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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 클로드 페이블 5.1(Claude Fable 5.1)이 370년 넘게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암호 사이프럴 디스티크(Cyphral Distich)를 하루도 안 돼 해독했다. 사이프럴 디스티크는 1899년 노츠 앤드 쿼리스(Notes and Queries)지에 미해결 문제로 소개된 뒤 수많은 암호 연구자의 도전을 물리친 난제였다. AI 연구자 게비 재프(Geby Jaff)는 블로그에서 AI가 어떻게 암호를 풀었는지 설명했다.

사이프럴 디스티크는 17세기 작가 토머스 어커트(Thomas Urquhart) 경이 쓴 로고판덱테이시온(Logopandecteision) 끝부분에 실린 암호문이다. 숫자 32개씩으로 이뤄진 2줄로 구성됐다. 로고판덱테이시온은 그리스어 로고스(Logos·말과 이성)와 판덱테스(Pandectes·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 또는 백과사전식 책)를 합친 조어다. 모든 지식과 말을 아우르는 전지적 언어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커트는 이 책에서 자신이 고안한 인공어가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법이 지나치게 어려워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었고 곳곳에 채권자를 향한 불평과 자기변호가 적혀 있어 기서로 취급받는 면이 있다.

사이프럴 디스티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5.3.27.38.32.14.21.8.66.8.70.39.5.9.12.18.2.3.56.5.1.7.3.2.13.19.3.25.9.3.16.6.
  • 25.15.13.6.11.20.5.1.2.12.1.20.20.49.20.20.35.33.4.6.8.35.5.33.5.5.18.10.3.11.32.42.

이 암호문은 프로퀴리테이션(Proquiritation) 32개 뒤에 이어진다. 프로퀴리테이션은 request of나 wish of로 끝나는 소원 32줄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여러 방법으로 해독을 시도했지만 끝내 풀지 못했다. 재프 연구진이 클로드 페이블 5.1에 해독을 맡기자 모델은 44분 동안 토큰 17만6,000개를 쓰며 핵심 단서 2가지를 찾아내 암호를 풀었다.

첫째는 32라는 숫자다. 암호문이 32개 프로퀴리테이션이라는 문장 바로 뒤에 놓여 있고 어커트 자신도 32라는 숫자를 강조했다. 클로드 페이블 5.1은 이 점에 주목해 32가 열쇠일 수 있다고 봤다.

둘째는 시에 담긴 메시지다. 암호에 딸린 시는 정직한 독자라면 그 안에서 자기 마음의 소원과 저자 생각을 발견할 것이라고 노래한다. 클로드 페이블 5.1은 이를 근거로 해독 열쇠가 외부가 아니라 책 안에 있다고 추론했다.

클로드 페이블 5.1은 결국 32개 프로퀴리테이션이라는 문구와 32라는 숫자 그리고 소원이라는 말을 엮어 해독 규칙을 찾아냈다. 암호문 i번째 숫자가 n이라면 i번째 프로퀴리테이션으로 가서 n번째 단어의 첫 글자를 뽑는 방식이다. 첫 번째 숫자는 5다. 첫 번째 프로퀴리테이션은 Seeing, from the creation of the world로 시작하므로 5번째 단어 of의 첫 글자 o를 가져온다.

이 규칙에 따라 해독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 O GOD UPHOLD KING CHARLS THE SECOND AND
  • MAKE HIM THE SUPREME RULER OF THIS LAND

우리말로 옮기면 오 신이시여 찰스 2세 국왕을 지켜주시고 그를 이 땅의 최고 통치자로 세워주소서라는 뜻이다. 당시 왕정복고를 지지하는 내용이다. 어커트가 열성적인 왕당파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해독 내용은 역사적으로도 뒷받침된다.

어커트는 다른 저서 더 주얼(The Jewel)에도 비슷한 암호 사이프럴 옥타스티크(Cyphral Octastich)를 남겼다. 숫자 32개가 아닌 285개로 이뤄진 긴 암호문으로 역시 풀리지 않았지만 페이블 5.1이 해독에 성공했다. 모델은 9글자를 뺀 나머지를 모두 풀었다고 보고했다.

  • GREAT LORD, MANTAINE THAT REGAL FAMILIE
  • WHEREOF KING CHARLS THE SECOND IS THE HEAD,
  • AND GRANT THAT HE MAY BEARE THE SUPREME SWEIGH
  • WHERE ENGLISH, SCOTS AND IR[I]SH ARE BORNE AND BRED,
  • AND [·········] THIS USURP’D AUTHORITIE
  • REIGNE IN HIS ROYAL PREDECESSORS STEAD;
  • LET HIM BE OUR SOLE CESAR, ARTUR, HECTOR,
  • OUR EMPEROUR, KING, MONARCH AND PROTECTOR.
  • AMEN, SO BE IT. (the Decagram)

해독문을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 위대하신 주여 찰스 2세 국왕을 수장으로 하는
  • 저 왕가를 지켜주시고
  • 잉글랜드인과 스코틀랜드인과 아일랜드인이 나고 자라는 땅에서
  • 그가 지고한 권세를 떨치게 하소서.
  • 그리고 [·········] 이 찬탈된 권위가
  • 그의 왕실 선조들 자리를 대신해 군림하니
  • 그를 우리의 유일한 카이사르이자 아서이자 헥토르로
  • 우리의 황제이자 왕이자 군주이자 수호자로 삼으소서.
  • 아멘 그리되게 하소서. (데카그램)

재프는 이번 해독의 열쇠가 특별한 암호 분석 능력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규칙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 나선 끈기가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크립토스 K4(Kryptos K4) 같은 진짜 난제를 푸는 건 현재 AI 모델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AI의 끈기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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