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가 농업에 남긴 피해와 강대국 군사 침공에 따른 무역 차질 등으로 식료품 가격은 최근 세계적으로 오름세다. 이런 가운데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터프츠대 연구팀이 2050년 식료품과 물, 에너지 같은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어떻게 될지 예측했다.
연구팀은 생활에 꼭 필요한 식량과 물, 에너지 접근성이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내다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자원 안보를 다룬 연구는 전부터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분석이 세계 단위 관점에 머물러 지역별, 소득별 차이를 구체적으로 파고든 사례는 드물었다.
연구팀은 더 촘촘하고 포괄적인 분석을 위해 지구변화분석모델(GCAM)이라는 대규모 컴퓨터 모델을 썼다. GCAM은 에너지와 물, 토지, 사회경제, 지구 생태계가 미래 여러 불확실성에 어떻게 반응하며 달라지는지를 모델로 구현한 것이다. GCAM은 세계를 지정학적 지역 32개로 나누고 각 지역 안에서는 소득 분포에 따라 하위 그룹 10개로 분류한다.
연구팀은 인구와 GDP, 소득 분배, 탄소 집약도, 토지 이용, 농산물 교역, 에너지 소비 시나리오, 물 이용 전망 등 자원 이용 가능성과 관련한 주요 변수 12개를 써서 시나리오 3,735가지를 시뮬레이션했다. 탄소 집약도는 특정 경제 활동이나 산업 공정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뜻한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벌어질 수 있는 자원 이용 가능성 변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50년 식량과 물, 에너지 이용 가능성에는 지역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2050년 식량 안보가 가장 심각한 곳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였다. 아시아와 동유럽,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소득에 따라 자원 안보 격차가 컸다.
시나리오 3,735개에서 얻은 중앙값을 기준으로 하면 2050년 소득 가운데 식비로 써야 하는 비율은 서아프리카 소득 하위 10% 최빈곤층에서 48.4%, 동아프리카 최빈곤층에서 42.5%, 남아프리카 최빈곤층에서 49.6%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바이오 작물 재배나 조림 같은 탈탄소 대책에 토지가 쓰이면서 식량 가격이 치솟아 생긴다고 지적했다. 식량 가격을 밀어 올리는 게 기후변화 대책 자체라는 사실은 문제와 해법 사이 균형을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자원 이용 가능성은 같은 지역이라도 소득에 따라 차이가 컸다. 남아프리카에서는 2050년 최빈곤층이 소득 49.6%를 식비로 써야 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최상위 부유층은 소득 5.5%만 식비로 쓰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공개한 지도를 보면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최빈곤층에서 50%에 가깝게 높았지만 최상위 부유층에서는 부담이 거의 없었다. 주거용 에너지 비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동유럽과 중동 최빈곤층에서 30%에 가까울 만큼 컸고 여기서도 최상위 부유층 부담은 작았다. 물리적 물 부족 심각도를 표시한 지도에서는 남아시아와 중동이 특히 심각했다.
모리스는 소득 절반을 차지하는 지출은 삶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요한 필요나 기본 생필품에 쓸 여력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식량과 에너지, 물 안보 위기를 부르는 단일 요인은 없다는 걸 이 연구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소득도 중요하지만 지역 정세와 토지 이용, 에너지 체계, 수자원 이용 가능성, 소비자 행동 같은 요소가 모두 이들이 마주할 위험을 좌우한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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