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보드 입력에 따라 터미널 화면을 AI가 예측해 보여주는 월드TUI(WorldTUI)가 공개됐다. 실제로 명령을 실행하거나 파일을 다루는 기능 없이 AI가 터미널 동작을 흉내 내는 게 특징이다. 파라미터 3억6,000만개 규모 AI 모델을 쓰며 웹GPU(WebGPU)를 지원하는 브라우저에서 무료로 써볼 수 있다.
일반 터미널은 입력한 명령을 운영체제가 처리하고 실행 결과를 문자로 보여준다. 월드TUI는 사용자가 누른 키와 현재 화면 상태를 바탕으로 AI가 다음 화면을 예측해 띄운다.
◇ 딥마인드 지니 3에서 착안=월드TUI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먼 에드워드손(Simon Edwardsson)이 만들었다. 그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세계 생성 AI 지니 3(Genie 3)를 보고 AI가 조작에 맞춰 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게임처럼 복잡한 3D 공간을 재현하려면 학습 데이터와 연산 자원이 많이 든다. 그래서 문자가 격자 모양으로 늘어선 단순한 터미널을 재현 대상으로 골랐다.
개발에는 프로그래밍용 AI 모델 큐원2.5-코더-0.5B(Qwen2.5-Coder-0.5B)를 썼다. 실제 터미널에서 명령을 실행하며 키 입력과 화면 변화를 기록한 데이터 33만6,000건으로 추가 학습시켰다. 매번 화면 전체를 생성하면 처리 시간이 길어지므로 바뀌어야 하는 줄만 고쳐 쓰는 방식도 도입했다.
화면 여러 줄을 동시에 생성해 표시 속도도 끌어올렸다. 지포스 RTX 4090(GeForce RTX 4090)으로 시험한 결과 큰 화면 갱신에 걸리는 시간의 95번째 백분위수 값이 6.7초에서 0.87초로 줄었다. 다만 줄마다 따로 생성하면 표시 내용이 서로 어긋날 수 있어 생성 결과를 검증하고 바로잡는 장치도 넣었다.
원래 모델에서 불필요한 파라미터를 걷어내 3억6,000만개로 줄였고 수치를 4비트로 압축하는 양자화도 거쳤다. 이렇게 데이터 용량을 208MB까지 낮춰 브라우저에서 돌아가게 했다.
◇ 빔·티먹스도 흉내 내지만 한계도=월드TUI는 파일 생성과 편집은 물론 텍스트 편집기 빔(Vim)과 터미널 화면을 나눠 쓰는 티먹스(tmux), 뱀을 조종하는 게임 스네이크(Snake) 동작까지 재현한다. 파일에 써둔 내용을 나중에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 AI가 과거 조작 이력을 반영해 화면을 생성한다는 뜻이다.
다만 실제 파일 시스템을 관리하는 게 아니어서 복잡한 조작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파일에 문자열을 덧붙인 뒤 내용을 출력하면 추가한 문자열이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파이썬(Python) 간단한 계산은 재현하지만 실제로 파이썬을 실행하는 건 아니어서 복잡한 연산에서는 틀린 값을 내놓기도 한다.
에드워드손은 월드TUI를 실사용 터미널로 만든 건 아니라고 밝혔다. AI가 내부 구조를 모르는 상태에서도 일관된 동작을 재현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실험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조작법과 규칙이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대량으로 학습시켜 AI가 처음 보는 애플리케이션 동작까지 예측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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