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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를 주문하면서 어떤 메뉴가 환경에 나은지 따지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런데 성인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새 실험에서 메뉴에 환경 영향 정도를 표시하면 소비자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상에서 환경에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환경 부담은 선택에 따른 결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패스트푸드 모의 메뉴에 기후 영향 정도를 표시하면 선택이 바뀌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성별과 인종, 민족, 연령, 학력이 미국 인구를 대표하도록 표집한 성인 1만 명 이상에게 패스트푸드 모의 메뉴에서 메인 메뉴 1개를 주문하게 했다. 모의 메뉴는 미국 인기 패스트푸드 체인을 본떠 만들었고 비프버거와 치킨버거, 피시버거, 식물성 고기 버거, 샐러드 등 16개 품목을 담았다.

연구팀은 메뉴 옆에 붙일 라벨 6종을 만든 뒤 피험자를 6개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그룹마다 다른 라벨을 제시했다. 라벨은 QR코드만 표시한 대조군과 환경 비용을 금액으로 환산해 표시한 것, 기후 영향을 알파벳과 색 등급으로 표시한 것, 등급에 더해 그 등급이 어디쯤 위치하는지까지 보여준 것,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메뉴에 기후 영향이 크다는 라벨을 붙인 것, 같은 메뉴에 경고 문구를 넣어 기후 영향이 크다고 알린 것 등 6가지였다.

피험자 가운데 기후에 나쁜 영향이 큰 메뉴를 고른 비율을 분석한 결과 QR코드만 표시한 대조군은 53%였다. 이 수치가 기후 관련 정보가 전혀 없을 때 기준값이 된다.

다른 라벨을 본 그룹에서는 알파벳과 색 등급을 표시한 쪽이 48%, 등급 위치까지 보여준 쪽이 46%, 기후 영향이 크다는 라벨을 붙인 쪽이 45%, 경고 문구를 넣은 쪽이 47%로 나타났다. 어떤 메뉴가 기후에 더 나쁜지 알고 있으면 폭은 크지 않아도 환경에 나은 메뉴를 고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환경 비용을 금액으로 환산한 라벨에서도 환경에 나쁜 메뉴를 고를 확률이 49%로 떨어졌지만 이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친환경 메뉴를 고르는 비율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쪽은 등급 위치까지 보여준 그룹과 기후 영향이 크다는 라벨을 붙인 그룹이었다. 열량과 포화지방산, 나트륨, 당분, 과일, 채소, 견과류, 식이섬유 등을 반영한 영양 점수에서는 그룹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가장 효과가 큰 라벨은 읽기 쉽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였다. 설문에서 기후변화를 강하게 우려한다고 답한 피험자일수록 라벨을 보고 환경에 나쁜 메뉴를 피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번 실험은 실제 패스트푸드 매장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가상 메뉴를 보고 진행됐다. 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된 라벨이 현실에서도 같은 효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라벨에 기후 영향 정도를 적는 작은 조치가 결과적으로 큰 영향을 남길 수 있다. 과학 매체 사이언스얼럿(ScienceAlert)은 최근 전국 데이터를 보면 미국 성인 3분의 1이 매일 패스트푸드를 먹는 만큼 이런 작은 표시 변경만으로도 기후에 나쁜 영향이 큰 식사를 하루 수백만 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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