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소식은 대규모 AI 애플리케이션 핵심인 추론 시장에 대한 초대형 투자다. AI 추론 시스템 플랫폼을 제공하는 베이스텐(Baseten)은 알티미터 캐피탈, 컨빅션, 스파크 캐피탈, 샌즈 캐피탈, 웰링턴 매니지먼트 공동 주도하에 15억 달러 규모 시리즈F 투자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베이스텐은 130억 달러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으며 현재 전 세계 18개 클라우드 클러스터에서 매일 10억 건 이상 추론 호출을 처리하며 전년 대비 20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네덜란드 칩 제조 장비 전문 스타트업인 니어필드 인스트루먼츠(Nearfield Instruments)는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리서치 컴퍼니가 주도한 시리즈D 라운드에서 네덜란드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3억 8,000만 달러를 확보해 16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들이 확보한 자금은 실리콘 웨이퍼 미세 구조를 고속 스캔해 제조 결함을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3D 계측 시스템 생산 능력을 글로벌 규모로 확장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하는 시련을 겪은 AI 반도체 제조사 그로크(Groq)는 디스럽티브와 인피니텀으로부터 6억 5,000만 달러 투자를 새롭게 유치하며 재도약에 나섰다. 그로크는 추론에 특화된 네오클라우드 비즈니스로의 사업 전환에 성공해 현재 13개의 데이터 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 MIT 출신이 설립한 컴퓨팅 마켓플레이스 스타트업 오른(Ornn)은 안드레센 호로위츠 크립토 주도로 3,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오른은 비공개로 거래되는 GPU 시장의 가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기술 투자 펀드 엠지엑스(MGX)는 지역 국부 펀드와 글로벌 연기금 등으로부터 50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을 조달하며 전 세계 AI 인프라 쟁탈전에서 강력한 자본력을 입증했다.
◇ AI 에이전트와 산업용 소프트웨어 진화=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플랫폼도 큰 관심을 받았다. 비디오 게임 영상을 통해 AI 모델의 시공간적 추론 능력을 훈련시키는 제너럴 인튜이션(General Intuition)은 코슬라 벤처스 주도로 3억 2,000만 달러를 유치해 23억 달러 기업 가치를 달성했다. 이들 모델은 수억 시간에 이르는 게임 플레이 데이터에 내장된 액션 라벨을 학습해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동작하는 로봇 움직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런 AI 에이전트가 예기치 않은 오류 없이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기술도 필수적이다. 메타 연구원 출신이 설립한 패트로너스 에이아이(Patronus AI)는 그린필드 파트너스 주도 아래 5,000만 달러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실제 웹사이트 시스템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어 AI 에이전트 행동을 스트레스 테스트하는 이 플랫폼은 지난 1년간 매출이 15배나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존 IT 서비스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인도 인포시스 전 CEO였던 비샬 시카가 새롭게 설립한 행 텐 시스템즈(Hang Ten Systems)는 메이필드와 아람코 벤처스 등으로부터 3,2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행 텐 시스템즈는 AI 에이전트 중심 코드 생성 및 자동화를 통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구축 과정을 혁신하려 한다.

채용 시장과 마케팅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 도입이 활발하다. 스웨덴 피카 잡스(Fika Jobs)는 루미나 벤처스 주도로 400만 달러 프리 시드 투자를 받았다. 피카 잡스는 구글 제미나이 모델 기반 AI 에이전트가 지원자와 10분간 화상 면접을 진행하고 이를 짧은 비디오 프로필로 만들어 채용 과정을 돕는다. 마케팅 최적화를 돕는 미국 스타트업 저스트에이아이(JustAI) 역시 자사 플랫폼 개선과 엔지니어링 및 영업 팀 확장을 위해 1,700만 달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 지역 특화 플랫폼‧생명공학 분야 약진=인도와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 스타트업의 대규모 투자 소식도 눈길을 끈다. 인도 핀테크 거물 크레드(CRED)는 메타의 주도하에 9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45억 달러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 여파로 크레드 창업자인 쿠날 샤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메타가 소유한 왓츠앱을 이끄는 새로운 수장으로 이동하게 됐다.
또 인도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미티가타(Mitigata)는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주도 아래 1,500만 달러 시리즈B 투자를 받아 위협 탐지와 사이버 보험을 결합한 통합 복원력 운영 프레임워크를 고도화하고 있다. 인도 중소 도시를 겨냥한 AI 기반 예방 건강 플랫폼 슈퍼리빙(Superliving)은 라이트스피드의 주도로 7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현재 150만 이상 앱 설치와 10만 명 이상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본사를 둔 대화형 상거래 AI 스타트업 레보라(Revora)는 아이투아이 벤처스와 오라세야 캐피탈 공동 주도로 2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레보라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왓츠앱 등에서 제품 추천 및 결제를 자동화하며 걸프 지역(GCC)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딥테크 혁신 기업 2곳이 자금을 조달했다. 켐티 바이오테크놀로지(ChemT Biotechnology)는 웨이브메이커 벤처스로부터 5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들은 수십억 건에 이르는 생물학적 시퀀싱 데이터를 학습한 AI 가상 세포 플랫폼 CelMo를 통해 바이오 제조 공정 효율과 수율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또 드론, 360도 카메라, AI 결함 탐지 로봇을 결합해 건물 외관을 디지털로 검사하는 에이치쓰리 줌(H3 Zoom)은 제이알이 벤처스가 이끈 시리즈A 라운드에서 360만 달러를 유치해 스마트 빌딩 검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드웨어 혁신과 실생활 솔루션 개발에 대한 자금 쏠림도 돋보였다. 중국 전자 부품 제조사인 링이 아이테크(Lingyi iTech)는 휴머노이드 로봇 및 스마트 하드웨어 사업 확장을 위해 홍콩 증시에서 11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 기업은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에 이르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관련 투자를 확대 중이다.

또 로봇 기술을 활용해 미용실에서 땋은 머리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수작업 시간을 단 몇 초로 줄여주는 기기를 개발한 헤일로브레이드(HaloBraid)는 세븐 세븐 식스 주도하에 7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크립토 부문에서는 블록체인 분석 스타트업 알리움(Allium)이 앰플리파이 파트너스 주도하에 4,000만 달러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알리움은 블록체인 데이터를 정제해 기관 고객에게 납품하고 있으며 경쟁 업체가 인력 감축 등을 겪는 암호화폐 데이터 시장 통합기 속에서 탄탄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 밖에 유럽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이끌어 온 벤처 캐피탈 시드캠프는 미국 진출 확대와 후속 성장 단계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역대 최대인 3억 2,000만 달러 규모 7호 펀드를 새롭게 조성했다. M&A 시장에서는 AI가 작성한 텍스트를 감지하는 도구를 개발해 등록 사용자 1,900만 명과 3,000만 달러 연간 반복 매출(ARR)을 달성했던 스타트업 지피티제로(GPTZero)가 이메일 클라이언트 기업 수퍼휴먼에 전격 인수됐다. 수퍼휴먼은 지피티제로 인수를 통해 자사 플랫폼 내의 AI 감지 및 방어 기능을 한층 다각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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