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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3단체가 코스닥 자본 시장 개편에 제동 건 이유는?

주승호 기자 by 주승호 기자
2026년 6월 16일
in news
Reading Time: 2 mins read

정부와 금융당국의 코스닥 자본시장 체질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벤처업계 3대 단체가 한목소리로 획일적 정량 규제는 혁신기업의 숨통을 끊는다며 제동에 나섰다.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6월 1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혁신경제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자본시장을 주제로 공동 정책제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당국에 자본시장 개편 관련 5대 정책과제를 공식 제안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자본시장 개편안에 대해 벤처, 스타트업 업계의 현장 우려와 보완과제를 공식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먼저 정책적 관심이 부족했던 코스닥 시장을 자본시장 개혁의 핵심 의제로 삼은 정부의 의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세부 제도 설계의 속도와 균형 측면에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해 제안한 코스닥 3000 시대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근본적 변화가 체감되지 않고 오히려 코스피·코스닥 간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지수는 올랐지만 모두가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제도 설계 방향에 대한 우려도 직접적으로 표명했다.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향에는 전적으로 공감하나 일부 세부 정책은 벤처·스타트업의 특성을 담지 못한 채 전통 금융의 관리·통제 시각이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업계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2026년 4월 말 기준 코스닥 상장기업 중 벤처이력기업은 1,274개사로 전체의 79.5%에 달하며 이들의 총 시가총액은 516조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의 81.1%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 4개년 신규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89.8%가 벤처기업일 만큼 벤처업계는 코스닥 시장의 핵심 축이다.

이에 3개 단체는 이날 공동으로 자본시장 개편 5대 정책과제를 제시, 하반기 예정된 법령·규정 개정에 반영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먼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코스닥 프리미엄, 스탠다드 시장 분리 즉 코스닥 승강제에 대해 3단체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코스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누면 시장 내 서열화가 고착화된다. 스탠다드 기업은 비우량으로 낙인찍혀 기관투자자 관심 저하, 유동성 부족, 기업가치 저평가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헸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도 투자 생태계 관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승강제를 시행하면 무엇보다 바이오나 딥테크 등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기업들이 기술력과 무관하게 하위시장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은 강등을 우려해 R&D 대신 단기실적 강화에만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병준 회장은 2022년 도쿄증권거래소(JPX)가 시장을 3개로 개편한 뒤 상위시장에 자금이 쏠렸고 현재 기관투자자 비중 편차가 벌어진 상태라는 실제 예시도 제시했다. 김학균 회장은 “코스닥은 현재도 기관투자자 비중이 7%에 그친다. 가뜩이나 기관투자자 비중이 낮은데 승강제를 적용하면 프리미엄 외 시장의 기관 비중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중복상장 금지 규제에 대해서도 벤처업계는 대기업 쪼개기 상장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못박았다. 송병준 회장은 “벤처기업이 신사업을 위해 외부기업을 인수합병한 후 상장하는 것은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이 아니다. 대기업집단의 쪼개기 상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이는 후속 성장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합법적이고 필수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학균 회장도 회수시장 관점에서 문제를 짚었다.

그는 “벤처펀드 적기 회수가 불가능해지고 벤처투자 생태계가 마비될 수 있다. 지배주주 사익편취 여부, 일반주주 보호장치 확보 여부 등을 종합 고려해서 규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개 단체는 규제 기준은 중복상장 여부가 아니라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여부, 일반주주 보호장치 확보 여부, 사업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벤처기업·혁신성장기업에 대한 별도 심사트랙 및 국가전략산업·VC 투자기업 예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300억원 미달 시 상장폐지 요건을 적용할 계획에 대해서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가총액·주가·자본잠식 등 정량지표만으로는 오히려 기업 주가를 짓누르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송병준 회장은 “지난 2월에 200억 이하 상장폐지하겠다는 계획이 시행됐는데 당시 해당되는 기업이 50개 정도였다면 지금은 125개로 늘어나 시장이 양극화가 급속도로 심화됐다”며 좋은 정책이지만 상황의 변화에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내년 300억 이하 기업으로 상장폐지될 기업은 300개 수준으로 불과 몇달 사이 숫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성장하는 혁신기업에 대해 기술개발 단계와 성장 가능성을 함께 들여다보는 복합 평가체계를 마련해달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업계는 단순 시총 지표 대신 매출 성장성과 기술 마일스톤을 종합 고려하는 벤처기업 전용 복합 평가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정책협의체 상설화도 제안했다. 자본시장 제도 개편이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투자 유치, 상장 전략, 회수 시장 전반에 직결되는 만큼 제도 설계 단계부터 업계가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개 단체는 금융당국, 한국거래소,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사전 의견 수렴과 업계 영향 평가를 정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 역시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검증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기술특례상장의 본질은 이익이 본격화되기 전 기술기업에도 자본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평가기관별 기준 편차를 줄이고 업종별 평가 가이드라인과 표준 실사 범위를 마련해 투자자 보호와 혁신기업 자금 조달 간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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