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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공화당 의원 2명이 이스라엘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위키피디아 기사를 작성한 편집자 신원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3일 하원 감시위원회 위원장 제임스 코머 의원과 사이버보안·정보기술·정부혁신 소위원회 위원장 낸시 메이스 의원이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인 위키미디어 재단에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은 위키미디어 재단 마리아나 이스칸데르 CEO에게 위키피디아 자원봉사 편집자로 활동하는 인물 또는 특정 계정이 위키피디아 플랫폼 규약을 위반한 사례에 관한 문서나 통신 기록, 또 중요하고 민감한 주제에 의도적·조직적으로 편향을 끌어들이려는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또 서한에서는 국가적 주체나 학술기관이 위키피디아의 규약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 편집이나 영향 공작에 관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위키미디어 재단 측 관계자는 위원회 측 질문에 답변하고 자사 플랫폼에서 정보 신뢰성을 지키는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된 걸 환영한다며 요청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조사는 그동안 위키피디아를 반보수적 편향이나 이스라엘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극우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목적과 일치한다는 지적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위키피디아 편집자 신원을 폭로하는 걸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머 의원과 메이스 의원이 보낸 서한에서는 위키미디어 재단에 대해 위키피디아 편집자 간 분쟁을 해결하는 중재위원회가 된 편집자에 관한 계정 식별 정보(이름, IP 주소, 등록일, 활동 로그 등)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의회가 위키피디아에 대해 편집자를 털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지난 2월 위키피디아 편집 문화에서는 프라이버시 보호나 개인적 위협을 회피하기 위해 익명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본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괴롭힘의 일종이며 영구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의원 주된 관심사는 위키피디아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콘텐츠 처리다. 서한에서는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명예훼손방지동맹(ADL) 보고서를 인용해 반유대주의적이고 반이스라엘적인 정보를 위키피디아에 조직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ADL 보고서에서는 정체불명 30명의 악의적인 편집자가 협력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기사를 편집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강조하고 팔레스타인 측 테러 행위나 반유대주의를 과소평가해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주장되고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강한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인용된 학자 일부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홀로코스트에 관한 위키피디아 기술 연구자는 자신과 다른 학자 연구가 이스라엘에 관한 공적 담론 통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부정확하게 이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ADL 보고서를 극도로 왜곡되어 있다고 평가했으며 그 전제가 이스라엘이나 시오니즘에 대한 비판은 본질적으로 반유대주의라는 잘못된 생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정행위를 입증하려면 위키피디아 기사가 학술적 합의와 명백히 다른 주장을 사실로서 반복적으로 게재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야 하지만 그런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ADL은 단지 우리 말을 믿으라고 말할 뿐이라며 ADL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위키피디아 독립성을 약화시키고 편집자 프라이버시를 공격하려는 우파 측 움직임은 예전부터 존재해왔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헤리티지 재단은 은밀히 위키피디아 편집자를 특정·표적화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헤리티지 재단은 직원에게 데이터 침해 분석, 핑거프린팅, 기술적 타깃팅 등을 통해 텍스트 패턴, 사용자명 및 기술 데이터를 분석할 걸 지시했다. 더 나아가 가짜 위키피디아 계정을 만들어 편집자로 하여금 개인정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추적용 악성 링크를 클릭하게 해 신원을 알아내는 수법도 제안됐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헤리티지 재단은 위키피디아 편집자를 겨냥한 계획에 관한 자료를 유대계 재단과 반유대주의 행위를 억압하기 위한 프로젝트(Project Esther) 지원 후보자에게 보냈다고 보도됐다. 한편 반시오니스트 및 좌익 옹호단체(Jewish Voice for Peace)는 프로젝트 에스더를 반유대주의 대책을 구실로 연방정부와 민간기관을 이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미국 시민사회를 해체하기 위한 헤리티지 재단 설계도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는 설령 위키피디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처리 방식에 이견이 있더라도 헤리티지 재단 계획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편집 내용을 논의하는 대신 편집자 개인을 표적으로 삼는 건 명백히 위험한 확대”라고 말하며 헤리티지 재단 측 노력을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이유로 이민자를 추방하는 등 움직임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비평가는 이번 하원 공화당 의원 서한을 이스라엘에 관한 비판이나 불편한 정보 확산을 검열하려는 최신 시도라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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