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자산운용이 지속가능한 투자처로 아시아를 꼽았다. 조슈아 블레이즈 크렙 로베코 APAC 운용헤드는 5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로베코 기자간담회에서 지속가능한 투자 측면에서 아시아 시장을 주목해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1929년에 설립된 로베코자산운용은 지속가능한 투자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운용사로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을 보유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TINA(주식 밖에는 대안이 없다)라는 말이 돌았지만 현재는 금리 5%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으로 주식은 기회비용으로 여겨진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주식에 투자를 해야하나라는 질문에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도 소비심리가 잘 지탱하고 있고 기업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됐지만 이 정도면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임금 상승, 기업 부도율 상승 등 부정적인 지표도 감지되고 있지만 크랩 헤드는 시장을 긍정적으로 봤다. 보통 금리인상이 지나고 나면 주식시장이 좋았다는 선례와 미국을 제외한 곳에서 기업 가치가 긍정적으로 보인다는 것. 그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주식시장 가치가 비싸다고 느껴지는 것은 미국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 7 빅테크 주식은 비싸지만 나머지 종목은 저평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반적으로 시장은 혼조세며 종목을 잘 선별해 투자해야하는 어려움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포착된다. 크랩 헤드는 “아시아는 인플레이션이 낮아 더 빠른 속도로 금리 인하를 할 수 있고 이미 시장의 부정적인 요소가 가격에 반영되어있는 데다 가치 역시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아시아의 가치 갭이 커지고 있고 이 지점이 바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과 지정학적 문제를 보유한 중국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우려를 표하면서도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주식시장이 60% 상승하고 정부 당국의 작은 정책적 조치들이 이어지면서 누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7억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공장 하나를 지어도 그에 따르는 경제적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승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중국 대안으로 인도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아시아는 기업 가치가 저평가됐지만 인도는 고평가”라며 “올해 아다니그룹 이슈로 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어 종목 선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속가능성 전환 측면에서 아시아에 큰 기회가 있다고 봤다. 미국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안)을 도입하는 등 규제가 다변화되고 있으며 태양광, 풍력, 전기자동차(EV)에 대한 변화가 예견돼 있는데 그것과 관련된 공급망은 아시아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크랩 헤드는 “핵심은 에너지”라며 “에너지에 대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아시아고 유럽은 경기 부진, 인구 성장이 없기 때문에 지속가능성 전환에서 승자는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석탄을 전력으로 사용하는데 앞으로 에너지 전환에 있어 중요한 지역이 아시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크랩 헤드는 “ESG를 믿건 안 믿건 지속가능한 개발은 세계를 바꿔놓을 것이고 지속가능성은 미래가 아니라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체투자 시장과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된 의견도 전했다. 대체투자는 장기보유의 혜택이 있지만 과거 대비 높은 금리가 부담일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스타트업 투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유망한 스타트업에는 돈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