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창업을 한다면 AI가 정말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정혜인 아이트럭 대표가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로 창업가거리 일대에서 열린 ‘스타트 트랙 위크 2026’ 패널토론에서 AI가 창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AI 인해 AI가 없던 시기에 창업했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고 기술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전보다 훨씬 많은 기술과 도구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AI를 활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아이트럭은 중고 트럭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2024년 8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강남구는 이날 역삼로 창업가거리 일대에서 스타트 트랙 위크 2026을 개최했다. 강남구는 2021년부터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창업가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역삼로에 밀집한 창업지원기관들과 협력해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을 위한 경연부터 AI 시대의 기업 성장 전략과 투자 흐름, 로봇의 미래를 다루는 강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먼저 AI 시대 극소형 팀(Micro-Team)이 만들어가는 거대한 비즈니스를 주제로 창업가 세션이 열렸다. 윤석원 에이아이웍스 대표와 정혜인 아이트럭 대표가 AI를 활용해 적은 인원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전략을 소개했다. 윤석원 대표는 “AI 시대에는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로 인해 퍼스트무버의 장점이 사라졌다”며 “계속 반복하며 실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부터 ‘Micro Lean Process’를 바탕으로 소수정예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업무 구조, 빠른 실행과 검증, AI·자동화 도구 활용 경험 등을 소개해왔다. 짧은 주기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검증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식이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정혜인 대표는 “AI로 성장 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영역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정의하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AI로 인한 위협에 대해서 정 대표는 “영업용 번호판이라는 진입장벽과 현장 네트워크 등 중고 트럭 시장의 특성상 AI 기술 자체로 인한 직접적인 위기나 위협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오히려 기존 네트워크와 데이터 기반 위에서 AI를 활용한다면 향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AI 투자 흐름과 향후 전망을 짚는 벤처캐피털 세션도 진행됐다. ‘AI 시대, 다시 쓰이는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한국 기업과 투자자는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김범수 퀀텀프라임벤처스 대표가 발표했다. 김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시장 생태계가 다른 만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스타트업은 다른 전략으로 미국에 도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빠르다고 생각한 속도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초대형 엑시트를 노릴 수 있는 미국과 여러 번의 성공을 통해 성과를 쌓는 한국 시장의 차이 등을 짚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사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마이클 전 솔라스타벤처스 대표와 브라이언 장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파트너가 참여해 ‘AI 시대, VC는 무엇에 베팅하는가-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보는 다음 10년의 기회’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전문가 강연과 더불어 스타트업 경진대회도 열렸다. 페가수스테크벤처스가 주최한 스타트업 월드컵 미국 본선에 진출할 한국 대표를 선발하는 자리에는 국내 기업 15곳이 참여해 경합했다. 발표 결과 SLZ가 1위를 차지하고 2위와 3위에는 각각 로보에테크놀로지와 스텔라큐브가 이름을 올렸다. 1위를 차지한 SLZ는 AI 기반 건축 설비(MEP) 설계 자동화와 AR 디지털 트윈 기업으로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본선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100만달러(약 13억원)의 투자금을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주민들이 미래 로봇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강연도 마련됐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인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실제 연구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사례를 소개하며 사람처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고 판단하는 ‘피지컬 AI’가 앞으로 일상과 직업을 어떻게 바꿀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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