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캔버스는 지식 관리 기반 문서 SaaS인 타입드(Typed)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 김우진 대표는 2010년 에버노트를 시작으로 생산성·협업툴 마니아가 되어 그의 말을 빌리면 “10년간 세상에 있는 모든 툴을 거의 다 써봤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프랑스와 영국,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거쳐 4년 전 국내에 돌아와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근무하며 지식소매상이라고 불리는 컨설팅펌 뿐 아니라 대기업 고객사조차 문서 업무와 협업, 지식 관리가 비효율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컨설팅펌 이후 AI 스타트업 CSO로 합류한 김 대표는 당시 인연이 닿은 동료를 비롯해 팀을 꾸려 창업에 나섰다.
◇ “타입드는 지식 창출 몰입 돕는 SaaS”=비즈니스캔버스가 선보인 타입드는 이런 김 대표의 고민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정보 홍수 속 다양한 채널 내에 분산되어 있는 정보를 손쉽게 수집하고 종합할 수 있게 돕는 것.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인간이 오로지 가장 창의적이고 지적인 활동인 지식 창출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SaaS”라고 강조한다.
사실 클라우드와 마이크로SaaS(Micro SaaS) 시대에 접어들며 이젠 다양한 툴로 지식을 생산하고 수많은 채널 내에 지식을 저장하고 교환하게 됐다. 데이터드리븐(Data-driven) 그러니까 데이터에 기반으로 한 시대에 문서 작업이란 대부분 지식 종합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점차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면서도 분산이 되면서 정작 제대로 정보를 종합해 지식을 창출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타입드는 단일화 소스(Single Source of Truth)로 리서치에서 자료 수집이나 관리, 문서 작성과 협업, 지식 공유와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자임한다. 물론 기존에 웹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해주는 웹 클리퍼(Web Clipper)는 있었다. 하지만 타입드는 웹 자료 뿐 아니라 모든 포맷 자료를 클라우드 상에 쉽게 수집하고 관리해줄 뿐 아니라 이런 자료를 문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첫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런 인터페이스에서 일어나는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모든 자료간 관계성을 정의하고 어떤 컨텍스트 문서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연관 자료를 추천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타입드는 자료 조회와 문서 작성을 한 화면에서 처리하는 스플릿 뷰어(Split Viewer), 클릭 한 번에 웹 문서를 자신의 자료에 수집하고 정리하는 웹 클리퍼, 자료간 관계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역참조 기능인 백링크(Backlink) 같은 기능을 지원한다. 여기에 컨텍스트 기반 자료 추천 기능이나 이메일, 드라이브, 클라우드 등을 아우르는 통합 검색 기능을 통해 흩어져 있던 자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 열혈 유저 타이퍼 발판, 140개국 2만 명 품었다=김 대표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2022년부터는 실리콘밸리 기업도 점차 오피스 근무 체계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이미 확산된 리모트워크는 이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물리적인 공간이 없더라도 정보 가시성을 위한 전사적 공유가 중요해진다. 명문화된 형태 비동기적 협업 그러니까 모든 업무와 지식 근간이 되는 문서 업무와 협업 중요성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는 길게 보면 클라우드 도입 확산으로 연간 60조 원대에 달하는 비즈니스 SaaS 시장은 여전히 태동기라고 말한다.
타입드 잠재 고객은 리서치가 수반되는 문서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IT 성숙도와 개방성이 높은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IT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여느 SaaS와 마찬가지로 월간 혹은 연간 구독 모델을 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즈니스캔버스가 내세우는 큰 무기로 타입드라는 제품 외에도 팀을 사랑해주는 열렬 헤비유저가 있다는 걸 강조한다. 내부에선 이들을 타이퍼스(Typers)라고 부른다. 실제로 디스코드라는 채널에서 운영되는 이런 커뮤니티는 현재 타이퍼 100여 명 정도가 매일 타입드 뿐 아니라 지식 관리에 대한 단상 등을 주고받으면서 굳건한 기반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타입드는 이런 기반을 발판 삼아 현재 140개국 2만여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비즈니스캔버스는 IBK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창업육성 플랫폼 IBK창공(創工) 마포 7기 혁신창업기업에 선정되어 공동 운영사인 엔피프틴파트너스의 액셀러레이팅 지원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2021년 12월 초 50억 원 프리 시리즈A 투자를 클로징하는데 언론 보도나 사업을 알리는 홍보 활동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비즈니스캔버스는 2022년 1월 CES 2022 참가를 시작으로 팀 전원이 실리콘밸리 워크숍을 떠날 예정이다. 김 대표를 포함해 일부는 자주 미국을 오가며 본격적으로 미국 내 존재를 높여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이라도 뭉뚱그려 말하지만 사실 우리나라만 해도 서울과 지방차가 있듯 국가별 또 해당 국가 내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 국가를 타깃으로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오랜 시간을 준비하되 리서치를 넘어 현지 잠재 사용자와 직접 소통하며 체감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내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창업 1년 반 만에 누적 투자금 90억 원 가까이 확보했고 내년에는 투자 유치보다는 제품 고도화와 본격적인 글로벌 GTM 단계에 돌입해 더 많은 열렬 타이퍼를 전 세계에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있다. “내년 한 해 동안 유의미한 고객과 매출 목표를 바탕으로 내후년 상반기에는 1,000∼2,000억 원 기업 가치를 목표로 글로벌 탑티어 VC 투자 유치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