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따지면 이미 수천 개가 넘는다. 물론 지난 4월 기준으로 시밀러웹이 발표한 점유율을 따지면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가 각각 54.7%, 27.4%, 8.2%를 차지해 3강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의 변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단순 챗봇의 한계나 다양한 업무별 자동화 수요 해소를 위해 직접 목표를 세워 자율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나오는 것도 이런 예 가운데 하나다. 마누스도 그렇지만 AI 에이전트는 실제 업무를 완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파편화된 업무 환경을 통합하고 폭증하는 기업별 수요를 대응한다는 점에서 AI 에이전트로의 이행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젠스파크(Genspark) 역시 단순 챗봇이나 검색 엔진을 넘어서려는 올인원 AI 워크스페이스를 표방한다. 리서치와 PPT 제작, 데이터 분석, 멀티미디어 생성까지 플랫폼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것. 젠스파크는 바이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전문가가 창업한 기업으로 지난 2024년 출시됐다.
젠스파크는 여러 AI 모델을 조합해서 다양한 작업을 한 곳에서 자동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추구한다. 시장 수요를 증명하듯 젠스파크는 출시 12개월 만에 연간 매출 2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얼마 전에는 1억 달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26억 달러를 인정받기도 했다.
젠스파크는 얼마 전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7월 24일 미디어데이 행사를 연 자리에서 AI 워크스페이스 6.0을 발표하며 앞으로 3년 안에 한국 시장에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
◇ 가장 큰 차별점은 슈퍼 에이전트+MoA 아키텍처=젠스파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려면 이번에 발표한 AI 워크스페이스 6.0 얘기부터 하는 게 순서겠지만 이보다 먼저 아키텍처부터 짚어보는 게 좋겠다.
젠스파크를 뒷받침하는 핵심 아키텍처는 슈퍼 에이전트(Super Agent)와 MoA(Mixture of Agents) 아키텍처 2가지다. 당연하지만 단일 챗봇은 사용자 질문에 1:1로 답한다. 이에 비해 젠스파크 슈퍼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특정 목표를 제시하면 에이전트가 알아서 작업 순서를 계획하고 적절한 도구를 선택해 완성형 산출물을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젠스파크는 단일 LLM에 의존하지 않는다. GPT나 클로드, 제미나이 등 20∼50개가 넘는 최신 모델을 동시에 실행한다. 전문 모델 9개와 80개 이상 AI 도구를 오케스트레이션해 작업을 세분화하고 여러 AI 모델이 내놓은 결과물을 교차 검증하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기존 단일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환각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젠스파크가 이용하는 MoA가 독립체 격인 여러 LLM 모델 전체를 팀처럼 협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이에 비해 요즘 생성형 AI 기사에서 흔히 보이는 MoE(Mixture of Experts)란 거대 모델 하나가 모든 작업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여러 작은 전문가 모델이 각자 특기 분야를 맡아서 처리하는 분업 방식을 뜻한다.

젠스파크에 들어가 보면 챗GPT 같은 단일 플랫폼과 달리 마치 캔바나 혹은 포털 같은 플랫폼을 떠올리게 된다. 주요 도구만 나열해 봐도 AI 팀(GenTeam, Claw), 세컨드 브레인(세컨드 브레인, 세컨드브레인 노트), 오피스 스위트(AI 슬라이드, AI 시트, AI 문서, GenMail, 구글 워크스페이스 플러그인, 파워포인트 플러그인, 엑셀 플러그인, 워드 플러그인), 빌드 스위트(디자인/프로토타입, 코드, 대시보드 및 CRM), 콘텐츠 제작(AI 채팅, AI 이미지, AI 동영상, AI 음악, AI 오디오, 클럽 지니어스, AI 팟캐스트), 도구(AI 회의록, 딥리서치, 팩트체크, AI 통화비서, 번역, 다운로드하기) 등 다양하다.
◇ 장기 기억 추가‧인간+AI 팀원이 공동 작업을…=망라한 목록을 보면 알 수 있듯 젠스파크는 MoA 아키텍처 구조를 활용해 생성형 AI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에 공개한 AI 워크스페이스 6.0에 추가된 기능을 보면 세컨드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사실 요즘 생성형 AI 서비스에선 장기 기억(Long-term memory, LTM)이 화두다. 그냥 텍스트를 저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백그라운드에서 맥락을 요약, 갱신해주는 말 그대로 사용자를 위한 장기 기억을 표방하는 것이다.
세컨드브레인은 지속형 메모리 레이어다. 사용자가 이용하는 업무 도구 정보를 메모리 하나로 통합하고 AI 에이전트가 과거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나 의사 결정, 커뮤니케이션 이력을 후속 업무에도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세컨드브레인에선 젠스파크 사용 기록은 물론 직접 파일 업로드나 G메일, 아웃룩, 노션, 깃허브, 슬랙 등 다양한 소스를 ‘기억’으로 통합할 수 있게 지원한다.
젠스파크는 자사 첫 하드웨어로 세컨드브레인노트도 함께 발표했다. 신용카드 크기 제품으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회의나 통화, 대화나 음성 아이디어 같은 음성 정보를 저장해주는 일종의 보이스 리코더다. 기록한 정보는 세컨드브레인에 동기화한다. 오프라인에서 사용자가 활동하면서 수집하는 음성 정보도 ‘기억’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세컨드브레인노트는 설명을 보면 젠스파크 앱 연동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젠스파크라는 가두리에 가두려는 전략이겠지만 하드웨어 자체만 보면 젠스파크 점유율 추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양날의 검과 같을 수도 있다.

AI 워크스페이스 6.0에는 젠메일이나 AI 디자인, 팀 협업 플랫폼인 젠팀도 포함되어 있다. AI 디자인은 지난 4월 클로드가 프리뷰로 공개한 클로드 디자인처럼 고품질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시스템. 클로드 디자인처럼 Figma 파일이나 코드베이스, 디자인 에셋 등을 포함한 디자인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젠스파크가 다른 단일 LLM 서비스와 다른 구조라는 걸 잘 보여주는 기능 가운데 하나는 젠팀이 아닐까 싶다. 젠팀은 인간과 역할별 전문 AI 에이전트가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콘셉트를 내건 협업 플랫폼이다. 원하는 작업을 위한 채널을 생성할 수 있고 AI 에이전트는 업무별로 선택해서 팀원으로 추가할 수 있다. 심층연구나 문서 편집기, AI 시트 등 젠스파크가 미리 정의해놓은 AI 에이전트 외에 직접 AI 팀원을 원하는 LLM과 업무 스킬 등을 정의해 선택할 수도 있다. 사전에 정의된 AI 에이전트가 갖춰야 할 스킬이나 LLM 역시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도 있다. 또 젠팀으로 AI 에이전트와 팀을 이뤄 대화 형태로 지시를 내리려면 ‘팀원’에게 @를 입력해 멘션을 해야 한다. 다만 매일 혹은 매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작업에 대한 예약 기능은 아직 없다. AI 팀원을 방에 모을 수는 있지만 시키는 건 수동인 것.
◇ 12월까지 최신 모델 활용한 AI 채팅‧이미지 생성 무제한=젠스파크를 이용하면 월정액 구독 요금 외에 크레딧을 별도로 제공받는다. 유무료 구독을 하면 일반 작업은 가능하지만 디자인이나 코드 등 고부하 작업을 하려면 크레딧이 필요하다. 딥리서치나 AI 슬라이드 같은 기능은 어차피 한 번 생성에 30∼100크레딧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직접 AI 디자인을 이용해 10페이지짜리 PDF 파일을 디자인해보니 초안 작성은 459, 수정 완료까지 하면 855 정도 나온다(디자인 완성본 확인은 이곳). 작업 환경 자체는 아직은 다소 복잡하게 보이는 클로드와 달리 탭으로 웹사이트나 모바일 디자인, 마케팅, 소셜, 비디오, 포스터 등 탭으로 템플릿 선택을 하거나 디자인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식도 더 직관적이다. 결과물 품질도 높다.
딥리서치의 경우 863, 다시 디자인을 추가하니 880 크레딧을 더 썼다(완성본 확인은 이곳). 물론 문서 분량이나 작업 난이도 등에 따라 크레딧 소모량도 달라지는 만큼 참고 수준으로 보는 게 좋겠다. 참고로 이 작업에선 딥리서치와 디자인을 진행했는데 일단 딥리서치를 한 다음 마크다운 문서를 만들어서 디자인 쪽으로 넘겼다. 이 과정을 한 작업에서 끝내려면 젠팀에서 팀원으로 리서처와 디자이너를 불러와서 할 수도 있다.
젠스파크 플랜의 경우 무료를 써도 여러 AI 모델 답변을 동시 비교하는 MoA 채팅, 이미지 생성은 크레딧 차감 없이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플러스 이상 유료 플랜을 이용하면 올해 12월 31일까지는 GPT-5.1이나 클로드 오퍼스 4.5 등 최신 모델을 이용한 AI 채팅과 이미지 생성은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프로모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이다.

예전에는 사실 헤비유저라면 젠스파크 내 크레딧 요금제에 대해 아쉬움이나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더러 있었을 듯하다. 하지만 최근 클로드 역시 페이블5를 대상으로 크레딧 요금제를 추가했다. 고성능 LLM을 중심으로 한 고부하 작업에 크레딧 요금제가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 친절한 UI‧한국어 검색에도 강했다=젠스파크를 실제로 써보면 여느 생성형 AI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때 느끼는 막연함이 없다는 점에서 일단 초보자 친밀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직관적인 UI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기능별로 다양한 도구나 선택지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 역시 그렇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초보자의 경우 스킬 같은 기능을 아예 모르거나 설정을 어떻게 할지 몰라 못하기 일쑤다. 하지만 젠스파크에선 내 업무에 맞는 스킬 설정 기능 같은 설정이 편하다. 버튼만 누르면 사용 기록을 분석해 가장 유용하게 쓸 만한 스킬을 자동으로 추가할 수 있게 돕는다. 활용 방식에 따라 버튼만 누르면 여러 자동 설정된 스킬을 편하게 추가할 수 있는 것. 훨씬 친절한 UI를 갖추고 있는 건 분명하다.

MoA 아키텍처 구조상 원하는 LLM을 선택하거나 적당한 모델을 자동 선택하게 하거나 혹은 AI 이미지처럼 LLM 3∼4종을 한꺼번에 실행시켜 즉석 비교를 해가며 선택할 수도 있다(실제로 7월 한 달간 스타트업레시피가 발행하는 뉴스레터 썸네일 이미지는 모두 이 방식으로 제작했다). 원하는 이미지를 고른 뒤에는 곧바로 편집, 배경 제거, 지우기, 흐림 보정, 이미지를 비디오로 바꾸는 버튼을 직관적으로 눌러 추가 편집을 진행할 수도 있다.
원하는 작업을 스텝별로 빠르게 완성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젠스파크가 가진 장점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젠팀 같은 서비스에서 볼 수 있듯 자료 수집과 데이터 분석, 슬라이드, 템플릿 디자인, 영상 제작 등 원하는 워크플로우를 파편화된 형태가 아니라 워크스페이스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젠스파크는 네이버 등 한국어 검색을 할 때에도 유용하다. 실제로 젠팀을 이용해 데이터 수집 작업을 시켜보면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사이트에 대한 정보도 잘 찾아낸다.
젠스파크가 수없이 쏟아지는 생성형 AI 서비스 가운데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프롬프트 하나로 완성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토큰=노동”으로 치환되는 지식 노동을 응축한 솔루션인 것. 이런 업무의 연장선상을 고려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장기 기억(세컨드브레인)과 팀플레이(젠팀)라는 방향성 역시 젠스파크의 성장성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기억이라는 맥락을 깔고 팀을 얹은 매력적인 업데이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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