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IT 업계는 하드웨어 인프라부터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모델, 그리고 이에 따른 규제와 사회적 책임 문제까지 다방면에서 역동적인 변화를 보였다.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를 향한 기술 기업 간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산업 전반 구조 재편과 보안 과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먼저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이 35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완성품 실리콘 제품인 차세대 AI 인프라용 ARM AGI CPU를 발표했다. 이 칩은 TSMC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며 듀얼 칩렛 설계를 채택해 100나노초 미만 메모리 접근을 목표로 한다. 해당 제품 리드 파트너로는 메타가 참여했으며 슈퍼마이크로 수냉 구성에도 도입되어 랙당 2배 이상 성능을 제공할 예정. 오픈AI와 엔비디아 역시 이 칩이 자사 인프라 확장과 시스템 조율에 필수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엔비디아 젠슨황 CEO는 한 팟캐스트 인터뷰 중 자사가 이미 AGI 실현에 성공했다고 발언해 큰 화제가 됐다. AGI 정의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딥마인드, 오픈AI 등 기업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그는 10만 개 이상 AI 에이전트가 단일 목적을 위해 구축되어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 도래를 근거로 AGI 시대가 임박했다고 시사했다.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투자 양극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카르타(Carta)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 자금 41%가 AI 분야로 유입됐지만 이 중 절반이 상위 10% 소수 스타트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요구되는 모델 특성상 앤트로픽, 오픈AI, xAI 같은 선두 주자가 펀딩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자본 집중 현상이 엑싯 과정에서 실질적인 수익으로 전환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및 생성형 AI 모델 진화도 돋보인다. 구글이 선보인 리리아 3 프로는 사용자가 자연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최대 3분 길이 고품질 보컬 음악을 생성하며 외부 앱 통합을 지원해 창작 생태계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는 수학적 오류와 복잡한 소프트웨어 검증을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린스트랄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막대한 검증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반면 코딩 AI 분야 신흥 강자인 커서(Cursor)는 자사 신형 모델 컴포저 2가 자체 기술력이 아닌 중국 문샷AI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어웍스AI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밝혀 기술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앤트로픽(Anthropic)은 자사 코딩 어시스턴트 클로드 코드에 보안 리스크를 자체 판단해 권한을 부여하는 자동 모드를 도입했다. 나아가 클로드가 사용자 마우스와 키보드를 제어해 PC 상 업무를 자율 처리하는 기능과 스마트폰 원격 제어 기능을 추가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이런 에이전트 AI 열풍은 중국에서 오픈클로를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복잡한 업무를 자율 처리하는 오픈소스 플랫폼 오픈클로가 유행하자 지방 정부가 도입 보조금을 앞다퉈 책정하고 유클라우드테크놀로지, 칭클라우드테크놀로지, 항저우순왕테크놀로지 등 관련주 주가가 급등했다. 시장 판도가 요동치자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주요 테크 기업 역시 자사 클라우드에 연동 가능한 독자 에이전트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 텐센트(Tencent)는 이에 대응해 자사 메신저 위챗에 오픈클로 기능을 결합한 웨이신클로봇을 출시해 별도 앱 설치 없이 데이터 분석이나 예약 작업을 완벽히 자동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거대 IT 기업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략 수정과 구조조정을 병행 중이다. 오픈AI는 큰 기대를 모았던 영상 생성 앱 소라를 돌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앤트로픽 등 경쟁사 추격에 대응해 데스크톱 통합 슈퍼앱 개발로 자원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후퇴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디즈니와 진행하던 대규모 투자 논의도 결렬됐다. 또 아마존(Amazon)은 알렉사를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폰 프로젝트 트랜스포머를 출범하며 시장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장악한 시장 구조를 깨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핵심 인재를 기용해 AI 최적화 기기라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에픽게임즈(Epic Games)는 포트나이트 성장세 둔화와 비용 지출 여파로 1,000명 이상 직원을 해고하는 대규모 감축을 단행했다. 메타(Meta) 역시 가상현실 플랫폼 호라이즌월드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팬 항의로 VR 지원 종료 결정은 철회했지만 페이스북 시절 리얼리티랩스를 설립한 이후 막대한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메타버스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한 상황이다.
기술 일상화에 따른 보안 위협 및 사회적 책임 규명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장관은 범죄 수사 등을 명분으로 구글 등에서 확보된 미국 시민 위치정보 데이터를 상업 브로커로부터 영장 없이 사들이고 있다고 증언해 헌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벽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기준을 적용해 미국 외에서 제조된 라우터의 수입 및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규제를 발동했다. 이는 과거 중국산 드론 디제이아이를 제재했던 방식과 동일한 맥락으로 자국 내 공급망 안보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한편 메타와 구글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극단적인 시스템이 청소년에게 신체이형장애와 우울증을 유발했다는 혐의로 캘리포니아 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중과실을 인정받아 징벌적 배상금을 물게 됐다. 같은 혐의로 제소되었던 스냅챗과 틱톡은 선제적인 합의를 통해 재판을 피했지만 이번 판결이 글로벌 IT 기업의 서비스 운영 방식에 큰 제동을 걸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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