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한국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

“한국에서 혁신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생성형 AI 분야에서 많은 흥미로운 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잔 마샬(Susan Marshall) 엔비디아 인셉션(Inception) 스타트업 프로그램 디렉터는 엔비디아가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해외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 협력에 적극적인 글로벌 기업이 있다. 바로 엔비디아다. 최근 들어 엔비디아가 자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인셉션을 통해 기술 협력에 나선다는 국내 스타트업 소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본사에서 스타트업 담당자인 수잔 마샬 디렉터가 처음으로 방한한 이유도 한국 스타트업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그는 이번 방한 중 VC 얼라이언스 데이 행사를 비롯해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3에도 참여해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만났다.

◇ 스타트업 자체 지원 프로그램 인셉션 운영중=인셉션 프로그램은 초기부터 성장 단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수잔 디렉터는 “인셉션은 스타트업에게 엔비디아 기술과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투자 연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최근에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훌륭한 초기 기업이 나오고 있어 그들의 시작점부터 엔비디아가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스타트업 전주기를 지원하는 이유도 초기부터 글로벌 톱 스타트업과 함께 하기 원해서다.

인셉션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하드웨어 할인부터 글로벌 마케팅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커뮤니티 기업 중 일부는 엔비디아가 매년 개최하는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행사에서 자사를 소개할 수 있는 쇼케이스 기회도 얻는다.

국내 스타트업이 꼽는 인셉션의 가장 큰 장점은 엔비디아와 기술 협력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것. 해외 세일즈에 가장 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인셉션 프로그램에 가입한 기업은 1만 6,000곳 정도이며 이 중 국내 기업은 430개다. 주로 AI 관련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IT 서비스, 헬스케어 분야가 가장 많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인셉션 프로그램 초기에는 루닛과 뷰노를 필두로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과 협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중이다. 최근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AI 기업 노타와 헬스케어 기업 메디컬IP가 있다. 수잔 마샬 디렉터는 이들 두 기업과 지난 11월 9일 열린 컴업 2023 세션 무대에 올라 AI가 만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패널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 VC얼라이언스로 투자자 인프라도 구축=엔비디아는 인셉션 프로그램 일환으로 인셉션 벤처캐피털 얼라이언스(Inception VC Alliance)를 구축해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과 글로벌 벤처캐피털도 연결하고 있다. 이번 수잔 마샬 디렉터 방한에 맞춰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 30곳을 대상으로 VC 얼라이언스 데이도 국내에서 처음 개최했다. 수잔 디렉터는 “VC 얼라이언스 취지는 VC 포트폴리오사 성장을 지원하는 데 있다”며 “VC를 통해 우수한 스타트업을 만나고 기술 협력, 투자까지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현재 VC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한국 벤처캐피털은 없는 상태다. VC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 VC 얼라이언스 포털을 통해 기업 검색이 가능해 엔비디아가 우수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딜을 연결할 수 있어 스타트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 개최 등을 계기로 국내에서 활동 영역을 더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인셉션 프로그램을 관리할 인력도 늘려 스타트업과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고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수잔 디렉터는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두드러지게 기술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며 “내년에는 생성형 AI를 비롯해 멀티모달 분야에 더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