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rtup:CON 연사 릴레이 인터뷰] K-콘텐츠 중심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국 콘텐츠 업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 <스타트업콘> 개막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11회째를 맞이하는 스타트업콘은 CONTENT X EVERYTHING, BEYOND IMAGINATION(콘텐츠 X 모든 것,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다)를 주제로 오는 9월 25일(목)~ 26일(금)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스위트스팟 스테이지 성수(피치스도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갤럭시코퍼레이션, SAMG엔테테인먼트 등 콘텐츠 선도기업 관계자, 한국형 소버린 AI 개발팀에 선정된 NC AI, 업스테이지,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테크셀레스터 배우 이제훈 등이 연사자로 참여해 AI 기반 콘텐츠 혁신 사례와 산업간 융합의 확장성, 기술과 콘텐츠 결합으로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사례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 밖에 국내외 선도기업과 투자자 30명이 참석하는 1:1 밋업도 함께 진행된다. 이에 스타트업콘 주요연사 7인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미리 듣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 대상은 피터 다넨버그(Peter Danenberg)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그는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AI 플랫폼에서 프로토타이핑과 핵심 기능 개발을 맡고 있다.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제작자와 에디터, 미디어 기업 등 콘텐츠 업계 전반에서 제미나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기도 하다.
◇”AI는 지적 대화의 상대다”=생성형 AI의 시대는 단순히 더 빠르고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넨버그 엔지니어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창작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대화적 파트너로 정의했다. 그는 “AI와 인간의 관계가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관계를 넘어 서로에게 도전하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은 콘텐츠 창작의 본질을 생성에서 대화로 전환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창작물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던 관객마저 능동적인 공동 창작자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그는 “왜 당신이 애써 쓰지 않은 것을 남이 굳이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AI를 활용한 창작에서도 인간의 노력과 깊이 있는 참여가 여전히 중요함을 강조했다.
다넨버그는 생성형 AI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형식과 창작 과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감지되는데 이는 창작자가 AI를 단순한 콘텐츠 생성기가 아닌 지적 대화 상대 즉 스파링 파트너로 활용하는 경우에 두드러진다는 것. 그는 이런 과정을 “단순 생산(poietic)이 아닌 대화와 도전(peirastic)을 통한 창조”라고 표현했다.
다넨버그는 이런 접근 방식을 통해 하이데거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번역 작업을 사용자 맞춤형 스타일과 용어로 재구성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한 경험을 예로 들었다. 이 과정에서 AI는 번역 선택에 도전해 인간 창작자가 원문에 더 깊이 몰입하도록 유도했다. 그는 이 원리가 창의적인 작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맞춤형 교과서를 즉석에서 제작하는 것처럼 창의적인 작품도 실시간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콘텐츠가 더 이상 정적인 유물이 아니며 아이디어의 핵심만 있으면 즉석에서 재생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창작의 민주화=생성형 AI가 불러올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다. 다넨버그는 “이제 누구나 저비용으로 실험하고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는 고비용 구조의 대기업 중심 제작 방식을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최근 구글 제미나이가 Veo 2를 출시한 후 몇 달 전 우리는 2시간짜리 제미나이 밋업을 진행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바이럴 비디오를 공유했다. 이 비디오들은 재미있고 무작위적이며 감동적이고 깊이 있었다. 제작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창작자들이 빠르게 실험하고 반복할 수 있었다”며 사례를 소개했다. 콘텐츠 과잉 공급과 품질 하락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필터링 메커니즘이 작동할 것이라고 봤다. 사람들은 이미 저질 콘텐츠(Slop)을 거부하는 자연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은 창작자라 할지라도 AI를 단순한 실행 도구가 아닌 지적 협업 파트너로 활용한다면 대기업을 넘어설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고는 앞으로의 생존 조건을 “AI와의 대화 능력”으로 정의했다. 단순한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AI의 제안에 반박하고 질문하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지적 대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콘텐츠의 미래는? 다넨버그가 그리는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맞춤형을 넘어선 적응형 서사다. 관객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수정하거나 다른 결말을 상상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오히려 사용자의 기대를 흔들고 질문을 던지며 함께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를 “스토리텔링 속에 구현되는 소크라테스식 문답”이라고 표현했다.
또 그는 향후 3~5년 안에 AI 동반자와 함께 즐기는 콘텐츠가 일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마와 게임, 교육 콘텐츠까지 AI가 함께 경험을 나누며 대화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며 이는 결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는 얘기다. AI가 창작자의 개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도구 개발자로서 창의성과 역량을 키우는 페이라스틱 도구를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으며 사용자 역시 AI를 하인이 아닌 협력자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와의 변증법적 관계는 오히려 창작자들이 자신의 독특한 비전을 명확히 하고 옹호하도록 함으로써 창의적 개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끝으로 다넨버그는 “앞으로 승자는 더 나은 출력물이 아닌 더 나은 대화 설계를 만들어내는 이들”이라며 “미디어 스타트업은 콘텐츠를 소비재가 아닌 협업적이고 대화적인 경험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 다넨버그가 말하는 콘텐츠의 미래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국내에서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다넨버그는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스위트스팟 스테이지 성수에서 개최되는 스타트업콘 행사 기간 중 생성형 AI가 바꾸는 콘텐츠 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콘 행사 개요>
- 일시 : 2025년 9월 25일(목) ~ 26일(금)
- 장소 : 스위트스팟 스테이지 성수(피치스 도원)
- 프로그램 : 콘퍼런스, 워크숍, 배틀필드(IR 피칭), 1:1 밋업, 네트워킹
- 참가신청 : 스타트업콘 홈페이지 | https://startupcon.kr
※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협찬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