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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가 되는 비즈니스 서적이나 자기계발서 중에는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는 것도 있고 단지 운이 좋았던 성공 경험을 일반화한 것도 있어 양질이 혼재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읽히는 인기 비즈니스 서적 7권에 간결한 비판을 담은 뉴스레터가 공개됐다.

뉴스레터 오서거니스트(The Orthagonist) 저자이자 금융 서비스 기업 버투파이낸설(Virtu Financial) 애널리스트인 잭(Jack)에 따르면 인기 비즈니스 서적의 대부분은 지적 엄밀함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내용 위주라고 한다. 이런 비즈니스 서적은 단순화된 스토리를 일반적 조언으로 희귀한 성공을 보편적인 전략으로 복잡한 시장 동향을 동기부여 슬로건으로 대체하는 등 정확성보다는 가독성이나 오락성을 우선시해 인기를 얻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비즈니스 서적은 시간 낭비라는 제목을 내건 뉴스레터 기사에서 인기 비즈니스 서적 7권을 예로 들어 거기에 쓰여 있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이나 반례를 정리했다.

먼저 피터 틸의 저서인 제로투원.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자. 경쟁을 피하자. 독점이 더 좋다는 게 주요 아이디어다.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독점 기업이 더 큰 이익을 얻는다는 것. 하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으로 지적한 걸 보면 틸은 위대한 기업은 단일한 통찰에서 탄생한다는 생각을 제창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기업이 반복적으로 피벗을 하며 그 반복을 통해 성공을 거둔다는 걸 들 수 있다. 또 틸은 시장 동향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전략적 파트너십과 협력적 생태계 역할을 무시한다. 그 뿐 아니라 틸이 페이팔 창업 이전부터 이미 인구 상위 1%에 속했다는 부분은 생략되어 있다. 스탠퍼드 대학 졸업, 전 크레디트 스위스, 소규모 자본 회사 창업자라는 경력을 갖고 있으며 그는 잃을 것이 없는 이단아가 아니었다. 따라서 그의 조언에는 특권적인 출발선과 구조적 우위성이라는 필터가 씌워져 있다.

저자는 부족한 점으로 팀 다이내믹스, 자금 조달 타임라인, 비용 구조, 고객 획득 등 실제 스타트업 구조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반례로는 민박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는 새로운 콘셉트를 발명한 게 아니라 기존 틀 안에서 더 나은 방식을 실현해 성공을 거뒀다.

다음은 티모시 페리스 저서인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일을 자동화하고 아웃소싱해서 더 자유롭게 살자는 게 주요 아이디어다.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위임과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으로는 예외적인 사례에서의 일반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디지털 재정거래 구조와 아웃소싱을 자유로 가는 길로 보편화한다. 또 경력 중간에 의도적으로 장기 휴가를 두어 리프레시하는 미니 은퇴라는 아이디어를 제창하고 있지만 이는 유용한 걸 구축하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무시한다. 부족한 점으로는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 아웃소싱 법적 문제, 전략 깊이 등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걸 들었다.

반례로는 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프(Stripe)는 주 4시간이라는 지름길이 아니라 깊은 기술적 초점과 오랜 지속적인 노력으로 구축됐다는 점을 들었다.

다음은 사이먼 시넥 저서인 스타트 위드 와이(start with why). 강한 목적의식이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끈다는 게 주요 아이디어다.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명확한 미션은 팀을 단결시키거나 특정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지적한 건 시넥은 목적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과장한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고객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실용성과 가격에 기초해 상품을 구매한다. 또 많은 기업은 트랙션 그러니까 일정한 성과를 달성한 뒤 미션을 설정한다.

부족한 점으로는 시장 적합성, 제품 반복, 가격 전략 분석이 없다는 걸 들었다. 반례로는 아마존은 브랜드 미션이 아닌 뛰어난 운영을 통해 규모를 확장했다는 점을 들었다.

다음은 에릭 리스 저서인 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 구축, 측정, 학습이라는 사이클을 통해 스타트업은 적응하고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주요 아이디어를 담았다.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신속한 반복과 피드백 루프는 유용하다는 것이다. 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은 먼저 최소 실행 가능 제품(MVP) 콘셉트는 저품질 제품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다음으로 매트릭스 데이터는 적절한 해석이나 전략이 고려되지 않은 채 정확한 가이드로 취급되기 쉽다는 것이다.

부족한 점으로는 자본 계획, 시장 개척 실행, 불확실성 하에서의 창업자 심리에 대한 주의가 기울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례로는 애플은 MVP라는 개념을 피하고 대신 고도로 세련된 제품을 출시하는 선택을 했다는 걸 들었다.

다음은 짐 콜린스 저서인 비저너리 컴퍼니2(Visionary Companies 2)로 성공하는 기업은 리더십 특성과 규율 있는 문화를 가진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강력한 리더십과 규율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으로는 이 책 내용에는 선택 편향이 있어 많은 위대한 기업이 후에 무너졌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부족한 점은 기술 사이클, 금융 구조, 경제 상황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반례로는 이 책이 칭찬한 연방주택저당공사(패니메이)는 2008년 금융 위기 악화에 기여했다는 점을 짚었다.

다음은 벤 호로위츠 저서인 하드씽(HARD THINGS)으로 스타트업은 고통을 수반하며 쉬운 답은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회사 설립은 혼란과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하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으로는 이 책은 명확한 틀을 제공하지 않고 특정 경험을 일반적인 교훈으로 변환한다는 것, 해고, 자금 조달 등 중요한 결정이 분석적이 아닌 서술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부족한 점은 자본 효율성, 주식 희석, 또는 위험 가중치 의사결정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없다는 것이다.

반례로는 많은 기업은 피할 수 있는 혼란을 피해 성공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기업 쇼피파이(Shopify)는 치밀한 계획으로 꾸준히 규모를 확장했다.

다음은 마크 맨슨 저서인 신경끄기의 기술(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잭은 이 한 권에만 전형적인 공항 책 그러니까 공항에서 여행객을 위해 팔리는 오락 소설 같은 책이라는 서평을 달았다. 주요 사상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게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진다는 것. 부분적으로 맞는 점은 관련 없는 문제에 집착하면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된다는 것이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점으로는 먼저 이 책은 숙명론을 날카로운 말로 포장해 실용적인 지혜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 다음으로 맨슨의 브랜드 전략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신중하게 구축하는 데 의존하고 있으며 그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부족한 점으로는 복잡한 시스템이나 조직을 구축하는 사람을 위한 프레임워크, 전략, 또는 유용한 도구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걸 들었다. 반례로는 성공한 창업자는 모두 세부사항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깊은 배려심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걸 들었다.

잭은 2년간 비즈니스 서적을 탐독한 뒤 스타트업 세계에 뛰어들어 비즈니스 서적에 쓰인 조언을 실천하려 했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이나 뒤에 말하는 정말 내용이 있는 책에서 얻은 교훈을 5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 초점을 맞출 것. 실제 시장은 질서 정연한 스토리 전개를 따르는 게 아니며 많은 성공 이야기는 무작위적 과정을 소급적으로 합리화한 것이다.

둘째 전략은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변한다. 보편적인 전략은 존재하지 않으며 적절한 전략은 타이밍, 자금, 팀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셋째 운영 지식이 중요하다. 해지율, CAC 대비 LTV, 규제 제약, 보상 체계 등 대부분 인기 비즈니스 서적에서 무시되는 개념이 결과를 좌우한다. 넷째 작고 현명한 결정의 누적이 중요하다. 획기적인 발전은 드물고, 인내와 축적이 승리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는 숙달은 동기부여보다 중요하다는 것. 기분 좋은 만트라를 쫓기 전에 회계, 인센티브 설계, 확률을 배워야 한다.

그는 이런 점에서 정말 내용이 있는 책으로 마이클 E.포터의 경쟁적전략론(Competitive Strategy), J.R.갈브레이스 저서인 조직 디자인(Designing Organizations), 사이먼 베닝가 저서인 재무모델링(Financial Modeling), E.T.제인스 저서인 확률이론(Probability Theory: The Logic of Science) 4권을 꼽았다.

한편 이 글에 대해서는 학술적 내용을 배제하고 접근성을 중시한다고 해서 반드시 쓸모없는 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예를 들어 학술서와 비즈니스 서적이 있으며 학술서는 정확성을 중시해 동업자를 위해 쓰여 있는 반면 비즈니스 서적은 읽기 쉽고 친근감 있게 쓰여 있다면서 설탕 한 숟가락으로 약이 먹기 쉬워지듯 비즈니스 서적에도 이야기나 사례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따라서 내용이 얕다고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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