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쟁부, DJI를 中 군사 기업으로 분류하나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DJI는 2022년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중국군 관련 조직 리스트에 추가된 이후 증거 없이 중국 군사 기업으로 불리며 부당하게 비난받아왔다며 2024년 10월 미국 국방부를 제소했다. 소송 결과 DJI가 중국 군사 산업에 직접 관련되어 있다고는 결론 내려지지 않았지만 방부는 중국군 관련 조직 리스트에 속하는 기업에 대해 광범위한 재량권을 갖는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미국 의회는 국방수권법 제1260H조에 근거해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군사 기업으로 간주되는 기업을 리스트화하고 있다. 지난 시점 리스트는 정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스트 지정 요건으로는 군이나 당, 국가 기관에 의한 직간접적 소유·지배, 국 방위 산업에 기여한다고 인정됨 등이 고려된다. 리스트에 포함되면 미국 정부와의 계약이나 공적 보조금, 기타 프로그램 참여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로 중국에 본사를 둔 DJI는 2022년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리스트에 추가됐다. DJI는 리스트에 포함된 결과 사업 거래를 잃었고 국가 안보상 위협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낙인이 찍혀 여러 연방 정부 기관과의 계약이 금지됐으며 회사 직원은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낙인이 찍혀 공공장소에서 반복적으로 괴롭힘과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리스트에서의 제외를 요구하기 위해 2024년 10월 18일 미국 국방부를 제소했다.

DJI는 자사가 중국 정부에 소유되거나 관리되지 않으며 컨설팅 회사나 국방부를 포함한 미국 정부 기관의 독립 감사를 통해 DJI에서 안보상 위협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반복 주장했다. 한편 DJI는 미국 재무부에도 중국 군산복합체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등 미국 여러 기관에서 감시 또는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소송 결과 미국 지방법원은 DJI 측 주장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판사는 DJI가 중국 공산당이나 군에 간접적으로 지배받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뒤 DJI는 군민융합 기여 기업으로 칭해질 만큼 충분히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과 승인을 받고 있으며 국영 기업이 DJI 일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 미국 국방부 판단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또 미국 국방부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분야에서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며 DJI를 중국 군사 기업으로 간주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미국 국방부의 정당성이 인정됐다. 예를 들어 DJI는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기업은 동일하게 취급받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판사는 중국 군사 기업 리스트에 어떤 기업이 속하거나 속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광범위한 재량권이 미국 국방부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24년 중국 공산당제 드론 대책법이 가결되어 DJI는 드론 통신이나 제어를 위한 주파수 대역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또 2024년 12월에는 DJI가 적절한 국가 안보 기관을 설득해 DJI 드론이 미국 국가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게 인정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모든 DJI 제품 수입을 금지한다는 국방수권법 개정 조항이 상원에서 가결됐다. 이 법률 기한은 1년으로 정해져 있어 오는 12월에는 DJI가 미국에서 일체의 판매를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DJI 측은 자사는 법원이 DJI 측 주장을 인정하고 국방부가 주장하는 DJI 리스트 등재 정당성 대부분을 기각한 걸 기쁘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법원이 리스트 등재를 지지한 것에는 실망하고 있다면서 DJI는 현재 이번 판결을 토대로 법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성명을 보내 항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