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총회가 16세기부터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인 메르카토르 도법 대신 지구상 대륙 면적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도 투영법인 이퀄어스 도법(Equal Earth)을 추진하자는 결의안을 찬성 다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1569년 헤라르뒤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가 고안한 투영법. 메르카토르 도법은 경선과 위선이 직각으로 만나기 때문에 지도상 두 지점을 이은 직선이 일정한 각도를 유지해 방향이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뱃사람이 항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됐다.
반면 메르카토르 도법은 적도에서 멀어져 북극이나 남극에 가까워질수록 지도가 늘어나 실제보다 크게 표시된다. 북극권에 있는 그린란드 면적은 216만km2로 3,040만km2인 아프리카 대륙 14분의 1 수준이지만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에서는 그린란드와 아프리카 대륙이 거의 같은 면적으로 보인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토고는 메르카토르 도법에 따른 왜곡이 아프리카를 상징적으로 왜소하게 만든다며 세계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영속시켜 왔다고 지적해 왔다. 그러면서 지도상 어느 곳에서나 실제 면적과 비율이 같아진다는 이점을 지닌 이퀄어스 도법이 2018년 개발되자 이를 추진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로베르 뒤세 토고 외무장관은 지도가 세계에 대한 이해를 형성한다며 지도는 교육 지침이 되고 상상력을 키우며 집단 인식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메르카토르 도법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며 항해에서 유용성은 인정하되 단일 투영법을 강요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2026년 9월 4일 열린 유엔 총회에서 결의안은 164:1로 승인됐다. 반대표를 던진 미국은 이 구상이 과격한 이념 계획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에스토니아와 조지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6개국은 기권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지도 투영법 탓에 아프리카 같은 지역이 영향을 받아 온 역사적 왜곡을 바로잡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이퀄어스 도법 지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리는 방식에는 이의를 제기했다.
On Friday,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adopted an African proposal for a new world map, which shows countries’ true size relative to one another.
In favor: 164
Against: 1
Abstentions: 6 pic.twitter.com/5BE4LUiojH— UN News (@UN_News_Centre) September 4, 2026
유럽연합(EU)은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우크라이나와 같은 우려 사항을 언급했다. EU를 대표한 아일랜드는 이번 조치가 육지 상대적 크기에만 적용되며 주권이나 영토 지위,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메르카토르 도법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이퀄어스 도법 채택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엔은 지구 곡면을 평면에 완벽히 재현할 수 있는 투영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어떤 투영법이든 면적과 형상, 거리, 방향 같은 요소 가운데 무언가를 희생해야 하고 저마다 다른 목적에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금지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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