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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 집행 기관인 유럽위원회(EC)는 지난 2월 9일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바탕으로 한 조치로 팔리지 않은 의류와 액세서리 등 의류 상품을 폐기하는 걸 금지하는 규정에 대한 구체적인 위임법·실시법을 발표했다. 폐기로 인한 CO2 배출을 경감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는 기업에 공정한 경쟁을 제공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

EC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매년 팔리지 않은 섬유 제품 4~9%가 한 번도 착용되지 않은 채 폐기되고 있다고 한다. 이 폐기물은 2021년 스웨덴 전체 배출량에 거의 맞먹는 560만 톤에 이르는 CO2를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럭셔리 브랜드가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재판매를 피하고 팔리지 않은 의류를 소각 처분했던 것도 폐기가 증가하는 문제의 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또 2024년 3월 공개된 EU 정책 입안 브리핑에서는 온라인 쇼핑에 의한 의류 구매와 반품도 의제에 올랐다. 2020년 섬유·의류 온라인 판매 비율은 11%로 2009년 2배 이상이 되는 등 온라인 의류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U에서는 온라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14일 이내에 주문을 취소·반품할 권리를 갖는다고 정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판매된 의류의 5벌 중 1벌이 반품되고 있다는 기록도 있다. 이 반품률은 실제 매장에서 판매된 상품의 3배다. 온라인으로 반품된 의류 22~43%가 최종적으로 폐기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부터 온라인 쇼핑이 의류 폐기로 이어진다고 문제시되고 있었다.

불필요한 폐기에 의한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EU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ESPR)이라는 규정을 2024년 7월 18일 발효했다. ESPR은 순환성, 에너지 성능, 재활용성, 내구성을 향상시켜 유럽 시장에 투입되는 제품 지속가능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걸 목표로 한다.

ESPR 일환으로 EU는 기업에 대해 폐기물로 폐기하는 팔리지 않은 소비자 제품에 관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 팔리지 않은 의류, 의류 액세서리, 신발의 폐기를 금지하고 있다.

EC가 2월 9일 채택한 위임법 및 실시법은 미판매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를 이유 없이 파괴하는 걸 금지한다고 명확히 정했다. 또 기업에 미판매 제품 처리 상황을 공개할 것도 의무화했다. 그 밖에 예외 규정으로 안전상 이유나 제품 손상 등 폐기가 인정되는 구체적이고 정당한 상황을 규정하거나 표준 포맷을 도입해 정보 공개를 촉진하는 등 기업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명확히 했다.

EC 내 순환경제 담당 위원인 제시카 로스월은 섬유 산업은 지속가능성으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며 폐기물 수치는 대책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면서 이런 새로운 조치로 섬유 산업은 지속가능하고 순환형 생산 활동으로 전환할 힘을 얻을 수 있으며 경쟁력을 높이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규제를 뒷받침하는 기술로 디지털 제품 여권(DPP) 도입도 2030년까지의 전면 도입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DPP는 의류에 부착된 QR코드 등을 통해 소재 구성이나 수리 용이성, 제품 식별 정보, 컴플라이언스, 지속가능성, 폐기 시 처리를 가시화하는 것으로 제품 순환성을 촉진하고 법령 준수를 강화하기 위한 관련 정보를 저장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

팔리지 않은 의류, 의류 액세서리, 신발 폐기 금지 및 특례 조치는 2026년 7월 19일부터 대규모 기업에 적용된다. 중규모 기업에는 2030년 적용될 예정이다. ESPR에 기반한 공개 규정은 이미 대기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중규모 기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또 소규모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외 커뮤니티에선 의류 폐기를 금지하는 법률로 인해 유럽에서 팔리지 않은 의류를 폐기하는 대신 제조업체는 주로 법의 지배가 거의 존중되지 않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의 재판매업자에게 판매하게 될 것이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에게 판매됐다고 보고한 후 그 의류를 폐기하게 된다. 따라서 유럽에서 그 의류를 폐기하는 대신 단지 유럽에서 폐기할 경우에 불필요한 운송 단계를 추가하고 불필요한 대량 CO2를 배출하게 된다고 예측하는 댓글도 올라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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