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X(SpaceX)는 100만 기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 위성으로 구성된 데이터센터를 저궤도에 쏘아 올리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블루 오리진(Blue Origin)과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스타트업도 유사 계획을 추진 중으로 우주에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미래가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컴퓨터 팬이 돌아가기 시작하는 건 연산이라는 행위가 물리적으로 열을 수반하기 때문으로 프로세서가 유휴 상태에서 전기적 움직임이 적을 때는 팬이 조용해진다. 현대 프로세서는 클록 게이팅(clock gating)이나 파워 게이팅(power gating) 기술을 활용해 필요하지 않을 때는 칩 상당 부분을 완전히 정지시켜 전력을 극한까지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작업이 시작되면 트랜지스터 수십억 개가 전환되고 작은 커패시터 충·방전과 저항 경로를 통한 전자 이동이 발생한다. 이 스위칭 에너지는 직접 열로 변환되기 때문에 클록 수가 증가할수록 발열량도 커지며 물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발열을 수반하게 된다.
실리콘 칩은 온도가 올라가면 원래 흘러서는 안 될 누설 전류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 전류는 연산에 기여하지 않고 단순히 열을 발생시켜 온도를 더 높이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100℃ 부근에서는 누설 전류가 심각한 설계상 문제가 되며 회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여분 전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설계자는 클록 속도를 낮추거나 타이밍 여유를 늘리거나 전압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와트당 성능이 현저히 저하된다.
또 고온 상태에서의 운용은 칩 내부 금속 원자 이동과 절연층 열화를 가속시켜 하드웨어 수명을 단축시킨다. 냉각 목적은 누설 전류보다 스위칭이 지배적이며 고속 클록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온도 범위에 칩을 유지하는 데 있다.
하지만 진공 속 우주 공간에는 열을 운반할 공기나 액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방열을 복사에 의존해야 한다. 더 효율적으로 열을 방사하려면 칩을 고온에서 동작시켜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전자 기기 수명이 단축되는 극히 가혹한 트레이드오프에 직면하게 된다.
추가로 문제가 되는 건 우주선이라고 불리는 우주를 비행하는 하전 입자다. 주요 정체는 양성자나 원자핵으로, 태양 활동이나 초신성 폭발 같은 격렬한 천체 현상, 더 나아가 은하 외부에 있는 강력한 천체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평소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주선은 항상 우리 주변을 통과하고 있으며 우주 내 격렬한 현상을 탐구하는 단서인 동시에 인공위성이나 우주 비행사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기도 하다.
지구에서는 자기장이 보호층이 되어 유해한 하전 입자로부터 전자 기기를 지키는 자기 고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저궤도(LEO, Low Earth Orbit)는 그 보호 안쪽에 위치하지만 남대서양 이상대(SAA, South Atlantic Anomaly)처럼 오류가 빈발하는 특이한 영역도 존재한다. 더 고도가 높은 정지궤도 등에서는 자기장 보호가 달라지며, 보다 가혹한 입자 환경에 노출되게 된다.
방사선이 문제가 되는 건 현대 칩이 미세한 전하를 축적하는 거대한 트랜지스터 집합체이며 단일 입자 충돌이 그 동작을 교란시키기 때문. 고에너지 입자가 칩을 통과하면 메모리 셀의 0이 1로 반전되는 단일 이벤트 업셋(SEU, Single Event Upset)이 발생해 데이터가 손상된다.
이 데이터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오류 정정 부호(ECC, Error Correcting Code)나 패리티 체크(parity check)가 필요하지만 이는 회로 면적·전력·지연 비용을 수반한다. 더 나아가 입자가 원인이 되어 칩이 단락되는 래치업(latch-up) 같은 파괴적 사건이나 전하가 서서히 축적되어 전압과 타이밍이 변화하는 총전리선량(TID, Total Ionizing Dose) 영향도 있으며 이들이 칩 수명과 미션 성패를 결정짓는다.
이 때문에 우주용 하드웨어는 알루미늄 등 차폐재로 보호되지만 중량이 발사 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완전한 차단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방사선 내성이 높은 칩은 의도적으로 구형 세대 큰 트랜지스터와 두꺼운 절연체를 채용하고 여유 있는 전압과 클록으로 동작시키는 보수적인 설계가 이뤄진다. 또 같은 연산을 3번 수행해 다수결을 취하는 삼중 모듈 중복(TMR, Triple Modular Redundancy) 구성 등 기법도 활용되지만 이는 회로 면적을 늘리고 연산 속도를 대폭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AI 학습과 추론에 불가결한 엔비디아 H100 같은 GPU를 그대로 우주 공간에서 운용하는 건 물리적 관점에서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H100의 GH100 다이는 TSMC 4N 제조 공정을 채용해 814㎟ 면적에 트랜지스터 800억 개를 탑재하고 있지만 이처럼 미세한 구조를 가진 칩은 우주에서 반나절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럽우주기관 ESA가 내놓은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우주용으로 하드닝(hardening) 처리된 기술은 65nm 프로세스이며 이는 H100을 구성하는 구조와 비교해 면적비로 250배에 달하는 크기다. 만일 H100과 동등한 트랜지스터 수를 이 우주용 프로세스로 구현하려 한다면 해당 칩은 0.2㎡라는 거대한 판 형태가 되어 에너지 소비는 증대하고 클록 속도는 극한까지 저하되어 버린다. 설령 비교적 최신인 28nm 프로세스를 사용해도 H100 50배에 해당하는 40,000㎟ 면적이 필요하며 우주에서 GPU를 동작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우주에서 컴퓨터를 운용하려 할 경우 중복화 오버헤드는 무거워서 TMR처럼 3중화를 전제로 하면 트랜지스터 800억 개를 가진 칩이라도 실효적으로는 GPU 250억 개 규모 단편과 같은 게 되어버린다. 또 진공 중에서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하려면 동작 온도를 높여야 하지만 온도를 높이면 누설 전류가 증가해 전력 효율이 악화되고 클록 속도 추가 저하를 초래한다. 이처럼 우주용 연산 리소스는 지상에서의 성능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단편적인 게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한다 해도 이를 지상에서 활용하려면 통신 장벽이 가로막는다. 대역폭과 지연, 스펙트럼 제한에 더해, 저궤도 데이터센터는 하늘을 고속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특정 지점에서 통신이 가능한 시간은 90분마다 수 분 정도에 불과하다. 위성을 계속 추적해 통신을 유지하려면 지상 측 통신 용량을 크게 소모하고 지연 면에서도 불리해진다.
발사 비용과 수명을 다한 기체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영향 등도 포함해 검토하면 우주에서의 데이터센터 운용은 논의의 여지 없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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