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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도 뚫은 소셜벤처 예비창업패키지 기대주 5곳


이석원 기자 - 2025년 1월 17일

지난 1월 13일 서울드래곤시티 신라홀에선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한 스케일업 사업계획서 작성 워크숍이 열렸다. 2024년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특화 분야 사업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선정 창업자 80명을 대상으로 올해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 작성과 향후 사업 로드맵 멘토링을 위해 열린 것.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2020년부터 소셜벤처 분야 주관기관을 맡아 지난 5년간 481명에 이르는 소셜벤처를 발굴해왔다. 2023년까지 4년간 성과만 따져도 매출 성과 57억 6,700만 원, 신규 고용 935명, 투자 유치 33억 6,900만 원에 이른다.

협회 측은 더 높은 성과를 위해 협력 파트너인 임팩트스퀘어와 함께 3억원 투자 재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물론 소위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본격화된 2023년 이후 창업 생태계는 만만찮은 내외부 여건을 마주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스타트업 10곳 중 4곳은 전년 대비 경영 악화를 실감했다고 답했다. 원인으로는 내수 시장 부진 60.6%, 투자 환경 악화 37.5%,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고 현상 지속 역시 37.5% 순을 나타냈다.

이 같은 3고 시대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경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벤처기업협회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목표로 하는 것도 결국 허약해질 수 있는 창업 초기 기본 체력 강화를 위해 소셜벤처 BM 고도화 워크숍이나 소셜벤처 MBA, 글로벌 밋업 세미나 등 다채로운 과정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 자리가 더 진심인 듯 느껴졌던 대목은 사업을 마치고 결과 보고서 제출을 받으면 보통 그냥 끝나는 것과 달리 이 행사가 결과보고서 제출 이후 시작하는 전국에서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라는 설명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 홍석재 팀장은 “예비창업패키지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창업자가 참여하게 될 다양한 고민 해소를 위해 사업계획서 작성을 돕는 자리”라면서 “이유는 간단히 말해 지금 준비해야 진행이 가능한 만큼 창업자가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13∼14일 양일간 청년창업사관학교, 초기창업패키지, 창업중심대학, IP나래, 중진공 융자 프로그램 등 정부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한편 정부지원사업 분야 진단이나 KPI 설정 실습, 창업자 맞춤형 사업계획서 작성 등 실습을 중심으로 한 멘토링을 집중 진행한다. 사업계획서 항목별 작성 방법의 경우에는 사업계획서 양식이나 평가 기준, 사업계획서 작성 요구 사항 등에 대한 이해, 항목별 작성 의도 등 실질적 도움이 될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한다.

그 뿐 아니라 그룹별 1:1 멘토링도 진행해 사업계획서 내용을 보완 혹은 강화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실제로 정부 지원 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가 참여해 실무 중심적인 사업계획서 작성 노하우를 돕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창업자 80명 중 멘토링을 통해 다듬은 이들 미래 소셜벤처 기대주가 내놓은 아이템은 뭘까.

◇ 소상공인 유통기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마히’=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주식회사 마히(대표 원요한)는 소상공인과 손잡고 유통 기한이 임박한 상품에 대한 알림을 지역 주민에게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서비스인 ‘마감 히어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폐기 음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건 물론 고객 유치와 홍보 등을 제공한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믿을 만한 매장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구매 기회, 더 나아가 소상공인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원요한 대표는 가천대가 운영 중인 가천코코네스쿨 3기 출신이다.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취지로 오픈채팅방으로 시작했는데 금세 1,500명이 몰렸고 판매율 72% 이상을 기록하자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한다. 예비창업패키지에 합격하면서 지난해 법인화를 하면서 마감 히어로가 탄생하게 됐다.

현재 마감 히어로는 경기도 성남시에서만 마감 히어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현재 소상공인 40팀이 입점한 상태이며 40팀이 검토 중인 상태. 벌써 일반 소비자 다운로드도 1,500회를 넘겼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용인, 수원 등 인접 지역을 거쳐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 일부 비슷한 비즈니스가 실패했던 이유를 분석해 성남시 사례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협업해 전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수익 모델은 소상공인으로부터 제휴 수수료를 기본 수익으로 삼고 그 밖에 광고비 등 부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마감 히어로는 입점 매장에 할인율 40%를 제시한다. 수수료 등을 빼도 소비자는 최소 34% 할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단순 구매 외에도 절약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고 절감한 탄소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가치 경험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임팩트 리포트를 정기 발행해 소셜벤처로서의 입지나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원 대표는 마감 히어로가 식품 리퍼브 시장 혁신에 나서는 한편 장기적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마케팅 도구, 매출‧정산 등을 처리 가능하게 해 소상공인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 8억원, 입점 소상공인 2,000개, 사용자 수 10만 명을 목표로 잡고 오는 2028년까지 1,000억 이상 매출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기초 자금도 확보했다. 마히는 2024년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한 투자 재원, 그러니까 소셜벤처 분야 투자재원 기업으로 선정되어 1억원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12월 1일 법인으로 전환한 상태다.

호신용 스프레이와 액세서리의 만남새더=새더(대표 성정모)는 호신용 스프레이 제조 기업이다.

성정모 대표는 기본부터 강조한다. 호신용품인 만큼 분사액이 핵심인데 이를 자체 개발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것. 호흡기에 대한 효과도 검증하는 한편 영하 14도에서 영상 40도까지 작동도 보증한다. 경쟁 제품의 경우 용액을 직접 주입하는 형태지만 카트리지 방식으로 바꿔 편의성이나 안전성도 높였다. 용액 카트리지는 권장 24개월은 충분히 보관 가능하다.

성 대표는 당연하지만 호신용품은 필요할 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이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이 많다는 점도 지적한다. 새더 제품의 경우 버튼을 누르면 분사 준비 시간이 6.48초인 미국 기준보다 빠른 4초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모바일 액세서리와의 결합. 새더 제품은 스마트폰에 탈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액세서리형으로 제작해 휴대성과 효용성을 높였다. 따로 챙겨야 한다는 호신용품 개념 자체를 액세서리에 녹인 것. 이런 장점을 살려 새더는 다양한 디자인 파트너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에 나설 방침이다.

모바일 앱도 준비 중이다. 앱 지원이 시작되면 분사와 동시에 앱을 통해 긴급 연락처로 자동 연락되고 앱 내부에 GPS를 연동해 위치도 알릴 수 있다.

새더 제품은 현재 양산화를 준비 중으로 오는 6∼7월경 미국과 일본 시장을 겨냥해 킥스타터와 마쿠아케 등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할 방침이다. 성 대표는 새더가 디바이스로 시작해 호신용품 콘텐츠 교육,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광고 비즈니스, 유관영역 제품에 대한 자체 인증을 거쳐 믿을 만한 호신용품 쇼핑까지 종합 플랫폼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단순 호신용품이 아닌 개인 안전 시장을 대상으로 생활, 산업, 재난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일환으로 내부에선 자동차가 침수됐을 때 수영을 못하는 운전자라도 물 위로 나올 수 있게 돕는 포켓 에어백 등도 개발 검토 중이다.

장애인을 위한 발음 교정 치료 말과학놀이터 주식회사=말과학놀이터 주식회사(대표 이윤진)는 발음 교정 치료를 요구하는 장애인을 위한 음성 분석 기술 적용 자동 발음 교정 프로그램 개발사다. 발음 교정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인구는 전 세계에 4.5억 명, 국내만 따져도 96만 명에 달한다. 이런 발음 교정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을 위해 스펙토그램 음성 분석 기술을 적용한 자동 발음 교정 프로그램을 제공, 발음 고정 재활 치료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이런 교과서적인 얘기보다 더 와닿았던 건 한의사 출신인 이윤진 대표가 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냐다. 이 대표는 자신의 아이가 발달 장애를 겪게 되면서 직접 공부를 하다가 직접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발달 장애 프로그램이 없던 건 아니지만 30분 정도 남짓에 대학병원은 회당 8만원대, 센터도 5∼6만원대는 지불해야 했던 것. 문제는 일주일에 1회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1년만 따져도 부모가 부담할 비용은 천정부지다. 이런 현실적 문제로 발음 치료가 가장 등한시되기 일쑤지만 이 대표는 이렇게 되면 “커서 사회성 결여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미리 잡아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 입장에선 포기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오프라인 교육에서 사용하던 발음 교정 치료 콘텐츠 4가지를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이렇게 탄생한 발음교정 말놀이는 성인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발음, 청각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발음 비교 평가 등도 함께 제공한다. 앱은 지난해 10월 안드로이드용으로 먼저 출시한 상태. iOS용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이다.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필드테스트도 진행했다. 이 대표 설명에 따르면 480여 페이지에 이르는 피드백이 올 만큼 참여자 반응이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높았다는 것.

현재 발음교정 말놀이 앱 자체는 유료가 아니다. 이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 등록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전까지는 강의와 상담, 앱 등을 결합한 콘텐츠 및 교육 개발 쪽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올해 9월까지는 제품 자체에 대한 개발을 마쳐 프로토타입을 완성할 예정이다.

아이 뿐 아니라 치매와 뇌졸중 등 성인이 겪는 다른 증상에도 유용하다는 점에서 뇌종증 치매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이 대표는 “사실 언어 치료는 이들 대상 외에도 다문화 가정에도 필요하다”면서 국내 시장 뿐 아니라 3월 정도에 영어 버전을 출시해 다문화 가정 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공유 링크 플랫폼 링크루트=링크루트(대표 이현호)는 사용자가 공유하는 링크를 셀프오거나이징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분류, 카테고리로 나누고 사용자 맞춤형으로 AI가 링크를 큐레이션해주는 공유 링크 플랫폼을 만든다. 사용자에게 자동 카테고리 분류, 개인화된 링크 추천을 제공하는 한편 관심사를 바탕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해 콘텐츠 검색과 공유가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평소 링크 저장의 불편함을 겪었던 이현호 대표가 공동창업자의 아이디어를 고도화해 서비스를 만들었다. 패션, 뷰티, 맛집 등 관심사가 담긴 페이지의 링크를 플랫폼에 저장 하면 AI가 정보를 분석한다. 저장만하면 AI가 알아서 패션, 여행 등 카테고리를 만들어줘 수동으로 만드는 수고도 덜었다. 이렇게 쌓인 개인 관심사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브랜드를 노출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기능을 갖췄다. 또 소셜네트워크 기능으로 친구들과 자신이 저장한 맛집 등을 공유할 수 있게도 했다. 공유 링크 플랫폼은 크게 자동 카테고리 분류, 링크 공개 범위 설정, 관심 카테고리 추천, 지역별 자동 분류 같은 기능을 지원한다.

또 신뢰성 있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허위 광고 링크를 판별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이 대표는 “부모님이 어디서 받은 링크를 보고 비싸게 상품을 구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플랫폼에 링크를 저장하면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능은 디지털 약자 특히 부모님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링크루트는 5가지 기준으로 만든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링크의 신뢰도를 확인한다.

이 대표는 “곧 플랫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신뢰도 높은 링크 커뮤니티를 통해 허위광고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국어 병행 표기 AI 기업 카멜라이언=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카멜라이언(대표 김지희)은 다국어 병행 표기 AI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미디어 접근성을 높여주는 자막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음성에서 자동으로 자막을 추출, 자동 생성한 이후 영상에 맞게 싱크 보정을 거쳐 교정 보정까지 처리한다.

카멜라이언은 이런 음성/언어 AI와 프로세스상 혁신을 통해 장애인 자막 제작 분야에서의 3가지 사회적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첫째는 취약 계층 일자리 창출, 둘째 속기 노동자 처우 개선, 셋째 장애인 같은 미디어 취약 계층에 대한 접근성 강화가 그것이다.

박찬혁 CTO는 과거 KBS 미디어에서 근무한 경험과 4년 동안 청각장애인 대상 직업교육을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지금의 사업을 고도화했다. 타깃은 방송국과 교육 출판 업계다. 방송국에서 보낸 영상에 자동으로 자막을 입혀서 납품하는 형태로 AI로 1차 작업 후 인력이 투입돼 반자동화 작업으로 정확도를 높였다. 기술적 차별점은 기존 기업들이 활용하는 음성인식만이 아니라 자막 자동화에 멀티 모달 AI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맥락을 인식해 상황 설명, 소리 느낌, 화자표시 등을 자동화했다.

박찬혁 CTO는 “기존 대비 비용은 50% 절감할 수 있고 본방송 기준 예능, 홈쇼핑 자막은 우리 솔루션 밖에 빠른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멜라이언은 현재 SK브로드밴드, LG핼로비전, JTBC, TV조선 등에 장애인 자막을 납품하고 교육쪽에서는 동아출판사와 계약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시드 투자를 더불어 매출 10억을 목표로 한다. 이미 7~8억은 확보한 상태다.

박 CTO는 “앞으로 교육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현재 초중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연령층을 더 낮추고 베리어프리 장애인을 위한 에듀테크 기업, UDL(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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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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