고 혁신강국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