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유치 소식이 이어지며 활기를 띠고 있다. AI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는 모습이다.
◇ 대규모 투자 유치 및 높은 기업 가치 기록=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눈에 띈다. 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은 30억에서 50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며 기업 가치는 1,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3월 615억 달러였던 기업 가치과 견주면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앤트로픽은 안전 중심 AI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
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두 주자인 Figma는 오랜 지연 끝에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됐고 거래 시작 1분 만에 시장 가치가 450억 달러에 달하며 급등했다. 주가는 당일 101달러에서 최고 124달러 사이를 오갔으며 115.50달러로 마감해 시장 가치는 470억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와 기존 투자자는 주당 33달러의 IPO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했으며 이는 상당한 수익을 안겨줬다. 주식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 일부 투자 플랫폼에서는 요청된 수십 또는 수백 주 대신 단 한 주만 할당받았다는 사례가 소셜 미디어에 공유되기도 했다. 이번 IPO 성공은 2023년 경쟁사인 어도비에 200억 달러에 인수되려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사건이 이제는 사소한 일이 됐다는 걸 의미한다. Figma CEO인 Dylan Field는 AI 생성 코드 버그를 탐지하고 수정하는 스타트업 PlayerZero 시드 펀딩에도 엔젤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경비 관리 스타트업 Ramp는 5억 달러를 추가 유치하며 기업 가치 225억 달러를 달성했다. 불과 45일 만에 160억 달러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Ramp는 2028년까지 AI 에이전트 기반 자율 금융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이미 첫 AI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AI 칩 스타트업 Groq는 엔비디아 경쟁자로 주목받으며 6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다. 이 자금 조달로 기업 가치는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roq는 Bell Canada, Meta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Llama 4 추론 속도를 높이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기반 법률 AI 스타트업 LegalOn Technologies는 시리즈 E 펀딩으로 5,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 유치액이 2억 달러를 넘어섰다. LegalOn은 AI 기반 계약 검토 소프트웨어 리뷰(Review)를 통해 변호사가 수립한 플레이북에 기반한 위험 식별 및 수정 제안으로 검토 시간을 최대 85% 단축한다고 밝힌다. 이들은 OpenAI와 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AI 에이전트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미국과 영국 시장 확장을 추진 중이다.
◇ AI 기반 혁신, 산업 전반으로 확산=AI 기술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며 투자를 이끌고 있다. 싱가포르 기반 SixSense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칩 결함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감지하는 AI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850만 달러를 확보하며 총 1,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SixSense의 플랫폼은 생산 주기를 최대 30% 단축하고 수율을 높이며 수동 검사 작업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고, 미국 시장으로 확장을 계획 중이다.
미국 AI 마케팅 자동화 스타트업 Conversion은 시리즈 A 펀딩으로 2,800만 달러를 유치, 총 3,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Conversion은 AI를 활용하여 마케팅팀 작업을 효율화하며, 연간 반복 매출(ARR)이 1,000만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AI 생성 코드의 버그를 탐지하고 수정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PlayerZero는 시리즈 A 펀딩으로 1,500만 달러를 유치하며 누적 2,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 AI 기술은 대규모 코드 시스템을 위한 면역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하며, AI 작성 코드가 프로덕션에 배포되기 전에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구독 결제 회사 Zuora와 같은 대기업이 이 기술을 핵심 시스템 보호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헬스케어 AI 기업 C8 Health는 시리즈 A 펀딩으로 1,200만 달러를 유치하여 누적 1,800만 달러를 확보했다. C8 Health 플랫폼은 임상의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병원이 진료 표준을 준수하는지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비서 기능을 통해 임상의가 자연어로 질문하여 검증된 지식 기반에서 정확한 답변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Tonic Security는 700만 달러 시드 펀딩을 확보하며 공식 출범했다. 이 회사 AI 기반 플랫폼은 파편화된 IT 및 보안 데이터를 통합해 중요한 위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 보안 팀의 ‘경고 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국 스페이스테크 혁신 기업 Spaceflux는 시드 펀딩으로 720만 달러를 유치하며 우주 산업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Spaceflux는 AI 기반 우주 상황 인식(SSA)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며, 전 세계 망원경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위성 및 우주 잔해를 정밀하게 추적해 궤도 혼잡 및 충돌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사우디아라비아 푸드테크 스타트업 Calo는 시리즈 B 라운드 확장으로 6,400만 달러를 유치하며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Calo는 AI 기반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제 확장과 2027년 IPO를 목표로 한다. Calo의 성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소비자 중심 기술 벤처의 허브로 부상하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인도 블루칼라 구직 플랫폼 Vahan은 LemmaTree로부터 비공개 금액을 유치했다. 이 자금은 대규모 다국어 채용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고급 AI 기능을 구축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며 Vahan은 디지털 학습 및 역량 강화 플랫폼 L.earn을 인수하며 구직 과정에 기술 개발을 통합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기반 eVTOL(전기 수직 이착륙기) 개발 스타트업 AIR은 시리즈 A 펀딩으로 2,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AIR은 개인용 조종 eVTOL인 AIR ONE(2,500대 이상 선주문)과 화물 운송 및 국방용 무인 eVTOL을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했다. 새로운 자본은 이스라엘 생산 시설 확장, 고용 증대, 미국 시장 확장을 지원한다. AIR은 새로운 FAA MOSAIC 규정에 따라 2인승 AIR ONE이 경량 스포츠 항공기(LSA) 인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며 2026년 규정 발효 즉시 개인 고객에게 배송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SIRCLO(전자상거래 지원)와 McEasy(물류 및 차량 관리 SaaS)는 4,100만 달러를 공동으로 유치하며 동남아시아 기술 허브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다. SIRCLO는 온라인 판매 채널 관리 도구를 강화할 계획이며, McEasy는 기술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을 위한 효율적인 운송 및 물류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