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장 파트너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29일 디캠프 마포에서 배치 4기 유망 스타트업들의 성장 여정을 공유한 디데이(d.day)를 개최했다. ‘궤도에 오르기까지, 일곱 개의 기록(Paths to Orbit)’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는 기존의 매칭 중심 이벤트에서 벗어나 딥테크 스타트업 대표 7인이 기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겪은 결정적 순간과 의사결정의 배경을 다루는 자리로 마련됐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7인의 창업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시장 검증, 고객 전환, 사업 확장 등 세 가지 주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인 ‘매출과 제품 없이 시장을 설득한 비결’에서는 소형 군집위성용 고효율 전기추진시스템을 개발하는 코스모비 박동하 대표와 AI 기반 기계 설계 자동화 기업 아이디어오션 김중호 대표가 무대에 올라 초기 설득 과정의 현실적인 고민과 극복 과정을 전했다.

코스모비 박동하 대표는 “학생 창업이다 보니 IR을 하러 가면 ‘그게 뭔데?’, ‘너네가 할 수 있어?’라는 두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위성이 우주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소해하셔서 기술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스페이스X가 등장하고 재사용 발사체에 성공하면서 스타링크 위성도 다 전기추진을 쓴다, 스페이스X가 쓰는 기술이다’라고 설명하며 시장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50~60곳이 넘는 VC를 만나며 거절에 소심해졌던 구간도 있었지만 연구실에 박혀 빠르게 우리의 제품을 우주에서 직접 보여주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실증에 전력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종호 아이디어오션 대표 역시 “기존 CAD 프로그램이나 잘 쓰고 있는 방식들이 있는데 너네 프로그램을 써야 할 이유가 뭐냐는 질문이 가장 큰 과제였다”며 “투자자에게는 비전에 공감하는 분을 찾았지만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은 진짜 새로운 설계를 내고 잘 작동하는지 ‘직접 보여주는 것’ 하나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학위 과정에 오래 있다 보니 좋은 기술을 만들어 놓으면 누군가 쓰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스타트업은 고객의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주 3회 이상 고객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페인 포인트를 소프트웨어에 반영하며 접점을 넓혔다”고 강조했다. 끝어로 창업 초기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박 대표는 “틀리지 않았으니 상심하지 말고 나아가자”를, 김 대표는 “상상 이상으로 힘들 테니 마음 굳게 먹어라”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 ‘고객의 호기심을 실제 계약으로 이끈 노하우’에서는 기술에 대한 수요를 사업화 검증으로 이어간 구체적인 현장 경험이 공개됐다. 빈피킹을 위한 표준화된 범용 AI 모델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테파로보틱스 박정혁 대표는 “단순히 로봇과 기술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도입한 이후에도 부품을 바꾸거나 세팅을 달리하며 새로운 가치를 지속해서 창출할 수 있는 범용적 AI 및 기술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한 완성차 대기업 양산 라인 진입 과정에 대해 “기술의 우수성만 강조하기보다 실제 고객사의 공정에서 무엇이 절실한지 파악하고 요구에 맞춰 제품 완성도를 높여 신뢰를 쌓았다”며 “실패 시 리스크가 컸음에도 기술의 잠재력과 확신을 믿고 초기에 철저한 실증(PoC)과 테스트를 거쳐 확실한 레퍼런스를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집속형 초음파 기술로 고독성 유해물질을 완벽 파괴하는 퍼스트랩 황보민성 대표는 초기 단계에서 과감한 글로벌 도전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국내 사업 안정을 기다리지 않고 확실한 기술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창업 3년 만에 일본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하여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보통 매ㅜ이 발생하고 검증 후 법인을 세우는 대신 빠른 속도로 법인을 설립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전략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우주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한 고품질 신약 개발 및 우주 제약 플랫폼 기업 스페이스린텍 윤학수 대표 역시 “지상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주 제약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수년에 걸친 연구와 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기술 개발에만 매몰되지 않고 ‘이 기술이 실제로 고객의 구매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기존의 생각과 전략을 과감하게 수정하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세션인 ‘반복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든 경험’에서는 반도체·첨단산업용 기후테크 가스처리 솔루션 기업 갭텍 김은학 대표와 영업용 전기차 기반 에너지 인프라 플랫폼 기업 피트인 김세권 대표가 참여해, 첫 성과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정착시키기 위한 조직과 운영 방식의 변화 과정을 발표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개최한 디캠프 배치는 분기별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12개월 동안 집중 육성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약 7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배치 4기는 디캠프 마포 입주와 함께 전담 멘토링, 사업 전략 고도화, 창업가 및 투자자 네트워킹 등 전방위 지원을 받으며 1년간의 성장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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