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의약품 도매업 겸업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지난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178명 가운데 찬성 95명 외에 반대 34명, 기권 49명으로 가결됐다. 반대와 기권이 83명에 달한다는 점을 봐도 표결 단계에서 이견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법안 가결을 두고 약사단체와 보건의료 노동계, 벤처 업계가 엇갈린 평가를 쏟아내기도 했다. 더구나 같은 날 정부가 비대면 의약품 배송 확대 방침을 내놓으면서 반응은 더 복잡해졌다.
◇ 플랫폼의 의약품 유통 참여에는 마침표=출발점은 닥터나우가 지난 2024년 3월 도매업체 비진약품을 설립한 뒤 자사 도매업체에서 100만원 상당 필수 패키지를 구매해 약국에 제휴 약국 지위를 주고 플랫폼에 나우 조제 확실 표시를 붙여준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사실상의 리베이트라는 지적이 나온 것. 이후 영업 방식을 일부 바꿨지만 재고확실 표시로 구매를 유도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중개 플랫폼이 의약품 공급까지 맡으면 자사 도매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발의된 게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이다. 닥터나우 방지법 원안은 지난 2024년 11월 처음 발의됐다. 당시 원안에서는 약국중개플랫폼사업자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규제 대상을 폭넓게 잡았다. 도매상 허가 결격 사유 추가는 물론 약국 개설자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플랫폼이 환자에게 사은품이나 의약품 가격 할인을 제공해 특정 약국으로 유인하는 행위, 의약품 가격과 조제 가능 여부, 배달 가능 여부 같은 정보를 제공해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까지 금지 대상에 담은 것.
그런데 이번에 본회의를 통과한 건 이 원안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마련한 보건복지위원회 대안이다. 최종안에선 의약품 도매상, 한약업사 허가 결격 사유에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를 추가하고 도매상이 특수 관계에 있는 중개업자와 이용 계약을 맺은 약국에 직간접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수 관계에는 2촌 이내 친족이나 임원, 사실상 지배 관계에 있는 법인이 포함된다. 여기에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조제할 때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제도로 처방 및 투여 정보를 확인하게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규제 초점이 원안보다 좁아지면서 규제 초점은 플랫폼과 도매 결합 그러니까 유통 구조에 한정되게 된 셈이다.
◇ 비대면 의약품 배송 확대 발표가 부른 복잡 미묘한 반응=이번 닥터나우 방지법 통과에 보인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대한약사회는 중개업자의 도매업 진입에 따른 이해충돌을 막고 마약류 안전관리 장치를 마련했다며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의 마지막 제도적 단추를 끼웠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벤처 업계 평가는 벤처기업협회가 입장문에 건 “타자 금지법 폐해를 벌써 잊어냐”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 부정적이다. 벤처기업협회는 리베이트와 환자 유인과 알선은 기존 법체계로 막을 수 있는데 도매업 영위라는 사업 모델 자체를 원천 금지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약국 뺑뺑이 해소를 위해 재고 정보와 유통을 연결하려 한 시도가 원천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당사자 격인 닥터나우도 입장문을 통해 무겁게 받아 들인다면서 시행 전까지 도매업 관련 사업 정비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업계 반응은 단순히 찬반으로 나누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같은 날 비대면 약 배송 확대와 약국 재고 정보 제공 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것. 이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섬이나 벽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 등 일부를 대상으로 약 배송이 허용되며 나아가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로 대상을 넓히는 논의를 시작하고 약사법과 의료법 개정도 검토한다. 중기부 외에 복지부, 국무조정설, 약사단체, 중개업체가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배송 범위와 조제약 품질 관리, 수령 확인, 복약지도 등 안전장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닥터나우 방지법 유감을 밝히는 입장에서 비대면 진료 이용자 대상 확대 논의 등 후속 제도 개선 방향을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닥터나우 역시 “정부의 약 배송 제도화 추진 방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같은 입장문 안에 유감과 환영이 공존한 이유다.
반면 닥터나우 방지법 통과에 환영 의사를 보였던 약사회는 다음날인 21일 정반대 성명을 내면서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배송 범위 확대를 밀어붙이는 건 국회 입법원과 사회적 합읠르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하며 약 배송 확대를 전제로 한 민관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이번 닥터나우 방지법은 한마디로 입법을 통해 플랫폼의 의약품 유통 참여라는 쟁점에는 마침표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후 의약품 전달이라는 새로운 쟁점이 새로 열렸다.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된 날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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