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사업 절반을 손질해 4조원을 아끼고 그 재원을 신성장 분야에 다시 넣는다. 창업 시장에서는 전통 업종 창업이 줄어드는 대신 기술기반 창업이 두 자릿수로 늘며 체질이 바뀌는 흐름도 나타났다.
◇ 지원사업 472개 중 232개 효율화=정부가 전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방안과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인프라성·신규 사업을 뺀 17개 부처 25조 5,000억원 규모 사업 472개를 분석해 232개를 통폐합하거나 감액한다. 사업 88개를 통폐합·폐지하고 144개를 깎아 총 4조원을 줄인다. 유사·중복사업 19개를 묶어 2조 4,000억원을 아끼는 게 핵심이다. 중기부 도전 K-스타트업과 예비창업패키지 등은 모두의 창업 지원사업으로 일원화해 764억원을 절감한다. 50억원 미만 소액 사업은 53개를 감축하고 5,000만원 미만 나눠주기 사업은 12개를 폐지한다. 성과평가가 미흡한 사업 13개와 관행적 사업 18개도 폐지 대상에 올랐다.
절감한 재원은 고성과·핵심 사업에 다시 투입한다. 유망기업 도약(JUMP-UP) 프로그램 예산은 올해 595억원에서 2027년 1,642억원으로 늘린다. 기업을 고를 때는 매출·고용 증가율 같은 성장성과 AI 기반 성장잠재력 평가를 먼저 반영하도록 지원체계를 바꾼다. 비수도권은 인구감소와 낙후도를 기준으로 3개 그룹으로 나눠 국비 지원 한도와 매칭 비율을 차등 적용한다.
신성장 분야에서는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혁신기업 300개사를 내년부터 매년 발굴한다. 사업화와 금융·수출·인력·R&D를 묶어 최대 5년간 10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2년 지원 뒤 마일스톤 평가를 거쳐 3년을 더 지원하는 방식으로 2027년 예산 2,388억원을 정부안에 반영했다. 신안보 분야는 정부가 100% 직접투자하는 전문 투자기관을 새로 만들고 제약바이오는 병원 연구자 창업을 활성화한다. 분야별 세부 대책은 10월까지 순차 발표한다.
◇ 창업 총량 줄고 기술창업 늘어=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을 발표했다. 1~6월 창업기업은 56만 5,640개로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도·소매업이 10.7% 감소했고 운수·창고업과 개인서비스업도 뒷걸음질했다. 반면 기술기반 창업은 12만 3,418개로 14.2% 늘었다. 정보통신업이 59.4% 급증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체 창업에서 기술기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8%로 202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만 2.4% 늘고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감소했다.
재도전 문턱은 낮아진다. 중기부는 8월 25일 폐업 뒤 동종 업종으로 재창업할 때 창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동종 업종 재창업 준비기간이 평균 10.8개월이라는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개정 시행령은 9월부터 시행하며 이전에 사업을 시작한 기업도 개시 후 7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새 기준을 적용받는다.
중기부는 8월 28일 대전·세종을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전국 14개 지역에서 소상공인 경영위기 극복 종합상담회를 연다. 정책자금과 신용보증·채무조정·재창업 상담을 한자리에서 제공하고 경영진단 리포트도 무료로 발급한다. 지난해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 8.64%를 웃돌았다.
◇ 자금과 AI 인프라는 어디로 갔나=금융위원회가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사업 7건 자금 지원을 승인했다. 원익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양산시설에 3,500억원을 직접 지분투자하고 CJ포디플렉스 글로벌 기술특별관 확대에 2,200억원을 넣는다. 두산테스나는 후공정 신공장 증설에 5,600억원을 저리대출로 받고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이차전지 공장에 3,000억원을 받는다. TKG솔믹스와 경보제약·삼동도 명단에 올랐다. 국민성장펀드는 누적 17조 9,000억원 31건 승인을 마쳤고 1~8월 지방 비중은 42.5%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모두의 AI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에스케이텔레콤(SKT)·카카오·케이티(KT) 컨소시엄 3곳을 뽑았다. 올해 GPU B200 512장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전 국민 서비스 운영비도 정부 예산으로 댄다. 과기정통부는 제1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자율주행 AI 실증·상용화 로드맵과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 딥테크 창업 활성화 전략 등 안건 3개도 의결했다. 윤리원칙은 각계 의견 116건을 반영해 3대 가치와 7대 원칙으로 짰다.
중기부는 모두의 창업 사회혁신 소셜벤처 리그 서류평가 통과자 100명도 확정했다. 1,788명이 몰려 경쟁률은 17.9대 1을 기록했다. 선발자는 예비창업자 33명과 창업기업 67개사로 구성됐으며 지역사회 돌봄 공백 해소와 AI 활용 혁신역량 제고 과제가 가장 많았다. 전원에게 임팩트 활동 지원비 200만원을 주고 최종 10여명은 12월 2026년 벤처주간에서 사업화 자금 최대 1억 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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