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화성 탐사차인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가 2024년 발견한 광물에서 과거에 생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시사된 건에 대해 나사는 과거 생명 흔적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잠재적 생명지표(potential biosignature)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9월 10일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이번 논문에서 새롭게 밝혀진 건 유기탄소를 포함한 이암 안에서 산화환원반응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여겨지는 특정 광물 집합체를 발견한 점이다. 퍼시비어런스는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서쪽 끝에 있는 네레트바 계곡 내 브라이트엔젤(Bright Angel)이라고 불리는 지층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퍼시비어런스에 탑재된 분석장치가 철과 인, 황을 풍부하게 포함한 이암을 발견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 이 이암 안에서 발견된 특징적인 두 종류 구조다. 하나는 양귀비씨(poppy seeds)라고 명명된 직경 1mm 미만 단괴이고 또 하나는 표범 무늬 반점(leopard spots)이라고 불리는 직경 수mm 반응면이다. 상세한 분석 결과 이들에는 제2철인산염과 황화철이라는 광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게 밝혀졌다.
지구상에서는 많은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산소 대신 산화철이나 황산염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을 이용하는 미생물은 제2철인산염을, 황산염을 호흡하는 미생물은 황화철을 부산물로 생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발견된 광물은 유기탄소와 인, 황이 풍부한 이암 안에 존재했다. 이들은 미생물에게 격호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더구나 광물 분포와 형상은 이들이 주변 유기물을 이용한 화학반응에 의해 그 자리에서 생성됐다는 걸 시사하고 있으며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는 대사활동과도 일치한다.
더욱이 생명 흔적설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는 게 이런 반응이 일어난 환경이다. 암석 분석을 통해 광물이 발견된 장소에는 고온에 노출된 흔적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만일 비생물적인 프로세스로 황화철을 생성하는 반응이었다면 150℃에서 200℃라는 고온을 필요로 한다. 저온 환경 하에서 이러한 광물이 생성된 걸 비생물적인 프로세스만으로 설명하는 건 어렵다고 나사 측은 밝혔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자인 케이티 스택 모건(Katie Stack Morgan)은 우주생물학적 주장, 그 중에서도 과거 지구 외 생명 발견 가능성과 관련된 것에는 비범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화성에서 잠재적 생명지표라는 이토록 중요한 발견을 동료심사를 거친 논문으로 발표하는 건 이번 결과의 엄밀성, 타당성, 중요성을 보장하기 위해 과학적 프로세스에 있어 극히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광물은 과학적 신뢰도를 평가하는 생명검출신뢰도(CoLD) 스케일에서 그 환경에서 신호를 생성할 수 있는 기지의 비생물학적 원인이 모두 그럴듯하지 않다는 게 보여졌다에 해당하는 레벨 4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비생물학적 원인이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므로 향후 연구는 CoLD 스케일 레벨 4 확신도를 굳히는 게 목표가 된다.
그는 논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면 브라이트엔젤에서 관측된 사건에 대해 생명이 개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지만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도 이번에 발견된 광물이 비생명적으로 성립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려면 지구상에서의 실험, 최종적으로는 실험실에서의 샘플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퍼시비어런스는 이 브라이트엔젤 지층 내셰야바폴스(Cheyava Falls)라고 불리는 암석에서 사파이어캐니언(Sapphire Canyon)이라고 명명된 코어 샘플을 이미 채취했다. 이 샘플을 향후 미션에서 지구로 가져와 더 고성능 장비로 분석해 생명 흔적인지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에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