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적인 문학상인 커먼웰스 단편소설상(Commonwealth Short Story Prize) 최우수상에 AI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작품이 선정됐다. 커먼웰스 단편소설상에서는 지역별 수상작 5편 중 3편에 AI 집필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영국, 캐나다, 인도 등 가맹국 56개국으로 구성된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국민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커먼웰스 단편소설상이라는 문학상이 개최되고 있다. 심사 대상은 2,000~5,000단어 미발표 단편소설로 먼저 아프리카, 아시아, 캐나다 & 유럽, 카리브해, 태평양 5개 지역별 수상자를 선정한 뒤 이 수상자 중에서 최우수상을 고르는 방식이다.
2026년도 커먼웰스 단편소설상에는 역대 2번째로 많은 7,806편에 이르는 응모작이 접수됐으며 5월 각 지역 수상자가 발표됐다. 그런데 SNS상에서 카리브해 지역 수상작인 자밀 나지르(Jameel Nazir)의 작품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The Serpent in the Grove)에 대해 AI로 생성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후 캐나다 & 유럽 지역 수상작과 아시아 지역 수상작에도 AI 사용 의혹이 불거졌다.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가 AI에 의한 집필이라고 지적된 이유는 X가 아니라 Y(not x, but y)라는 생성 AI 텍스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 있다는 점과 부자연스러운 단어 반복이 여러 곳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 때문. 또 아연 도금 위에 내리쬐는 태양은 잔혹한 도구(Sun on galvanise is a cruel instrument), 그녀의 걸음걸이는 벤치를 남자로 바꿔놓을 만한 것이었다(She had the kind of walking that made benches become men) 같은 독특한 표현도 생성 AI를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커먼웰스 단편소설상 수상작을 온라인에 공개해온 문예지 그란타(Granta)는 편집상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란타 트러스트 이사회는 향후 외부와의 출판 제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성명을 내고 앞으로의 수상작 게재를 중단하겠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을 물리치듯 상을 주최하는 커먼웰스 재단(Commonwealth Foundation)은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를 커먼웰스 단편소설상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작가 나지르에게는 지역별 상금 2,500파운드와 최우수상 상금 2,500파운드, 합계 5,000파운드가 수여된다.
커먼웰스 재단은 최우수상 선정에 앞서 SNS에서 제기된 목소리에 대응해 지역별 수상자 초고와 타임스탬프가 포함된 텍스트, 메모 등을 정밀 조사했다. 재단 측은 집필자분 증언과 집필에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확인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서펀트 인 더 그로브’의 스토리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시골에서 살았던 경험에서 탄생했다. 나지르는 영국령 트리니다드 출신인 V.S. 나이폴(V.S. Naipaul)과 카리브해 제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데릭 월컷(Derek Walcott)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폰 음성 인식 기능을 사용해 집필하고 있다고 한다. 좁은 화면에는 한 번에 3~4줄밖에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기 전에 시간을 들여 문장을 다듬었다고 말했다.
파루크는 AI 탐지 소프트웨어에 판단을 맡기는 대신 수상자에게 제작 도중 초고와 개요, 예술적 여정의 증거를 제시하도록 요청했다며 말할 것도 없이 소프트웨어는 완벽하지 않으며 모순된 판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고 결과는 상의 기반인 신뢰 자체를 훼손한다며 틀에 박히지 않은 재능을 가진 작가일수록 AI 의혹을 받기 쉽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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