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에이전트 전용 개인용 컴퓨터를 만드는 스타트업 고스트(Ghost)가 10월 5일 1년간 개발을 마치고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고스트는 앤드리슨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이끈 시드 라운드에서 154억원대(1,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앱스트랙트(Abstract)와 오데이셔스벤처스(Audacious Ventures), SV엔젤(SV Angel), 노바(Nova)도 참여했다.
고스트는 개인용 AI에 주목해 창업한 회사다. 창업팀은 자인 자비드(Zain Javaid)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4명으로 모두 20대 초반 이하다. 퀀트 출신인 자비드 CEO는 19세로 2022년 챗GPT 출시를 계기로 개인용 AI에 뛰어들었다.
◇ 화면 없는 상자 속 두뇌=고스트 첫 제품 코어(Core)는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AI 에이전트를 위해 설계한 개인용 컴퓨터다. 데스크톱 파일과 앱, 스마트홈 기기에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기기 하나에 모으고 AI 에이전트를 상시 구동해 비서처럼 작업을 처리하고 사용자 생활을 이해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코어에는 AI 모델 구동에 주로 쓰는 엔비디아(Nvidia) RTX 프로 4000 SFF 블랙웰 GPU가 들어가며 GPU 가격이 기기 값에 포함돼 따로 살 필요가 없다. 자체 소프트웨어 계층과 브라우저, 파일 시스템을 갖췄고 사용자가 매번 지시하지 않아도 정보와 작업을 계속 처리한다. 가격은 489만8,600원대(3,499달러)다. 첫 물량 사전 주문은 10월 5일 시작했고 배송은 10월 마지막 주로 잡혀 있다.
회사 측은 코어를 화면 없는 상자 속 두뇌라고 표현했다. 사용자는 휴대폰이나 앱으로 코어에 접속한다. 음성 모드도 지원하지만 기기 본체가 아니라 코어 앱에 대고 말해야 한다. 큐웬(Qwen) 3.8 넥스트와 큐웬 3.8 27B, 젬마(Gemma) 4 31B 등 모델 3개가 미리 설치돼 나온다.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다른 모델을 내려받거나 직접 학습시킨 모델을 올릴 수도 있다.
애플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를 AI 도구용으로 꾸며 쓰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맥미니가 AI용으로 설정할 수 있는 범용 컴퓨터인 반면 코어는 AI 에이전트 구동만을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 모델도 미리 깔려 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새 모델이나 기존 모델 개선판이 나오면 고스트는 테슬라(Tesla)처럼 무선 업데이트로 내려보낸다. 새 세대 모델이 나오면 전환 여부를 사용자에게 묻고 자동 업데이트를 켜두면 늘 최신 세대 모델을 쓸 수 있다.
◇ 데이터는 기기 안에만=고스트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시설에서 코어를 직접 조립한다. 복잡한 설정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완제품 컴퓨터를 파는 게 목표다. 모델과 개인 기억은 기기 안에서 돌아가고 개인정보는 모두 암호화돼 클라우드 업체나 고스트를 포함한 제3자가 사실상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사용자는 코어 에이전트에 자율성을 얼마나 줄지 정할 수 있다.
고스트가 문을 닫더라도 코어는 계속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자비드 CEO는 소스코드와 로직, 모델 가중치가 서비스가 아닌 기기 안에 있다며 외부 주체가 서비스를 유지해야만 돌아가는 구조로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드웨어를 사는 순간 모든 데이터를 기기 안에서 저장하고 실행하고 처리하며 기기와 기억, 데이터는 모두 사용자 소유라는 것이다.
고스트는 에이전트가 로그인 정보나 비밀번호 같은 자격 증명을 쓰는 방식을 제한하는 방화벽도 만들고 있다. 이 방화벽은 컴퓨터에서 나가는 네트워크 요청을 모두 감시한다. 에이전트가 허용 범위를 벗어난 동작을 하거나 내보내면 안 되는 데이터를 빼내려 하면 요청을 막고 사용자가 검토하도록 표시한다.
◇ 승부처는 소프트웨어=고스트 측은 기존 빅테크와의 경쟁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업체가 재료를 갖췄다는 이유로 이미 제품을 만든 것처럼 평가받는 경우가 있다고 짚은 것. 애플이 뛰어난 하드웨어와 혁신 역량을 갖춘 건 인정하지만 코어가 풀려는 문제 상당수는 소프트웨어다. 모델이 사용자 생활을 놓고 추론하고 기억하고 행동하며 언제 먼저 말을 걸지 판단하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코어가 작동하는 예시도 들었다. 안정 시 심박수가 올라갔고 컴퓨터 기록상 늦게까지 프로젝트를 했으며 샌프란시스코가 독감 철이라는 계절 정보까지 종합해 코어가 먼저 감기 기운이 있을 수 있다는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회사 측은 소비자가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지 못한다면 실패 이유는 애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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