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을 향한 꿈은 단 한 사람의 열정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12일 개최된 스타트업 축제 트라이에브리싱 2025에서 ‘유니콘을 위한 집합적 임팩트: 불가능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광운대학교 정일권 교수의 진행으로 패널 토론에는 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공동대표, 윤여경 창업진흥원 글로벌진출팀 팀장,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석, 현 스타트업 생태계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패널들은 먼저 유니콘 의미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 정범진 대표는 “이전 사업에서 국내 상장을 경험했지만 유니콘 기업은 되지 못했다”며 “국내 시장 규모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와 글로벌 진출의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니콘의 진정한 의미는 기업 가치보다는 시장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까지 통용되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는 설명이다. 윤여경 팀장도 이에 동의했다. 윤 팀장은 “유니콘은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을 넘어 글로벌 확장성과 협업 능력에 대한 국가적 지표”라고 정의했다. 그는 “학계, 정부 기관, 스타트업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목표가 유니콘”이라며 유기적 책임의식과 함께 해외 시장으로 기업의 판로를 넓힐 것을 강조했다.
김유진 대표는 “유니콘은 흔치 않다”라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작해 소수만이 성공하는 만큼 시장의 크기와 성장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스타트업, 정부 기관, 액셀러레이터 간 바람직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유진 대표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창업 초기 단계에 자원을 훨씬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이미 성장한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민간 투자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이들보다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유니콘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정부 지원 사업의 KPI가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양적 성과에 치중된 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윤여경 팀장은 “정부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민간 투자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해외 대기업과의 협업 시 정부 기관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 검증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은 글로벌 마인드셋을 가지고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범진 대표는 정부와 민간 투자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좋았고 창업 환경이 과거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면서도 아쉬운 점으로는 민간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와 정부 지원 정책의 느린 트렌드 반영 속도를 꼽았다.
그는 민간 투자자에게 전략적이고 끈기 있게 시장을 바라보고 때로는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을 요청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은 생존을 위해 그때그때 기업 자원을 사용하며 목숨 걸고 일한다”며 현실적이지 않은 교육 프로그램이나 바우처보다는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시장 검증과 네트워킹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정범진 대표는 스타트업에 맞는 인재상에 대한 질문에 “자신이 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는 스스로 문제를 이해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는 자율적 문제 해결력을 의미한다. 또 도전 의식을 중요한 자질로 꼽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경험이라도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사람이 스타트업에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김유진 대표는 투자자 관점에서 “팀을 만날 때 시장과 고객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지속적으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방향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패널들은 글로벌 진출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윤여경 팀장은 “좋은 아이템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혼자서 성공할 수 없듯 함께 갈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정부 기관이 인프라를 제공하고 민간 투자자와 연계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정범진 대표는 “글로벌 진출은 외롭고 힘든 길이지만 숙명”이라며 최근 일본 시장 진출 경험을 예로 들어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투자자들에게 “스타트업의 생존을 위한 속도에 맞춰 실질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재차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스타트업레시피와 이화여자대학교 스타트업 기자단이 공동 진행하는 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