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무소 설립…사우디 휴메인이 한국에 베팅한 이유는?

“사우디는 비전 2030 아래 거대한 디지털 전환과 AI 혁명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이 여정을 한국의 혁신적인 스타트업들과 함께하고 싶다.”

타렉 아민(Tareq Amin) 휴메인(HUMAIN) CEO는 10일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2025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완벽한 파트너라고 언급하며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휴메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적인 AI 허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사우디 국영 AI 기업으로 국내 AI 반도체 및 딥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

아민 CEO는 “현재 사우디는 전통적인 석유·가스 경제에서 AI와 디지털 중심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국가 전체가 비전 2030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있고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AI”라고 언급했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정부, 비즈니스, 일상생활 등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수평적 기반이라는 것. 그는 사우디가 G20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국이며 특히 인구 평균 연령이 29.5세에 불과한 젊은 국가로서 신기술 수용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도 사우디 시장의 매력으로 꼽았다.

아민 CEO는 휴메인이 개발 중인 혁신적인 AI 운영체제(OS) 휴메인 원을 소개하며 기술적 비전도 공유했다. 그는 “1985년 윈도우가 발명된 이래 우리는 여전히 아이콘을 클릭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휴메인 원은 아이콘이 없는 인터페이스를 지향하며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라며 “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IT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아민 CEO는 한국과 사우디는 완벽한 매치(Perfect Match)라며 왜 한국인가에 대한 확실한 답도 전했다. 그는 한국이 가진 강점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력, 성실하고 혁신적인 인재, 뛰어난 제품 개발 능력을 꼽았다. 반면 사우디는 풍부한 에너지, 막대한 자본력,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훌륭한 기술을 가졌지만 글로벌 확장은 어려울 수 있고 사우디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고 싶은 4가지 분야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AI 애플리케이션으로 헬스케어, 금융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의 우수한 AI 서비스 도입하고자한다. 두 번째는 모델 혁신 분야다. 한국의 자체적인 AI 모델 개발 노하우와 인재를 활용하겠다는 것. 세 번째는 한국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 및 AI 칩 분야에서의 협력이다. 그는 “한국에는 세계 최대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업과 팹(Fab)이 있다”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네 번째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으로 사우디가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는 설명이다.

이어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혜택인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I 산업의 핵심인 전력 공급과 관련해 그는 “사우디는 2030년까지 3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며 전력 비용과 인프라 구축 비용이 타 국가 대비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실질적인 한국 투자를 예고했다. 내년 2월 한국에 휴메인 사무소를 공식 개소하고 한국 스타트업 및 생태계와 직접적으로 연결한다는 것. 그는 “휴메인 벤처스를 통해 조인트 벤처, M&A, 지분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대담하고 야심찬 한국 기업을 찾는다”고 밝혔다.