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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 세미나가 지목한 ‘LAM 시대로의 전환’


이석원 기자 - 2025년 3월 12일

지난 1월 전 세계가 딥시크(DeepSeek) 쇼크를 겪으면서 엔비디아 같은 기업 주가가 17%나 하락하거나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주가가 8% 떨어지는 등 지난 2015년 알파고 쇼크 이후 AI 기술 급변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높아졌다.

벤처기업협회 AX브릿지위원회가 3월 11일 서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개최한 2025 AI 혁신 세미나 역시 AI를 통한 기술 급변 시대를 맞아 AI 기술 현주소 파악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LLM에서 LAM 시대로의 전환”=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가 밝힌 올해 AI 트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LLM에서 LAM 시대로의 전환”. 의미를 풀어보기 전에 시계를 조금 되돌려보면 챗GPT가 출시된지 이제 갓 2년이 지났을 뿐이다. 물론 이 기간 중 보여준 생성형 AI 발전사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이 기간 중 쏟아 부은 개발비 100조원만큼이나 놀라웠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대항해 시대 이상의 변화 그러니까 AI 시대(The Age of AI)의 개막”을 알리기도 했다.

생성형 AI가 보인 빠른 발전 근간에는 물론 LLM(Large Language Model)이 자리잡고 있다. LLM은 멀티모달(Multi Modal) 그러니까 텍스트 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다양한 유형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시장 확대에 맞춰 앞서 밝힌 오픈AI 같은 해외 기업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하이버클로버X(HyperCLOVA X)나 LG 엑사원(EXAONE), KT가 내놓은 생성형 AI 믿음 등이 나오기도 했다. 딥시크와 퍼플렉시티, LLaMA, 클로드, 미스트랄AI 등 경량 모델 그러니까 sLLM도 쏟아졌다.

김 대표는 생성형 AI를 둘러싼 마이크로 트렌드로 첫째 sLLM, 둘째 멀티모달, 셋째 온디바이스 3가지를 꼽았다. 김 대표는 물론 “2025년 키워드를 뽑으라면 AI 에이전트”를 빼놓을 수 없다고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을, 구글이 자비스를, 오픈AI가 오퍼레이터를 선보인 상태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기존 모델의 경우 인지와 생성, 답변이라는 구조였다면 에이전틱AI(Agentic AI)이 갖는 큰 차이점은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LLM이 LAM(Large Action Model)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액션의 의미는 최종 행위를 더한다는 얘기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가장 저렴한 계란을 찾아서 ‘구매하라’는 구체적인 액션까지 더해 처리를 하게 한다는 얘기다.

물론 LAM은 LLM보다 한 단계가 더 들어가는 만큼 위험 요인도 더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 조류인플루엔자로 계란값이 폭등한 미국에서 얼마 전 AI 에이전트에게 가장 저렴한 계란을 구입하도록 시켰는데 실수로 가장 비싼 걸 구매해버려 구설수에 오른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기차표를 검색해서 ‘예매를 한다’는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LAM이라는 개념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대한 형태가 바로 피지컬AI(Physical AI), 물리적 신체를 갖춘 LLM이라는 의미에서 임보디드AI(Embodied AI)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 중 엔비디아 CEO인 젠슨황은 피지컬AI를 지목하면서 로봇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승재 페르소나AI 대표는 “피지컬 AI는 AI와 디지털트윈의 결합”이라는 말로 풀이한다. 검색에서 챗으로 다시 요청(Ask)으로 넘어가게 만들어준다는 것. 김 대표가 마이크로 트렌드로 지목했듯 유 대표 역시 온디바이스 그러니까 모든 기기에 AI 엔진이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실제로 온비다이스AI로 이동하면서 240조 규모 시장이 급성장 중이라면서 관련 시장인 AI PC의 경우 37조원대, AI 서버 시장 역시 33조원대로 이전보다 20% 성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넥스트 디바이스로 AR 글라스를 지목하는 한편 요즘 주목받는 로봇도 함께 언급했다.

제도적 기반 생긴 만큼 구체적 실행 방안 찾아야=사실 AI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앞서 오픈AI가 2년간 쓴 개발비가 100조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우수연 네이션에이 대표는 “AI가 아직까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돈을 잡아먹는다는 인식이 강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AI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글로벌 수준에서 치열하다. 미국이나 EU 등은 규제나 정책 마련에 분주하다.

리걸AI 기업인 BHSN 임정근 대표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 1월 들어서며 쏟아낸 행정명령 중 국가 에너지 인프라 비상 사태 선언, AI에 대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유지 및 강화 천명을 거론했다.

먼저 국가 에너지 인프라 관련한 문제는 AI 학습이나 추론 자체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간다는 명분 하에 이전부터 트럼프가 지지를 표명해왔던 화석연료 사용 촉진과 환경 규제 최소화 등을 내세운 것. AI 글로벌 리더십 역시 트럼프 행정부는 이념적 편향이나 사회적 의제에서 자유로운 AI 시스템 개발의 길을 열고 바이든 행정부 당시 만든 AI 규제 철폐, 혁신 저해 법안 폐지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1월 발표한 5,000억 달러짜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역시 미국의 AI패권 경쟁 가시화를 선언하는 격이었다.

EU의 경우 세계에서 처음으로 AI에 대한 포괄적 규제인 AI 기본법(EU AI Act)을 제정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AI 기본법이 수용불가위험, 고위험, 제한된 위험, 최소 위험 등 세계에서 처음으로 AI를 위험 수준에 따라 분류하고 규제를 적용했다”는 점을 짚었다.

물론 늦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AI 기본법이 통과됐다. 우리나라 AI 기본법은 미국과 EU 사이 절충안적 성격이 강하다. 물론 구체성은 떨어지는 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 원칙적 내용을 주로 담고 있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제 이런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진 만큼 이제 답을 찾아가야 할 차례다. 이 날 행사 주제 역시 “불확실성 속에서 답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이 날 행사에서도 사례 발표 세션을 열고 유승재 페르소나AI 대표, 유수연 네이션에이 대표 외에 이기욱 휴로보틱스 대표가 각각 AI 에이전트와 AI 로봇, AI 기반 3D 모션 등 분야별 AI활용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주완 AX브릿지위원회 위원장(메가존클라우드 의장)은 “LLM 원천 기술 확대로 기업도 AI 트랜스포메이션 그러니까 AX(AI Transformation) 실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AI 산업 트렌드나 제도, 혁신 사례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사실 AX브릿지위원회 자체가 DX(Digital transformation)​를 넘어선 AI 중심 기업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개념인 AX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곳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건 아니지만 연간 2∼회 정도는 꾸준히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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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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