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문제는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심각해지고 있다. 한 보도에선 전 세계적인 출생률 하락 원인이 스마트폰과 SNS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 3분의 2 이상 국가에서 합계특산출생률이 2.1을 밑돌고 있으며 출생률 하락 규모와 속도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급격한 출생률 하락은 주로 선진국 문제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개발도상국도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예컨대 2023년 멕시코 출생률은 처음으로 미국을 밑돌았고, 브라질·튀니지·이란·스리랑카 등에서도 같은 추세가 나타났다. 보도에선 저소득국과 중소득국은 부유해지기 전에 먼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는 노동인구를 감소시키고 생산성과 생활 수준의 향상을 저해한다. 또 연금과 요양 비용으로 인한 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인프라 투자가 압박을 받아 사회가 쇠퇴하면서 반기득권 정치가 인기를 끌게 되는 점도 문제다.
헤수스 페르난데스-비야베르데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출생률 하락은 가장 큰 현대 과제라며 다른 모든 문제는 그 하류에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전 세계 출생률 하락이 부부가 낳는 자녀 수 감소에서 비롯됐지만 현대에는 애초에 부부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간 미국 내 결혼율과 동거율이 일정했다면 합계특산출생률은 10년 전보다 높아졌겠지만 실제로는 출생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 인구통계학자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대부분 고소득 국가에서 어머니가 낳는 자녀 수는 안정적이거나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지만 실제로 자녀를 낳는 여성의 비율은 지난 15년간 급격히 감소했다.
이 추세와 결부되는 고정관념으로는 여성이 자녀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우선시하게 됐다, 충분한 가처분소득을 가진 커플이 자녀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등이 있다. 이에 대해 보도에선 많은 국가에서 결혼율과 출생률 하락이 교육 수준과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 두드러지며 대학 졸업자 사이에서는 결혼하고 자녀를 갖는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주택 가격 급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이들 국가 출생률 하락 중 절반은 자가 보유율 감소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층 증가로 설명할 수 있다. 자신만의 장기적인 주거 공간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자녀를 갖는 것과 같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하지만 주택 문제만으로 최근의 출생률 하락이나 세계적 확산을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로 경제가 안정된 북유럽 지역에서는 1인 가구 청년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출생률이 하락하고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동거를 시작한 커플이 자녀를 갖기보다 헤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졌는데 이는 역사적 통념에 반하는 현상이다.
최근 저출산 현상은 세계 금융위기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경제성장이 둔화된 서유럽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동 및 동남아시아 모두에서 관찰된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 상승 등을 저출산과 연관 짓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급격한 저출산 진행에 비해 완만한 변화이며 국가마다 영향도 다르다.
순수하게 경제적인 설명만으로는 저출산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연구자는 전 세계 청년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스마트폰과 SNS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미국과 영국 출생률 감소가 초고속 모바일 통신이 가장 일찍 도입된 지역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빠르게 나타났다는 점이 지적됐다. 연구자는 스마트폰이 청년 교류 방식을 바꾸고 대면 교류가 크게 줄어든 게 출생률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다른 분석에서도 같은 추세가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미국·영국·호주의 출생률은 2007년경부터 현저히 낮아졌고 프랑스와 폴란드는 2009년경, 멕시코·모로코·인도네시아는 2012년경, 가나·나이지리아·세네갈은 2013~2015년에 걸쳐 급격히 하락했다. 이들 전환점은 모두 해당 지역 스마트폰 보급 시기와 일치한다.
한 인구통계학자는 결혼 상대를 찾으려면 많은 사람 가운데서 상대를 골라내야 한다며 사교 기회가 적을수록 상대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아예 찾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출산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청년층의 대면 교류가 지난 2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또 현실 세계에서 또래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 미래 파트너에 대한 기준이 현실에 뿌리를 두게 된다며 반면 인스타그램에 시간을 쏟으면 기준이 인위적인 보통이라는 감각에 뿌리를 두게 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SNS로 인해 연애 상대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높아져 파트너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실제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소셜 미디어 이용률이 높을수록 출생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셜 미디어와 SNS 이용은 연애관에 영향을 미치거나 젊은 남녀 사이 이념적 분열을 초래하거나 경제적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새로운 미디어가 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제 와서 처음 발견된 건 아니다. 2001년 연구에서는 출생률 하락과 TV 보급률 사이에 소득이나 교육 수준보다 강한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소규모 가족을 그린 TV 드라마를 보면 여성 출산 수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나 TV를 소유하면 부부의 성관계 횟수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스마트폰 이용은 TV 시청보다 빈도가 높고 혼자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영향은 TV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소유나 SNS 이용이 출생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도 국민이 이런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식 대처는 비현실적이다. 젊은 커플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주거 공간을 제공하면 출생률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인구 감소는 경제적 요인만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정부 재원에도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출생률 하락이 청년층의 비혼화, 고립, 행복도 저하라는 보다 광범위한 현상의 일부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 및 소셜 미디어와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만큼 이 추세를 되돌리는 최선책은 문화적 변화이든 정부 규제이든 간에 디지털 습관을 바꾸는 것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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